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공을 들이는 요즘이다. 특히 건설업계는 해를 거듭할수록 환경 분야가 중요시 되면서 온실가스 감축, 탈탄소 등 지속가능한 미래 건축환경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건설자재, 건축과정 등 건설현장에서 촉발되는 환경오염 이슈에 대해 프로세스 구축, 설계 최적화, 신기술 개발, 업사이클링 등의 대책을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 대형건설사, 중견건설사, 건설 후방산업인 건자재기업이 지속가능한 건축환경에 대응하는 면면을 3회에 걸쳐 조명해 봤다. <편집자주>

탄소중립 로드맵 추진·제로에너지건축물 기술개발 박차…친환경 R&D 투자 확대
[SRT(에스알 타임스) 최나리 기자] 국내외를 막론하고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ESG가 기업경영의 메가 트렌드가 된 지 오래다. 그 중 건설 분야는 이상기온, 기후이변 등으로 자연재해가 빈번해지며 인간의 삶에 꼭 필요한 ‘주거’ 부문에서 친환경적 측면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토교통부 등 당국은 여러 정책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건설환경 수립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건설사들도 그에 맞는 친환경 정책을 펼치며 미래세대를 위한 건설환경에 대한 연구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10대 건설사, 다양한 방식으로 친환경 건축 도모
국내 시공능력평가(시평) 기준 상위 10개 대형건설사들은 연간 로드맵, 지속가능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자체 시스템 개발, 협업, 프로세스 구축 등을 통해 친환경 건축환경에 적용하고 있다. 10대 건설사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GS건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이다.
친환경 건축은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집을 짓는 과정을 의미하는데, 에너지 절약(그린에너지), 탄소 배출 저감, 폐기물 최소화, 재활용 자재 활용, 폐자재 업사이클링 등 여러 건축 관련 수반 과정이 포함된다. 업사이클링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링(Recycling, 재활용)의 조합어다.
16일 각 사의 올해 친환경 비전과 주요 행보를 살펴보면, 먼저 삼성물산은 친환경활동이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기본임을 인식하고 사업 활동 전 과정에서 지구온난화 방지, 자원순환, 생물다양성 보전 등 환경영향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이미 2007년 업계 최초로 녹색구매 지침을 마련하고 친환경 자재 우선 구매의 확산 및 제도화 했다.
여기에 삼성물산은 올해 3월 세계적 디자인 공모전 ‘iF 디자인 어워드 2025’에서 래미안 브랜드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품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해당 굿즈는 래미안 건설 현장에서 낙하물 방지를 위해 일시적으로 설치하는 수직 보호망을 폐기하지 않고 수거해, 가방·파우치·카드지갑 등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삼성물산은 해외 그린에너지를 위한 사업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삼성물산은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카타르 경제자유구역청(QFZA)과 인프라 사업 공동투자와 기술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태양광 발전, 데이터센터 등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3월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제시된 지속가능 전략에 따라 최근 주거개선 혁신사업을 확대 중이다. 지속가능 전략은 저탄소 사회구현, 더 나은 삶 제공, 이해관계자 신뢰 구축 등 크게 세 가지 방향성으로 시행한다.
현대건설이 이달 공개한 ‘대수선 신사업’은 노후단지를 이주 없이 리뉴얼해 신축 수준의 주거 품질과 프리미엄 가치를 실현하는 프로젝트다. 사업 진행 절차가 간소하고 안정적인 것이 이점으로 기존 건축물 철거를 최소화해 재건축 대비 건축폐기물 발생이 적고, 이주 없이 진행되기에 기존 입주민의 주거 안정성과 거주지역 내 공동체 의식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한 지난 3일 현대건설은 현대글로비스와 총 127GWh 규모의 재생에너지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 127GWh는 4인 가족 연평균 전력 사용량(3,600kWh)을 기준으로 약 3만5,000가구가 1년간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현대글로비스가 현대건설에 재생에너지 생산을 의뢰하면 현대건설은 발전사들의 친환경 전력생산을 유도한다.
