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스미트 작전. ⓒ스튜디오산타클로스
▲민스미트 작전. ⓒ스튜디오산타클로스

- 콜린 퍼스의 탄탄한 연기력이 돋보이는 진중한 첩보극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스포일러 경고: 이 리뷰에는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3년 영국, '이웬 몬태규'(콜린 퍼스)는 모임에서 자신의 아내 아이리스를 솔로몬보다 현명하고 삼손보다 강하며 욥보다 인내심이 강하다며 추켜세운다.

몬태규의 아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곧 미국으로 떠난다. 유대인을 학살하는 히틀러가 언제 런던에 입성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결정이다. 사실, 일에만 빠져 살던 몬태규의 결혼생활은 삐걱거리고 있었다. 어쩌면 아내와는 두 번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런 가족과의 이별을 뒤로 하고 몬태큐는 전쟁의 흐름을 바꿀 어떤 작전에 참여하기로 한다.

▲민스미트 작전. ⓒ스튜디오산타클로스
▲민스미트 작전.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영국 정부는 유럽 진출의 전략적 요충지인 시칠리아에 주목하고 있었다. 만약 점령에 성공할 경우 추축국 독일로부터 승기를 빼앗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하지만 시칠리아에는 23만명의 독일군이 주둔해 있다. 이대로 정면 대결을 할 수는 없는 상황.

연합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시칠리아를 점령하기 위해서는 기만 작전이 필요했다. 해군 정보장교 몬태규와 '찰스 첨리'(매튜 맥퍼딘)은 전쟁의 승기를 잡을 '민스미트 작전'을 계획한다. 이 작전은 훗날 '007' 시리즈 작가로 유명해진 이안 플레밍이 집필에 참여한 '송어 메모'를 기반으로 수립된다.

▲민스미트 작전. ⓒ스튜디오산타클로스
▲민스미트 작전. ⓒ스튜디오산타클로스

낚시 미끼를 던지듯 가짜 정보를 일부러 독일 쪽에 보내 히틀러를 속인다는 것이 이 작전의 핵심. 영국은 연합군이 시칠리아가 아닌 그리스를 공격할 것이라는 내용의 가짜 극비문서와 신원을 위장한 가짜 장교의 시신을 중립국 스페인 해안가에 일부러 방출한다는 계획을 세운다.

이 비밀 작전으로 반드시 히틀러를 속여야 하는 몬태규와 첨리의 어깨가 무겁다. 과연 이 작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교두보 시칠리아를 손에 넣기 위해 추진한 첩보 작전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극 중 배우들은 대량의 대사를 통해 작전과 관련된 부분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덕분에 영화의 흐름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민스미트 작전. ⓒ스튜디오산타클로스
▲민스미트 작전.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전쟁의 판도를 바꿀 작전명인 민스미트(Mincemeat)는 다진 고기를 연상시키는 이름과 달리 건과일과 향신료로만 만든 음식이다. 적을 유인하는 가짜 미끼라는 뜻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 속에서는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영국 정보국이 당시 얼마나 치밀한 계산과 지능적인 작업을 진행했는지 자세하게 묘사한다. 독일 측에 이 기만 작전의 진위를 들키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수 싸움을 벌이는 장면들은 무척 흥미진진하다.

▲민스미트 작전. ⓒ스튜디오산타클로스
▲민스미트 작전.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이 민스미트 작전을 기획한 '20위원회'에 '007' 시리즈의 원작자 이안 플레밍이 해군 정보국장 존 갓프리의 조수로 실제 참여했던 점도 부각해 묘사한다. 이안 플레밍은 해군 정보국에서 복무했던 경험을 토대로 훗날 스파이 소설 '카지노 로얄'을 펴내면서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창조해냈다.

극의 서사는 전반적으로 아주 차분하게 진행되며, 역사 속에서 조명되지 않았던 감춰진 영웅들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작전 성공에 결정적인 이바지를 했던 '진 레슬리'(켈리 맥도날드)와 '헤스터 레지트' 등 여성 캐릭터의 활약상도 함께 보여준다.

▲민스미트 작전. ⓒ스튜디오산타클로스
▲민스미트 작전.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여기에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는 로맨스 요소를 비롯해, 재치 있는 몇몇 플롯이 함께 배치된다. 다만 이런 곁가지 플롯이 전면에 나올 때마다 중심이 되는 첩보 작전 이야기는 잠시 뒷전으로 밀려나는 느낌을 받는다.

이 영화의 장점 중 하나는 배우들이 보여주는 안정적인 연기다. 이들의 연기는 후반부까지 고르게 이어지며 드라마를 지탱해준다. 특히 몬태규 소령 역의 콜린 퍼스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이 진중한 첩보극 전체를 견인한다. 

이 위험한 작전을 둘러싼 다양한 사건 속에서는 긴장감과 몰입감이 느껴지는 한편, 진지한 상황에서 의외의 돌발적인 코미디 장면도 배치해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기만전술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작전으로 평가받는 실화를 영화화한 '민스미트 작전'은 영국 영화 특유의 테이스트가 강한 작품이다. 스펙터클한 액션신에 중심을 두기보다는 서스펜스 첩보전과 드라마를 중심으로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나간 전쟁 영화다.

▲민스미트 작전. ⓒ스튜디오산타클로스
▲민스미트 작전.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제목: 민스미트 작전

◆원제: Operation Mincemeat

◆감독: 존 매든

◆출연: 콜린 퍼스, 매튜 맥퍼딘, 켈리 맥도날드 외

◆수입: 조이앤시네마

◆배급: 스튜디오산타클로스

◆공동배급: 제이앤씨미디어그룹

◆국내개봉: 2022년 5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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