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아이시스 무라벨 페트병. ⓒ박현주 기자
▲롯데칠성 아이시스 무라벨 페트병. ⓒ박현주 기자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유통사들은 '플라스틱 페트'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를 ESG 경영의 중심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롯데는 플라스틱 페트로 다양한 방법으로 ESG경영을 실천하고 있어 주목된다.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는 가하면 재활용 또한 탁월한 전략으로 효율적으로 하고 있다.  

앞서 롯데는 지난해 10월 국내 재계 그룹 가운데 최초로 전 상장사 모두 ESG 위원회를 설치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상장기업 ESG 평가에서도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하이마트, 롯데쇼핑, 롯데정밀화학, 롯데정보통신, 롯데제과 모두 A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 계열사들은 이 플라스틱 페트로저마다 다른 접근 및 활용 방식으로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크게 두 가지로 구분지어 설명할 수 있다. 플라스틱 페트 생산을 '절감'시켜버리는 것, 이미 배출된 플라스틱을 '활용'하는 것.

​플라스틱 페트 생산을 '절감'시켜버리는 것의 일환으로 롯데칠성은 일명 '플라스틱 다이어트'를 실행하고 있다.

​롯데칠성의 경우 특히나 롯데의 핵심적인 음료 및 주류 제조 판매 유통사인 만큼 음료가 페트병에 담겨 판매되는 경우가 많아 페트병을 활용한 사례들이 자주 눈에 띄는 편이다.

​일례로 롯데칠성은 먹는샘물 '아이시스8.0(200ml, 300ml)'의 기존 페트병 몸체 무게를 10.5g에서 9.4g으로 약 10% 줄여냈다. 페트병 경량화로 연간 116톤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감하고 친환경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일환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사실 최근에 언급되고 있는 식품군에서 페트병과 관련해 할 수 있는 것들은 저희가 다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라벨이라는 것도 플라스틱 필름으로 만들어지는데, 롯데칠성이 지난 2020년 1월에 국내 최초로 저희 무라벨 제품을 선보였다"며 "특히 자사의 무라벨 생수는 무라벨 제품의 시초이자 이후 다양한 무라벨 제품들이 출시되는데 포문을 열었다"고 자부했다. 

​아울러 롯데칠성이 플라스틱 페트를 '재활용'하는 순환 경제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식당에서, 저희 생수를 구매하시고 음용하시는 소비자 분들이 먹다 남은 빈 페트병을 저희가 직접 회수해, 그것을 2차 가공을 하는 전문업체들과 협업하고 기초 레진(수지)으로 만들어낸다"며 "이를 의류 업체에서 업사이클링 유니폼으로 3,000여 벌 만들어 롯데칠성 영업사원들에게 지급한 히스토리가 있다"고도 했다. 

끝으로 이 관계자는 "플라스틱 경량화는 일단 식품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면서도, 요즘 소비자분들께서 환경을 생각하는 가치소비 측면에서 업체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플라스틱 페트 생산을 줄여 환경에 이롭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과자 포장지에서 플라스틱을 절감하는데 애쓰고 있다. 일례로 쿠키 류에 패키징으로 들어가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전부 없앴다. 

​현재는 재생 페트를 제빵 사업부에서 어떻게 사용할 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에 따르면 재생 페트의 경우 식품에 닿으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는 것으로 확인해 재생 페트와 기존 페트를 어떻게 상품 포장으로 배치하고 포장에 드는 단가를 줄여낼 수 있을지 고심이라고 했다. 

▲'화학적 재활용 페트' ⓒ롯데케미칼
▲'화학적 재활용 페트' ⓒ롯데케미칼

​이미 배출된 플라스틱을 '활용'하는 것의 일환으로, 롯데케미칼은 자사의 플라스틱 페트 순환 기술을 활용해 '화학적 재활용 페트' 시범 생산에 지난 16일부터 돌입했다.

​롯데케미칼이 롯데의 핵심적인 화학 물질 제조 기지인만큼 재활용 페트 생산 인프라 구축에 앞장선다. 아직까지는 화학적 재활용 페트를 만들어내는 테스트베드 시험 단계이기는 하다. 

​롯데케미칼의 화학적 재활용 페트란 엄연히 말해 페트병을 물리적으로 파쇄하거나, 세척해서 다시 쓰는 것이 아니라 해중합(분해)을 통해 다시 원료로 만들어 또 페트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페트를 '재활용'하는 전략이다.

​향후 롯데케미칼은 2024년까지 울산2공장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초로 폐페트를 처리할 수 있는 해중합 공장을 4만5,000t 규모로 신설하고 해당 공장에서 생산된 재활용 원료를 다시 화학적 재활용 페트로 만드는 11만t 규모의 생산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는 34만t 규모의 울산공장 내 기존 페트 생산공정을 전량 화학적 재활용 페트로 전환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페트병을 수거하고 플라스틱 원료를 수거하는 업체들이 많이 있다"며 "원료는 다양한 곳에서 받게 되는데 롯데 계열사 한 군데에서 받는다고 그 양이 채워지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8월 폐기물처리업체인 지이테크놀러지와 업무협약을 맺어 연간 4만t 규모의 화학적 재활용 페트 용 플레이크를 공급받기로 합의했고, 업체와의 협업도 확대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학적 재활용 페트 시범 생산을 통해 울산공장을 그린팩토리로 전환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며 "향후 국내 최초의 해중합 공장과 재활용 페트 생산설비 구축이 완료되면 대량의 재생 페트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롯데 GRS은 롯데케미칼 측이 페폐트병으로 만든 앞치마를 엔제리너스 직원들의 유니폼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롯데케미칼의 '프로젝트 루프(Project LOOP)' 의류 제작 방식을 적용한 것으로, 해당 프로젝트는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재활용 측면에서 재생 플라스틱 원료를 제품화하는 프로젝트다. 이 방식을 롯데 자이언츠 구단 전체 유니폼(홈, 원정, 이벤트 유니폼 등) 상의에 적용하기도 했다.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 세븐일레븐 점포 인근에 위치한 '페트병 수거 로봇' ⓒ박현주 기자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 세븐일레븐 점포 인근에 위치한 '페트병 수거 로봇' ⓒ박현주 기자

​롯데 계열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 경우 폐페트병을 수거하고, 역시나 재활용하는데 한몫하고 있다. 

​점포 인근에 페트병 회수 로봇인 네프론을 배치해 사용자들이 네프론에 페트병을 넣으면 페트병 하나 당 포인트도 지급받을 수 있어 페트병 재활용에 소비자들의 참여도를 높였다. 

​또, 재활용 페트로 만든 운동화를 지난 6월 내놓기도 했다. 당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신어 유명세를 탔었다. 2,000켤레 한정으로 출시됐던 '지구 스니커즈 세븐일레븐'은 99% 친환경 소재로 제작됐다. 한 켤레에 약 7.5개 페트병(500ml)이 사용됐고 생분해 촉진 기술을 사용해 4개월 이내 88% 이상이 생분해되는 운동화였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네프론 운영업체인 슈퍼빈에서 직접 모아진 페트병을 수거해서 지역 재활용 센터로 보내고 있다"며 "롯데 계열사에서 운용하는 재활용 페트병 수거 업체나 패션 의류 제조 업체들이 함께 협업해 만든 페트 재활용 제품도 출시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가 산업의 쌀이라 불리듯 ESG경영의 쌀은 플라스틱 페트 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롯데 계열사 곳곳에서 페트병이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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