◆그린에너지·탈탄소·기후변화 시나리오·폐자재 업사이클링 추진
대우건설은 국내 건설사 최초로 계절과 기후에 상관없이 전체 공정에 적용 가능한 ‘저탄소 친환경 콘크리트’ 기술을 2022년부터 도입하고 본격화했다. 해당 기술을 건축현장에 적용 시 중대형 아파트 평균 40층, 8개 동 규모 1개동 시공을 가정했을 때, 소나무 270만여 그루가 흡수하는 것과 같은 규모의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이 저감되는 효과가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특히 지난 3일 대우건설은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환경 부문에서 향후 예상되는 기후 관련 공시 의무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과학적 분석 방법론을 도입해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한층 더 구체화했다. 뿐만 아니라 산림파괴 예방과 생물다양성 보호 등과 같이 지속가능한 생태계 관리를 위한 내부정책 체계를 마련하고 환경 영향을 고려한 사업수행 원칙도 공개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 실현 로드맵 수립에 나섰다.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주요 정책으로 ▲저탄소 콘크리트 ▲스마트 건설 기술 ▲재생 가능한 건축자재 활용 등 친환경 건설기술을 도입했다. 특히 올해 기후변화 대처에 활용성이 높은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CCUS, Carbon Capture Utilization Storage) 기술개발을 가속화한다. 지난 3월에는 환경부에서 주관하는 ‘2025년 전기자동차 완속충전시설 보조사업자’로 3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3년 전기차 충전사업에 본격 진출하며 전담팀을 신설하고 다방면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전국에 약 7,100개 충전기를 운영 중이며, 북미·인도네시아·인도·유럽 등 해외에서도 전기차 충전 인프라 기반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DL이앤씨는 오는 2030년까지 친환경 신사업 부분에 대해 지속적인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택·토목·플랜트 각 사업본부에서는 친환경 신사업 전략을 핵심성장 전략 중 하나로 설정하고, 제로에너지건축물 기술개발 확대, 친환경 교통·환경 인프라 및 신재생 에너지 사업 확대, CCUS 및 바이오매스 발전 사업 참여 등 친환경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 4월에는 DL이앤씨 CCUS 기술 전문 자회사 카본코가 세계 최고수준의 이산화탄소 흡수제 개발에 성공했다. 이 흡수제는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 연소 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포집에 사용되는 핵심 물질로, 해당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가 적어 그만큼 포집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GS건설은 2020년 유럽 선진 모듈러업체인 단우드와 엘리먼츠 2곳 인수를 시작으로 친환경 모듈러(프리패브) 시장에 진출하면서 업계 내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모듈러 공법은 건설 폐기물과 배출가스를 기존 공법 대비 절반까지 줄일 수 있는 건축법이다.
올해 들어서도 GS건설은 PC제조 자회사 GPC, 목조 모듈러 전문자회사 자이가이스트(XiGEIST) 등과 현장작업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탈현장 건설공법의 확대 적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GPC와 함께 충북 음성에 GPC 공장부지 내에서 조립식 콘크리트(프리캐스트 콘크리트 공법, PC 공법) 부재로 만든 공동주택 목업(Mock-up, 실제와 동일한 시험 건축물)을 완공하고, 주거성능 검증도 마쳤다.
◆"기후 위기를 기회로"…친환경 신사업 개척 활로 모색 ‘활발’
포스코이앤씨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탄소중립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했다. ‘2050년 Carbon Net Zero’를 통해 단기, 중장기 목표와 과제를 수립해 경영전략에 반영해 나간다. 이의 하나로 신기후체제에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1.5℃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시장변화에 따른 ‘저탄소 비즈니스’로 전환 방침이다.
포스코이앤씨는 기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고 지속가능성이 높은 신사업을 개척해 기후 위기를 기회로 이끌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건설시장을 주도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기후변화 대응사업 관련 연구개발(R&D) 강화, 기후변화 관련 신사업, 해외사업 등으로 부문을 넓혔다.
