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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재확산, ‘경기침체’ 영향

- 중도 해지 상승…대면 영업 자제, 계약관리 ‘부진’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생명·손해보험사들의 2년 이상 보험계약 유지율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고객관리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계약유지율이 떨어지고 있단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여파로 중도해지나 혹은 효력 상실(보험료 미납) 계약이 늘었단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과잉경쟁에 따른 ‘묻지마 가입’을 유도하는 것도 중도해지를 유발하기에 한 원인일 수 있단 지적도 내놨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보험 가입 이후 2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25회차 유지율이 생명보험사들은 평균 62.2%로 전년 동기 대비 3.7%포인트 하락했다. 2017년 상반기 69.8%를 기록한 이후 매년 떨어지는 추세다.

손해보험사들은 평균 25회차 유지율이 65.0%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3%포인트 떨어졌다.

보험사별로 보면 가장 낮은 곳은 처브라이프생명으로 43.3%다. 푸본현대생명도 49.5%를 기록했다. 이들 보험사의 고객 가운데 절반은 가입 후 2년 만에 보험을 해지하고 있는 셈이다.

빅3 생보사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도 평균치를 밑돌았다. 이들은 각각 59.0%, 59.3%, 61.2%를 기록했다.

KB생명(55.2%), 오렌지라이프(56.9%), DB생명(57.6%), DGB생명(58.1%) 등은 25회차 유지율이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25회차 유지율이 79.6%로 가장 높았다.

손해보험사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IG손보(56.6%), 삼성화재(58.2%), 흥국화재(56.9%) 등이 저조한 반면 더케이손보는 81.9%에 달했다.

이러한 현상은 기본적으로 경기침체에 따라 중도해지 하거나 효력 상실된 계약이 늘었단 뜻이다. 보험계약 유지율은 가입자의 경제사정 등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하락하지만 코로나19의 충격으로 급격히 나빠진 경기상황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생명보험협회 공시를 보면 생명보험사의 효력상실 환급금 규모는 8,751억5,400만원으로 전년보다 166억6,000만원(1.94%) 늘었다. 효력상실환급금은 보험계약자가 일정기간 보험료를 납입하지 못해 보험계약의 효력이 상실되면 보험사가 고객에게 돌려주는 환급금을 말한다. 또 중도 해지하고 받아간 해약환급금은 14조1,785억 원으로 전년 동기 13조1,980억 원 보다 7.4% 증가했다. 생활고로 인해 보험료 납입 부담 등으로 보험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들이 13회차가 지난 계약은 중도 해지를 하더라도 수수료를 토해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계약 유지에 소홀하게 된다”면서 “25회차 유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경제상황이 나빠진 상태에서 중도해지를 했거나 혹은 보험료 미납으로 실효된 계약 건이 통계에 반영될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영업이 어려워지면서 기존 고객을 새로운 계약으로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등 과잉 경쟁으로 인해 가입유지가 끊어진 부정적 현상으로 보는 것이 현명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보험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변해 장기간 유지하려는 생각으로 가입들을 하고 있는데, 설계사의 권유로 가입한 경우 해지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자정작용을 위한 개선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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