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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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업분야 활로 모색…신기술 개발 협업, 제품 발굴 등 미래먹거리 확보 집중

[SRT(에스알 타임스) 최나리 기자] 건설경기 불황 장기화에 시멘트·콘크리트·레미콘 등 건설 후방업체의 고심이 만만찮다. 건설 기반이 되는 시멘트의 올해 1분기 출하량 감소와 함께 건축 인허가와 착공 같은 시멘트 수요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건설지표들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7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월 시멘트 출하 실적은 445만1,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8% 줄어든 데 이어 3월 출하 실적 역시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업계는 올해 상반기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더해 최근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올해 1분기 통계에서 전국 주택 인허가는 전년 동기 대비 11.5% 감소했고, 같은 기간 주택 착공도 25.0% 줄었다. 더욱이 주택 인허가는 지난해 1분기도 같은 기간 2023년에 비해 22.8% 내려간 수준으로 연이은 감소세를 보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표그룹, 유진그룹, 쌍용C&E(쌍용씨앤이) 등(이상 가나다순) 주요 건설 후방기업들은 신기술 개발 협업 및 제품 발굴, 신사업 확대 등 신성장동력을 위한 미래먹거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어려운 대내외적 환경 속에서 건축 중심의 사업구조를 넘어 다양한 사업분야 활로를 모색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삼표그룹 계열사 삼표P&C(삼표피앤씨)는 지난달 30일 청주공장에서 동일기술공사와 토목분야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Precast Concrete)공법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공동개발 핵심은 교량 프리캐스트 바닥판 공법으로 교량 바닥판(슬라브)을 공장에서 사전제작한 뒤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방식이다. 현장에서 직접 콘크리트를 제작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균일한 품질, 높은 내구성 등 환경과 안전 측면에서 유리한 기술로 평가받는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PC포장을 포함한 토목 PC공법의 기술교류도 추진한다. 판-판 연결부 시공 및 기술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동일기술공사가 국내 최대 PC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삼표피앤씨와 협약을 통해 공항 유도로나 버스전용차로 등 다양한 인프라사업으로 확대 적용한다는 목표다.

앞서 삼표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삼표산업은 지난 3월 수중불분리라는 핵심기술로 콘크리트 전문 학술단체인 한국콘크리트학회로부터 ‘블루콘 레인 오케이(BLUECON Rain OK)’에 대한 기술인증을 획득했다. 

수중불분리는제품의 수중에 투입되는 콘크리트가 물의 세척 작용을 받아도 시멘트와 골재의 분리를 막아 품질을 유지하는 동시에 압축강도를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그룹 계열인 유진기업과 동양은 지난달 비가 오는 날씨에도 안정적으로 타설이 가능한 ‘우중 콘크리트’를 공동 개발해 출시했다.

우중 콘크리트는 제조 과정에서 특수한 화학 혼화제를 활용해 타설 시 시멘트의 재료분리 저항성을 크게 향상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국토교통부 콘크리트 표준시방서에서는 시간당 강우량이 3mm이하일 경우에만 콘크리트 타설이 가능하고, 빗물 유입 방지를 위한 천막 설치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 

우중 콘크리트는 이러한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발된 제품으로 빗물이 콘크리트에 유입돼도 시간당 강우량이 최대 6mm까지는 레미콘 품질확보가 가능하며, 기존 배합과 유사한 압축강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우천 시 거푸집 내부에 빗물이 고여 있더라도 우중 콘크리트가 이를 밖으로 밀어내면서 거푸집을 채워 재료분리 현상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시멘트업계 1위인 쌍용씨앤이는 시멘트·레미콘 산업 불황 대비하고 단순 시멘트 제조사이미지를 벗겠다는 비전으로 지난 2021년 기존 쌍용양회 사명에서 E(Environment)를 추가하며 종합환경기업 탈바꿈했다. 

2023년에는 자회사 쌍용레미콘을 매각하고 업계 최초 탈석탄 경영을 목표로 순환자원 처리사업에 주목해 오면서 환경자원사업을 다루는 완전 자회사 그린에코솔루션을 출범시켰다.  

쌍용씨앤이는 2030년까지 시멘트 제조에 기반이 되는 유연탄을 대체해 폐플라스틱 등 순환자원 활용률을 최대 10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 경기침체 악영향이 연관 사업으로 도미노처럼 번지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며 “기업들은 수익성을 올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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