지난 7일에는 경동나비엔,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 등과 함께 공동주택에 최적화된 에너지 절감시스템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공동주택 에너지 절감 효과 10% 이상 달성을 목표로 냉난방 분야 기후변화 대응기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등 환경문제에 대항 능동적인 변화를 위해 2018년 ‘Green Life 2018 in LOTTE’이라는 녹색비전을 바탕으로 추진체계를 정립했다.
친환경시공 주요 정책으로는 ▲건설폐기물 발생량 최소화 ▲에너지 및 종이 사용량 최소화 ▲분리수거·재활용의 생활화 등 ‘Reduce, Reuse, Recycle 3R정신’을 기반한다. 여기에 롯데건설은 주변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자 법규지침, 실무지침 및 환경관리 수첩 등을 자체 제작해 전 현장에 공유함으로써 환경오염원의 사전 예측 및 제거에 주력 중이다. 무엇보다 친환경 기술 R&D를 위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친환경 R&D 투자금액은 9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배 상승했으며 올해는 10억원으로 책정됐다.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SK건설이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변경하고 환경기업으로서의 목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주요 행보 중 하나로 SK에코플랜트는 올해 제로에너지건축물(ZEB, Zero Energy Building) 보급 의무화 정책에 발맞춰 에너지 자립률을 높이기 위한 녹색건축물 구현에 선도적으로 나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2021년에는 내부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에너지 자립률 20% 이상을 확보하기 위한 설계 표준을 선제적으로 수립했으며, 2022년부터 연도별 자립률 향상 로드맵과 주거용 건축물의 연평균 1차 에너지 소비량 개선 계획을 마련하고, 목표 대비 이행 성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왔다.
SK에코플랜트는 자체 개발한 제로에너지건축물 성능 추정 툴을 수주 및 설계 단계에 적용해 패시브·액티브 기술의 효과적 적용, 신재생에너지 성능 최적화, 공사비 산출 등에 활용 중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건설현장 재해율, 폐기물 발생량 등 안전·환경 지표를 2022년부터 3년 연속으로 개선했다. 폐기물 재활용률은 3년째 목표 대비 99% 이상을 달성했고, 건설폐기물은 지난해 기준 99%, 같은 기간 사업장일반폐기물은 98%가 재활용됐다. 매립 및 소각률도 1% 미만을 유지 중이다.
올해도 HDC현대산업개발은 사람·사회·환경의 조화로운 발전에 기여하는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모든 경영활동에 ‘환경’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건설환경 사고 제로, 폐기물 발생량 저감 및 자원순환 활동 강화, 에너지 사용 및 온실가스 배출 최소화, 생물다양성 보호 활동 강화, 녹색제품 구매 및 친환경 건축물 시공 등의 환경경영 목표를 세우고 업무 중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영향 저감에 주력하고 있다.
주요 사례로 친환경 소재로 업사이클링 제작한 현장 근무복을 전 현장에 도입했는데, 8,000벌 제작 과정에서 약 12만5,480개의 폐페트병을 재활용하고 이를 통해 탄소 배출량을 약 7.5톤 감축하는 효과를 얻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또한 임직원들이 시공하는 참여형 친환경 공간 조성 심포니 교실숲 프로젝트를 시행 중으로 지난해 8월 시작돼 올해 3개소를 조성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축 과정의 친환경에 대한 고민은 이전부터 이어져 오고 있었지만 지금은 좀 더 강화된 방식으로 실생활 활용 비중과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분위기”라며 “앞으로도 정부 당국의 주택건축 기준에 맞추면서 친환경과 관련된 신기술 개발과 미래먹거리 사업 확보 그리고 사회공헌까지 아우를 수 있는 지속가능 건축환경을 만들기 위한 건설사 간 경쟁은 매우 치열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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