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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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건설사들이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CCUS) 개발에 힘쓰고 있다. CCUS가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중립의 핵심기술로 떠오르면서 건설사들이 관련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 

CCUS는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산업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활용·저장하는 기술이다. 이산화탄소(Carbon)를 포집(Capture)해 활용(Utilization)하거나 저장(Storage)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포집한 탄소를 활용하면 CCU, 저장하면 CCS라고 구분할 수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삼성엔지니어링 등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CCUS 사업에 발을 들였다.

이들 건설사들은 CCUS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협업하거나 공장, 발전소 등 탄소배출이 많은 시설과 연계해 실증에 돌입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7월 한국석유공사와 '동해가스전 활용 CCS 실증사업 사전 기본설계(Pre-FEED) 수행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천연가스 생산 시 운용했던 해상플랫폼, 해저주입시설 등 기존 설비와 허브터미널, 파이프라인 등 신규 설비와 이산화탄소 수송과 저장에 필요한 인프라를 대상으로 사전 기본설계를 수행한다. 지난해 5월 현대건설기술연구원 탄소중립연구팀을 신설한 데 이어 올해는 뉴 에너지 사업부도 만들었다.

GS건설도 지난해부터 독일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BASF)와 탄소포집장치 표준 모듈화 사업에 나서고 있다. 바스프가 보유하고 있는 핵심 탄소포집기술 ‘오아세 블루(OASE® blue)’를 표준화된 모듈로 공동 개발한다. 바스프는 탄소포집기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GS건설은 대규모 정유화학플랜트 모듈화 기술력을 통해 설계, 시공을 표준화해 CCUS 시장에 동반 진출할 계획이다.

DL이앤씨 역시 자회사 카본코(CARBONCO)를 통해 이산화탄소 포집·저장과 활용 분야(CCS·CCU)를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카본코는 GE 베르노바, BP와 지난달 '인도네시아 복합화력발전소 CCS 구축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인니 복합화력발전소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후 저장소로 운송 및 저장하는 사업에서 카본코는 탄소포집 과정에 참여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남부발전과 영월 연료전지발전소 내 300KW 고체산화물연료전지에서 발생하는 탄소의 CCU, 탄소 포집‧액화(CCL) 실증에 착수했다. 2025년부터 2년간 진행되는 이 사업은 순도 99.9%, 이산화탄소 85% 이상 포집해 액화탄산으로 재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CCUS 분야에서 기존 해외 발주처와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 투자와 협업을 늘리며 CCUS 분야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캐나다의 탄소포집 분야 전문 기업 스반테(Svante)와 아시아·중동 지역에서의 CCUS 분야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탄소포집 설비의 플랜트 적용을 위한 모듈화와 설계 최적화를 위해 협업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CCUS는 건축, 토목, 플랜트, 주택 등 건설사의 고유의 업과는 다른 기술을 요구하는 신사업인 만큼 개발 초기 단계인 국내 건설사들은 이미 기술이 확보된 기업과 협업이 먼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일부 CCUS 기술 실증은 '개발 중인 이 기술이 제대로 작용하는가'에 대한 테스트 단계"라며 "아직 사업성을 염두에 두기엔 이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CCUS 기술이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는 넷제로, RE100 등 친환경적 목표를 위한 개발을 우선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탄소를 줄일 방법이 필요한 기업과 산업 수요를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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