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 ⓒLG그룹
▲구광모 LG그룹 회장. ⓒLG그룹

-비핵심 부진사업 10여개 정리…시총 증가 등 선택과 집중, 성적표 '우수'

[SRT(에스알 타임스) 이정우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9일로 취임 만 3년을 맞았다. 구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통했다는 재계의 평가가 지배적이다. ‘LG그룹의 삼각축’인 전자·화학·통신의 성장세가 이어지는 데다 미래 먹거리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배터리, 전자장비(전장) 등 3개 사업의 성과가 서서히 나오고 있어서다. 재계에서는 2021년이 구 회장 체제의 ‘진짜 본게임’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3년간 닦아온 새 경영체제와 더불어 구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회장이 올해 LG상사 등 계열사를 분리해 LX그룹으로 독립하면서 진정한 '구광모 체제'가 출범했기 때문이다.

1978년생 ‘젊은 총수’인 구 회장은 2018년 6월 29일 그룹 지주사 LG 대표에 취임한 후 성과는 괜찮다.

LG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전자·화학·통신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 LG전자 매출은 취임 직전해인 2017년 61조3,963억원에서 지난해 63조2,620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LG화학도 27조원에서 30조700억원으로 증가하며 사상 첫 30조원 고지를 밟았다. LG유플러스 역시 11조7,200억원에서 13조4,100억원으로 뛰었다.

또 구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부실 사업 정리 작업에 돌입해 비핵심·부진 사업 10여개를 정리했다.

LG전자는 2019년 2월 연료전지 사업을 접었고, 같은해 9월에는 수처리 사업을 매각했다. LG디스플레이의 조명용 OLED, LG유플러스의 전자결제 사업, LG화학의 편광판 사업도 정리 또는 매각했다.

특히, 2015년 2분기부터 적자를 이어온 휴대폰 사업(MC사업본부) 역시 올해 초 철수를 결정했다. 매각이 아닌 철수로 매듭지은 것은 모바일 분야 지적재산권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앞으로 집중하게 될 자동차 전장이나 로봇 등의 사업은 통신·카메라·소프트웨어 기술과 결합된 방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MC사업본부의 지적재산권이 유용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같은 결정에 대해 재계에서는 ‘현명한 대처’라고 입을 모은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휴대폰 사업을 접는 대신 지적재산권을 지킨 것은 잘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적재산권이 4차산업 혁신기술과 연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구 회장이 드라이브를 건 OLED, 배터리, 전장의 성과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OLED는 스마트폰용 중소형 패널 사업 호조와 함께 LG디스플레이가 생산을 독점한 TV용 패널 시장에서도 올해 800만대로 전년 대비 2배 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OLED TV가 프리미엄 TV 부문에서 점차 대중화되면서 LG디스플레이는 내년에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도 실적 전망이 밝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로 2020년 말 전 세계 수주 잔액은 150조원으로 지난해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G화학에서 분사한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은 2018년 말 생산능력이 40기가와트시(GWh)였으나 2023년이면 280GWh에 달할 전망이다.

전장 사업 경쟁력도 강화되고 있다. LG는 2018년 세계적 차량 조명기업 ZKW를 1조4400억원에 인수했다. ZKW는 오스트리아의 세계적인 자동차 조명 업체로 인수 금액이 1조4000억원에 달한다. LG그룹의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말에는 마그나인터내셔널과 1조원 규모 EV 파워트레인 합작사(LG마그나이파워트레인) 설립 계약을 맺었다.

인공지능(AI) 역시 구 회장이 꼽은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LG전자의 산업용 로봇기업 로보스타 지분 33.4% 투자가 대표적인 예다. 로봇 시장은 자율주행·사물인터넷(IoT)·AI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모두 적용되는 격전지로 꼽힌다.

재계에서는 이같은 구 회장의 행보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도 '선택과 집중'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윤덕균 한양대 교수(산업공학)는 “'선택과 집중'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고 지금까지의 성적표는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 교수는 “기업 경영은 가지치기와 비슷하다”면서 “가끔 약한 가지가 힘을 찾기도 하므로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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