'식(食)·주(酒)'. 음식과 술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맛있는 음식은 술을 부르고, 술을 맛있게 먹기 위해 음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관리를 맛있게 먹으면서 하겠다는 헬시플레저가 '食'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과 술과 음료를 혼합해 즐기는 '믹솔로지'는 '酒'의 트렌드다. 유통·주류업계에서는 각각의 트렌드를 반영해 기존 제품들을 리뉴얼하거나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에 기자가 맛본 제품의 생생한 체험기를 전한다. <편집자주>

▲하얀 짜파게티. ⓒ박현주 기자
▲하얀 짜파게티. ⓒ박현주 기자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라면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농심은 지난 5월 초 '하얀 짜파게티'를 내놨다. 최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해당 제품을 취식하는 모습을 SNS에 게재해 이슈가 됐다. '멸균된 음식인가요?', '치즈가루로 맛을 냈나요?', '딸이 하얀 짜장 좋아하는데', '맛이 호불호가 갈려요' 등 다양한 의견이 댓글로 달렸다.

국내 라면 소비자들은 이미 선호하는 라면업체나 브랜드가 정해져 있어 입맛에 맞는 라면을 계속 먹는 경향이 짙은 만큼 라면에 대한 색다른 시도가 어느 정도 소비자들에게 먹힐 지는 의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2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라면' 보고서에 따르면 라면 시장에서 농심의 시장 점유율은 49.5%다.

이런 가운데 농심이 하얀 짜파게티로 또다른 변화를 시도했다. 과연 어떤 맛일까 궁금했다.

▲하얀 짜파게티 스프를 부은 모습(왼쪽)과 비빈 모습. ⓒ박현주 기자
▲하얀 짜파게티 스프를 부은 모습(왼쪽)과 비빈 모습. ⓒ박현주 기자

기자가 지난 15일 하얀 짜파게티를 사서 개봉해보니 큰 사발면에는 라면사리와 짜장분말·유성스프가 들어있었다.

건더기는 별도 포장이 아니었다. 용기 안에 라면사리와 함께 들어 있었다. 주황색의 동그란 볼 모양의 건더기가 도드라졌는데 제품명을 확인해보니 홍합볼이었다. 기존 짜파게티에는 없는 건더기다. 건양배추, 건청경채, 건당근 등도 들어있다.

끓인 물을 컵라면에 붓자 당근의 단내가 섞인 해물향이 풍겨왔다. 뚜껑을 덮고 4분 정도 기다렸다. 이후 물을 따라내자 채소+해물향이 더 강하게 났다.

익은 면에 짜장분말스프를 부었다. 스프는 하얀색이 아니라 흑설탕 색이었다. 스프만 찍어 맛보자 짜장향이 맴돌았다. 분말짜장, 짜장베이스분말, 굴소스베이스분말, 해물야채풍미분말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하얀 짜파게티는 짜장소스는 검은색이라는 상식을 깨기도 했지만 굴소스로 해물의 감칠맛을 더했다는 것이 농심 측의 설명이다. 그래서인지 짜장분말스프를 더하자 굴소스로부터 비롯된 해물향이 더 강해졌다. 유성스프를 넣고 같이 비볐다. 최대한 짜장분말스프가 뭉치지 않게 비볐다.

해물향과 짜장향이 섞인 맛이 진했다. 호불호가 갈릴 듯 했다. 한 예로 치즈·홍어·청국장 등 특유의 꿉꿉한 냄새를 하나의 풍미로 여기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듯이 굴소스분말이 함유된 짜장분말스프향이 비릿하고 꼬릿한 냄새처럼 느껴질 수 있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해물 특유의 감칠맛으로 느낄 수 있다. 다만 라면 맛은 스프의 맛이 크게 좌지우지 하는 만큼 굴소스나 짜장을 만드는 춘장 특유의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은 먹기 부담스러울 수 있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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