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GS건설이 허윤홍 미래혁신대표를 최고경영책임자(CEO)로 선임하면서 본격적인 오너 책임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허 사장은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아들로 GS그룹 오너 4세다.
약 10년간 GS건설을 이끌어온 임병용 대표이사 부회장은 CEO직을 내려놓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허창수 회장과 각자대표 이사직은 유지하면서 허 사장의 경영 자문역할을 할 예정이다.
30일 GS건설에 따르면 허 사장은 지난 25일 해외출장에서 복귀해 현재 전반적인 사업부문별 현황을 살펴보고 본격적인 경영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허 사장은 공식 취임식은 따로 진행하지 않았고 지난 27일과 28일 회사 전체 임원과 1박2일 워크숍을 통해 앞으로의 목표와 사업계획을 공유했다.
업게에선 허 사장이 2019년부터 GS건설의 신사업 부문을 이끌며 뚜렷한 성과를 보인 만큼 수처리사업과 모듈러 등 GS건설 신사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올해 4월 GS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 인천 검단 아파트 현장 지하주차장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해 기업 이미지가 실추됐고 이로 인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예정이다. 허 사장은 지휘봉을 잡자마자 기업 이미지 쇄신과 실적 회복이라는 산을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수처리·모듈러 등 신사업 '속도'
GS건설에 따르면 허 사장은 1979년생이다. GS칼텍스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후 사원 기간을 거쳐, 2005년 GS건설에 입사했다. 이후 재무, 경영혁신, 플랜트사업 등 다분야에 걸친 사업·경영관리 경험을 쌓았다. GS건설 본사 외에도 ▲주택 ▲인프라 ▲해외플랜트 등 국내외 현장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허 사장은 GS이니마를 통한 수처리 사업에 속도를 내는 한편, 자이가이스트를 론칭해 국내 모듈러 주택 판매에 시동을 거는 등 경영 능력에서 이미 인정을 받은 인물이라고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허 사장은 2019년부터 신사업추진실장을 맡아 해외시장개발을 비롯한 수처리사업, 모듈러사업 등 미래 전략사업 발굴 및 투자 등을 본격 추진했다. 이에 2022년 신사업부문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등 경영성과를 보였다. 허 사장이 신사업 부문에서 괄목할 성과를 냈던 만큼 GS건설의 신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신사업 부문은 2019년 이후 매년 매출이 늘고 잇다. GS건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2,936억원이었던 신사업 부문 매출은 2020년에 6,111억원, 2021년에 7,780억원으로 늘었다. 2022년에는 1조250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 달성에 성공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지난 한 해 매출을 뛰어넘어 1조29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신사업 부문 매출 비중도 커지고 있다. 2022년 3분기 8.51%에서 2022년 4분기 9.26%의 비중을 보였고 올해 상반기에는 9.46%로 확대됐다.
GS건설의 신사업은 수처리 사업과 모듈러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중 수처리 사업의 매출 비중이 가장 크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GS건설은 자회사 이니마를 통해 해수담수화와 바이오폐수 처리 등 수처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GS이니마는 지난해 말 기준 4,05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786억원을 기록했다. GS이니마는 지난 2020년 오만에서 알 구브라 3단계, 바르카 5단계 민자 담수발전사업을 수주해 중동에 진출을 성공했다.
GS건설은 '프리패브' 공법을 활용한 모듈러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2019년 신사업 조직 내에서 프리패브(Prefab) 사업그룹을 통해 모듈러 사업을 시작했다. 2020년엔모듈러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폴란드의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회사 '단우드'와 영국의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 '엘리먼츠'사를 인수했다. ‘프리패브 사업그룹’은 지난해 약 6,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4월부터는 모듈러 단독주택 B2C 사업을 위해 자이가이스트를 론칭했다.
◆영업익 적자전환…조직체계 변화·현장경영 강화
허 사장은 올해 발생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실추된 기업 이미지와 인천 검단 아파트 전면 재시공으로 인한 실적 하락을 극복해야한다.
먼저 GS건설은 지난 2분기 4,1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사고 단지의 전면 재시공과 보상 등으로 예상되는 비용 5,524억원을 충당부채 및 손실로 선반영한 결과다.
