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와 가족애를 담아 마법 세계에서 펼쳐지는 첩보 스릴러 판타지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은 J.K. 롤링 원작 '해리 포터' 시리즈의 프리퀄인 '신비한 동물사전(이하 '신동사')'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다.

1930년대, 반 머글 주의자이자 마법사 세계의 범죄자인 '겔러트 그린델왈드'(매즈 미켈슨)가 세상을 공포로 뒤덮을 거대한 악의 전쟁을 일으키려 한다. 이에 '알버스 덤블도어'(주드 로)가 조직한 마법사 특공대는 겔러트의 음모를 막기 위한 특별한 임무를 부여받고 비밀 작전에 돌입한다.

(스포일러 주의: 이 리뷰에는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의 프롤로그는 선악의 대척점에 선 알버스와 겔러트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둘은 한때 머글의 눈을 피해 숨어 지내는 억울한 이가 없는 마법사의 세상을 만들자는 이상을 공유했다. 단순한 우정을 넘어섰던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진 것은 덤블도어 가문의 비극적인 사건에서 시작됐다. 그 사건으로 알버스는 큰 트라우마와 죄책감을 떠안게 된다.

알버스 덤블도어는 거의 유일하게 겔러트 그린델왈드에게 맞설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마법사지만 감춰진 어떤 이유로 인해 그와 직접적인 대결을 피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덤블도어의 비밀' 중 하나다.

알버스는 자신을 대신해 겔러트를 저지할 마법사들을 소집한다.

이 마법사 특공대는 마법 동물학자인 리더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 오러 본수 수장이자 뉴트의 형인 '테세우스 스캐맨더'(칼럼 터너), 뉴트의 충실한 비서 '번티 브로드에이커'(빅토리아 예이츠), 어떤 이유로 겔러트에 대한 분노를 가슴에 품고 있는 순혈 '유서프 카마'(윌리엄 나딜람), 마법학교 교수이자 알버스의 친구인 마녀 '랠리 힉스'(제시카 윌리엄스) 그리고 열정적인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뉴욕 퀸스 출신 머글 제빵사 '제이콥 코왈스키'(댄 포글러)로 구성됐다.

이들은 중국에서 위험한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뉴트를 중심으로 아르데코 스타일의 고풍스러운 베를린행 열차에서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다.

그들이 도착한 베를린 독일 마법부는 국제 마법사 연맹의 정치적 선택을 앞두고 소란스러웠다. 퇴임을 앞둔 연맹 의장 '안톤 보겔'(올리버 마수치)는 "쉬운 일이 아닌 옳은 일을 하라"는 알버스의 메시지를 전달받지만 결국 쉬운 길을 택한다. 나치즘에 사로잡힌 머글들과 마찬가지로 마법사 세계에서는 전체주의적인 반 머글 주의 추종 세력이 커지고 있었기 때문.

보겔 의장의 결정은 겔러트 그린델왈드에게 큰 힘을 실어주게 된다. 이를 기반으로 거짓된 진실로 마법사 세계를 집어삼키고 머글을 지배하려는 겔러트 그린델왈드의 야망이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 '해리 포터'·'신동사' 시리즈 팬들을 위한 서사 구성

데이빗 예이츠 감독이 연출을 맡고 원작자인 J.K. 롤링과 스티브 클로비스가 각본을 담당한 이 영화의 서사는 관객들이 기존 작품의 설정을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것을 전제로 진행된다.

다수의 캐릭터 등장과 관련된 모든 설정까지 대사를 통해 대략적인 설명이 이루어지지만,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관객들에게는 아무래도 불친절하게 느껴질 만한 부분이 있다. 또 기존 팬들이라 해도 일정부분 전작의 복습이 필요할 수 있다.

겔러트 그린델왈드 역의 배우가 조니 뎁에서 매즈 미켈슨으로 교체됐지만 큰 이질감은 없다. 호그와트 마법학교 그레이트 홀, 필요의 방 등 노스텔지어를 안겨주는 장면들은 인상적이다.

이 영화에서는 중국 산악지대에서 기린을 찾아 나선 뉴트를 습격하는 무리의 등장 액션, 베를린 거리에서의 알버스와 강력한 옵스큐리어 '크레덴스'(에즈라 밀러)의 대결, 에르스큐타그 감옥에서의 액션 시퀀스, 부탄왕국에서의 마법 대결이 화려한 볼거리로 등장한다.

전작보다 비중은 더 줄어든 느낌이지만 신비한 동물사전 타이틀에 어울리는 불사조, 피켓, 테디, 기린, 와이번, 맨티코어 등 마법사 세계의 기묘한 동물들도 등장한다.

여기서 특히 사람의 영혼을 들여다보는 신비한 동물 기린은 덤블도어와 그린델왈드가 벌이는 마법 전쟁을 승패를 가를 중요한 존재로 등장한다. 피켓과 테디, 맨티코어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코믹한 연출로 웃음을 준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신비한 동물에 대한 활용이 적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 덤블도어의 비밀들, 로맨스 스토리 그리고 첩보 스릴러

4년 만에 돌아온 이번 '신동사' 시리즈 3편의 서사 핵심은 사랑과 가족이다. 덤블도어의 여러 가지 비밀들은 결국 덤블도어 가문 안의 비극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알버스 덤블도어와 '애버포스 덤블도어'(리처드 코일) 형제가 안고 있는 가슴 아픈 사연과 트라우마가 하나씩 밝혀진다. 또한 그들과 이어진 한 인물에 대한 출생의 비밀이 불사조의 등장과 함께 베일을 벗는다.

여기에 등장 캐릭터 간의 로맨스 스토리도 가미된다. 그 로맨스 중 하나가 머글 제이콥과 마녀 '퀴니 골드스틴'(앨리슨 수돌)의 재회 이야기.

한편, 전작들의 주인공 격이었던 뉴트가 이번 작품에서는 존재감과 활약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그 대신 알버스 덤블도어와 겔러트 그린델왈드에게 캐릭터 서사가 집중된다. 아울러 다양성, 인종적 안배, 다국적 문화 수용이 이 영화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됐다.

다만 많은 이야기를 한 작품 안에 담아내려는 이번 시도는 이번에도 성공적이지 못하다. 각 캐릭터가 가진 사연이 매력적인 이야기로 승화되어 전달되지 못하는 느낌이다. 또 느슨한 전개 속에서 서사에 대한 집중력이 분산되는 듯해 전작의 단점이 반복된다.

하지만 후반부 뉴트가 이끄는 마법사 특공대가 겔러트 그린델왈드의 야망을 분쇄하기 위해 권총 대신 마법 지팡이와 가방을 들고 적진에 잠입하는 시퀀스만큼은 첩보 스릴러 장르 영화를 보는 것처럼 신선하게 다가온다.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은 마법사 세계의 정치적 혼란이 머글 세계의 위기로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선과 악의 마법 전쟁을 담았으며, 전체 5부작으로 예정된 이 시리즈의 4편을 암시하며 끝을 맺는다. 쿠키 영상은 없다.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제목: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 원제: Fantastic Beasts: The Secrets of Dumbledore

◆ 장르: 판타지 블록버스터

◆ 감독: 데이빗 예이츠

◆ 각본: J.K. 롤링

◆ 출연: 에디 레드메인, 주드 로, 매즈 미켈슨, 댄 포글러, 앨리슨 수돌, 에즈라 밀러, 칼럼 터너, 제시카 윌리엄스, 빅토리아 예이츠, 윌리엄 네이딜람, 리차드 코일

◆ 러닝 타임: 142분

◆ 상영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개봉: 2022년 4월 13일

◆ 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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