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AP통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AP통신

- 물가상승률 둔화에 ‘긴축 속도’ 조절

- 연준 점도표, 내년 최종금리 ‘5.1%’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스텝’(한 번에 0.5% 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 포인트 금리 인상)에서 한발 물러나 긴축 속도를 조절한 것이다. 연준의 내년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 값은 5.1%다. 내년에도 인플레이션 진전이 예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추가 긴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14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4.25∼4.50%로 올린다고 밝혔다. 지난 2월까지 ‘제로’(0) 수준이던 미 기준금리는 불과 10개월 만에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한국(3.25%)과의 금리 차는 1.0~1.25%로 확대됐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브리핑에서 “10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세를 보인 것은 환영할만한 지표지만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고 믿기 위해선 훨씬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준은 물가상승률이 2%로 떨어지고 있다는 확실한 믿음이 생길 때까지 금리 인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내년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 값는 5.1%다. 9월 예측치인 4.6%에서 0.5%포인트 뒤어올랐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음에도 연준이 내년에도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수 있다고 시사하는 것이다.

시장에선 11월 CPI상승률이 7.1%로 예상치(7.3%)를 두 달 연속 밑돌아 연준이 2월에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올린 뒤 멈출 수 있다고 내다봤지만 내년 기준금리는 5%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연준은 긴축 방향이 당장 바뀌지 않을 것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이날 연준 발표 후 향후 적절한 금리 수준을 알리는 ‘점도표’(dot plot)를 보면 내년 말 기준금리는 5.00~5.25%로 나타났다. FOMC 위원 19명 중 17명이 내년 최종 금리가 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위원 10명은 내년 최종 금리 전망을 5.125%(5.00~5.25%)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9월 예측 중간값(4.6%)보다 0.5% 포인트 이상 높다. 내년 목표 금리를 5.375%(5.25~5.50%)로 예측한 위원도 5명이나 됐다. 이는 연준이 내년에도 최소 2~3차례 추가 인상을 추진한다는 의미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대폭 하향 조정됐다. 연준은 내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5%로 예상했는데, 이는 9월 전망치(1.2%)에서 0.7%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것이다. 실업률은 4.6%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미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으로 한미 금리 격차는 1.25%포인트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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