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홍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삼성엔지니어링
▲남궁홍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삼성엔지니어링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남궁홍 사장이 이끄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에 1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에너지·환경 신사업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연결기준 9,93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코로나19와 건설경기 악화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졌는데도 3년 연속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늘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영업이익은 ▲2021년 5,033억원 ▲2022년 7,029억원이었다.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41% 성장하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 기간 매출액과 순이익도 늘었다. 연도별로 매출액·순이익은 ▲2021년 7조4,867억원·3,511억원 ▲2022년 10조543억원·5,953억원 ▲2023년 10조6,249억원·6,956억원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양질의 해외 사업 매출이 반영됐고 원가 개선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수소 개발 프로젝트, 에너지와 탄소포집 분야 글로벌 기업과 기술 협약을 통한 신사업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전환 신사업에 올해 2,000억원 투자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수주 12조6,000억원과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8,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규 투자 계획은 총 3,700억원이며 이 가운데 에너지전환 신사업 분야 기술 투자 등에 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신사업 분야인 수소의 경우 그레이·그린·블루·핑크 등 수소를 만드는 과정에 따라 명칭이 다르다. 색에 따라 생산 과정과 탄소 발생량에 차이를 보인다. 정유 플랜트에서 석유를 통해 생산되는 수소는 그레이 수소이며 태양광발전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로 물을 분해해 추출하는 수소는 그린 수소다. 또 이산화탄소를 포집, 저장하는 기술을 활용해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한 수소가 블루 수소다. 원자력 발전 시 생성되는 전기와 증기를 활용해 만드는 수소가 핑크 수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 가운데 그린 수소와 블루 수소 개발 사업에 초점을 두고 신사업을 펼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에너지 전환 시대를 맞아 사회적 난제 해결과 중장기 지속성장 기반 강화를 위해 청정수소와 탄소포집·저장(CCUS) 분야에서의 기술 확보와 사업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자사의 신사업은 서스테이너블솔루션 사업본부가 담당하고 있으며 그린·블루 수소 중심의 에너지 전환 사업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고도의 기술력과 다양한 공정이 필요하고 에너지 운송 선박이나 생산 시설 등 대규모 인프라와 기술력이 필요한 만큼 각 전문분야의 글로벌 기업과 협업하거나 신규 투자와 개발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사례가 말레이시아 하이비스커스 청정 수소 개발 사업과 오만 청정수소 개발 사업"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사라왁 H2biscus 청정수소 프로젝트 조감도. ⓒ삼성엔지니어링
▲말레이시아 사라왁 H2biscus 청정수소 프로젝트 조감도.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 기업·발주처 등과 파트너십…수소 개발 사업 '착착'

삼성엔지니어링은 국내외 기업과 파트너십을 통한 기술 확보와 해외 주요 발주처와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삼성엔지니어링은 말레이시아 사라왁 청정 수소 사업 기본설계에 돌입했다. 롯데케미칼과 한국석유공사, 말레이시아 SEDC 에너지와 말레이시아 사라왁(Sarawak) H2biscus 청정 수소 프로젝트'의 기본설계(FEED)에 착수, 킥오프미팅(Kick-Off Meeting)을 실시했다. 

H2biscus 프로젝트는 말레이시아 사라왁 지역에서 재생에너지 기반의 청정수소를 생산, 국내에 도입하는 사업이다. 이번 기본설계는 말레이시아 현지에 건설될 연산 15만톤 규모의 그린수소 생산플랜트와 85만톤규모의 그린 암모니아 변환 플랜트에 대한 것이다.

기본설계는 삼성엔지니어링이 단독으로 수행하며 연내 완료할 예정이다. 기본설계를 바탕으로 올해 말 최종투자결정을 앞두고 있으며 이를 통과하면 설계·조달·시공(EPC)에 착수하고 2028년 초 수소 상업·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오만에서도 3개국 6개사 컨소시엄과 그린수소 독점 개발 사업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은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하이드롬(Hydrom) 사와 두쿰(Duqm) 지역 그린수소 독점 사업 개발 및 생산, 부지 임대 계약을 맺었다. 하이드롬사는 오만 정부가 그린수소 사업 활성화를 위해 설립한 회사다. 무스카트에서 남서쪽으로 약 450km 떨어진 알우스타(Al Wusta)주 두쿰 지역에서 앞으로 47년간 그린수소 사업을 독점 개발∙생산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컨소시엄이 확보한 부지 면적은 서울시 총 면적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340㎢로 인근에 위치한 두쿰 경제특구 내 도로, 항만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재생에너지 단지 조성에 유리하다.

컨소시엄은 해당 부지에 5GW 규모의 재생에너지 단지를 조성하고 연 22만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현지에서 생산하는 그린수소의 대부분은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송을 위해 120여만톤의 암모니아로 합성한 후 국내로 들여와 수소환원제철, 청정 무탄소 전력 생산 등에 활용하고, 일부 물량은 오만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암모니아 합성 플랜트는 해상 운송의 용이성 등을 고려해 두쿰 경제특구에 건설할 계획이다.

컨소시엄은 앞으로 사업 개발 기간을 거쳐 재생에너지 설비 및 그린수소 플랜트, 암모니아 합성 플랜트를 2027년 착공해 2030년 준공한다는 목표다.

◆주총서 33년 만에 '새 간판'…"100년 기업 도약 의지"

삼성엔지니어링은 33년만에 사명 변경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1일 사명변경 정관을 포함한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다. 이날 사명변경 정관안이 통과되면 삼성E&A로 사명을 변경하게 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970년 국내 최초의 엔지니어링 회사인 코리아엔지니어링으로 출발했다. 이후 1978년 삼성그룹에 인수됐고 1991년 삼성엔지니어링으로 사명이 변경됐다. 

삼성E&A는 53년간 쌓아온 회사 고유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100년 기업을 향해 나아가는 새로운 정체성(Identity), 미래 비즈니스 확장에 대한 비전과 사업수행 혁신을 위한 가치와 의지가 담겼다. 

새 사명에서 'E'는 ‘Engineers’로 회사의 강력한 자산인 엔지니어링 기술과 미래 비즈(Biz)의 대상인 에너지(Energy)와 환경(Environment) 비즈니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A'는 ‘AHEAD’로 대한민국 엔지니어링업을 이끌어온 역사 속에서 선두주자(First Mover)로 끊임없이 변화를 선도하고 차별화된 수행혁신으로 미래를 개척하고 있는 회사의 가치와 의지를 의미한다. 

지난해 비전 선포와 중장기 전략 수립 등 미래 구상 과정에서 ‘변화된 비즈니스 환경과 미래 확장성’을 반영한 새로운 사명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이번 사명 변경을 추진하게 됐다는 게 삼성엔지니어링의 설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앞으로도 에너지 전환 시대에 수소 및 탄소중립 분야 선제적 기술 확보와 이를 위한 사업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남궁홍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새로운 사명을 계기로 회사의 미래 준비 작업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존 사업 수행 능력은 더욱 단단히 하고, 신규 사업은 기술 기반으로 빠르게 기회를 선점해 지속 가능한 회사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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