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 ⓒ블룸버그 통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 ⓒ블룸버그 통신

- 미 연준, 기준금리 0.25%P 내려…추가 인하 중단 시사

- 한은 통화정책 여력 확보…당분간 관망모드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올해 들어 세번째로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향후 통화정책에 셈법이 복잡해졌다. 금융업계 전반에선 미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겠단 취지의 메시지를 밝히면서, 한은 통화정책도 관망모드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국내 경기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대외 불확실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단 의견도 나온다.

31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구체적으로 이달 29~30일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을 기존 1.75~2.00%에서 1.50~1.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날 성명에서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하며 경제활동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몇달간 일자리 증가율이 평균적으로 견조했고 실업률도 낮게 유지됐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가계 지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했지만 기업 고정 투자와 수출은 여전히 약하다"며 "지난 12개월 기준으로 전반적 인플레이션과 음식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밑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경제 전망과 관련한 글로벌 발전상황과 낮은 인플레이션 압박을 고려해 위원회는 FFR의 목표 범위를 낮추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지속적인 경제활동 확장과 강력한 노동시장 여건, 대칭적인 2% 목표 근처의 인플레이션이라는 결과가 유력하다는 위원회 견해를 뒷받침한다"며 "하지만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시장에선 연준이 비둘기적(통화완화 선호) 행보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두지 않은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금리인하가 당분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긴축'정책의 전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취지로 언급했기에 향후 점진적 인하 행보를 보일 수 있단 것이다.

김진일 고려대 교수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인하 여지는 줄이되 그렇다고 해서 인상은 아니라는 것"이라며 "연준 전망의 시계에선 경기가 나쁘지 않기 때문에 금리를 더 내릴 필요는 없지만, 이후의 상황 전개에 대해선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FOMC 결과에 대해 "'인하가 끝나면 인상으로 전환하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하기 전까지 인상은 아니다'고 명확히 제시하며 긴축으로의 전환 우려를 통제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상황에 한은 금통위의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도 약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한은도 10월 통화정책에서 강조한 것과 같이 지난 두 차례 금리 인하 효과를 점검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경기하강 가능성이 큰 여건을 고려할 때 한은의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도 여전하단 목소리도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금리를 인하한 데다 국내 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둔화한 점을 고려하면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그 시기가 문제"라고 판단했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도 "연준의 인하로 자본유출 우려가 덜어졌다는 점에서 한은의 추가 인하 여력이 커진 상황"이라며 "경제둔화 우려에 대한 선제 대응 가능성을 고려하면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한은은 지난 7월에 이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렸다. 국내 기준금리가 연 1.25%로 하락하면서 한미 간 금리 격차도 벌어졌지만, 연준이 이달 금리를 연 1.50∼1.75%로 0.25%포인트 내리면서 한미 금리 격차는 다시 좁혀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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