3분기에도 사고 여파가 가시지 않은 모습이다. 사업부마다 전반적으로 좋은 실적을 거뒀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을 면치 못했다. 이번 3분기에는 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 전면 재시공 결정에 따른 결산손실을 일시에 반영하면서 누적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했다.
3분기 매출 기준 건축주택사업본부가 지난해 2조1,820억원에서 2조 2,620억원으로 3.7% 증가했고, 인프라사업본부는 지난해 2,610억원에서 2,960억원으로13.4% 증가했다. 신사업본부는 지난해 2,620억원에서 3,680억원으로 40.5%가 늘어나며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3분기 누적 실적에서 영업이익이 1,950억원, 세전이익이 1,69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사고 이후 GS건설은 국토교통부로부터 10개월 영업정지 처분이 예고됐고 이로 인해 신용등급·전망도 하락했다. 건설사의 신용등급 하락은 신규 수주활동과 자금조달에 악영향을 미친다.
지난 8월 기준 한국신용평가는 사고 이후 주택사업 영업 변동성을 고려해 GS건설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사고 후 손실과 영업정지 처분 여파가 길어질 경우 GS건설 재무 대응 능력을 반영해 신용등급 및 전망은 더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부채비율도 2020년 219.3%에서 2021년 211.6%, 2022년 216.4%로 큰 변동이 없었으나 올해 상반기에 244.7%를 보였고 3분기에는 250.9%를 기록했다. 통상 기업의 적정 부채비율은 200% 이하로 보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국내외 여러가지 어려운 경영 상황에서도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성장을 이어갈 동력을 확보해가고 있다”며 “앞으로 수익성과 성장성에 기반한 사업 추진과 사업 역량 강화를 통해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GS건설은 이미지 쇄신과 품질 제고를 위해 현장 중심 경영에 나서는 한편, 사업부별 경영 전문성과 책임을 강화하는 자율경영체제를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GS건설은 다수 40대 임원의 승진 인사를 발표한 바 있다. 젊은 임원의 내부 승진과 외부영입으로 세대를 교체한 것이다. 지난해 보다 3배 가량 많은 17명의 신임 상무 인사를 단행하고 20여명의 기존 본부장급 조직장들을 교체했다.
아울러 그동안 6개 부문, 9개 본부 체제로 분리됐던 사업조직과 수행조직을 통합해 10개 본부로 재편해 이슈 대응력을 높이고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선임해 품질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GS건설 관계자는 "허 사장은 건설업의 기본인 현장 인력관리와 공사관리, 안전 및 품질 관리에 경주해 GS건설과 자이의 명성을 회복하고 도약시키기 위한 책임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 GS건설, 3분기 영업이익 600억원…전년比 52%↓
- [11월 첫째주 분양동향] 전국 7,583가구 청약 접수…전국 물량 풍성
- 수도권 미분양 40% 급감…장기 미분양 완판 이어져
- LH “GS건설, 사전승인 없이 무량판 설계변경”
- GS건설 임병용 부회장 물러나나…CEO 교체설 무게
- GS건설, 대규모 조직개편 단행…'현장경험' 임원 대거발탁
- 건설사, CCUS 공략 '속도'…"탄소배출 잡고 신사업 진출"
- 자이가이스트, 제로에너지건물 수준 모듈러 주택 기밀성능 확보
- 현대백화점그룹, 정기 임원 인사 단행…일부 계열사 대표 교체
- 임기 만료 임박한 건설사 CEO…연임·교체 기로
- GS건설, 서울 송파 '가락프라자 재건축' 수주
- LH·GS건설, 인천 검단 피해보상 간담회 연기…"대위변제 논의 더 필요"
- LH‧GS건설, 인천검단 보상안 제시…"보상금+‘자이’ 적용"
- 허윤홍 GS건설 대표, 현장 찾아 ‘안전경영’ 강조
- 인천 검단아파트 사고 건설사 8개월 영업정지…GS건설·동부건설-대보건설 대응 '온도차'
- 법원, GS건설·동부건설 영업정지 집행정지 신청 인용
- 검단 주차장 붕괴 사고 건설사, 영업정지 일단 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