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XABAY
ⓒPIXABAY

[SR(에스알)타임스 김수민, 김경종 기자] 올해 재계와 산업계는 미중무역분쟁, 한일무역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치열한 생존경쟁을 펼쳤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인공지능(AI), IoT(사물인터넷(IoT), 로봇, 에너지 등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저마다의 전략적 행보를 보였다.

삼성은 각종 ‘사법 리스크’로 인해 올한해 경영 시계가 멈췄다.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이 진행중이며,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혐의로 일부 경영진이 구속됐다. 이로 인해 임원 인사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LG그룹의 화두는 ‘새대교체’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빠르게 대응하고자 실용주의를 기반으로 젊고 능력있는 인재를 전진배치했다. 또 각종 사업분야별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 일례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소송도 진행중이다. 이밖에 재계의 큰 별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14일 94세로 영면에 들었다.

항공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최대 이슈였다. 최종적으로 아시아나는 HDC현대산업개발 품에 안기게 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4월 조양호 회장이 타계하면서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다만 최근 누이인 조현아 전 부사장과의 경영권 다툼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2018년부터 그룹의 총수 역할을 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은 국내 자동차산업의 도약을 위해 파격적인 결단을 내놨다. 2025년까지 약 61조 원을 투자해 완성차 사업을 고도화 하고 플랫폼까지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한해 재계와 산업계의 키워드를 정리해봤다.

◆ 오너리스크·임원 구속 등 ‘시계제로’ 삼성전자
올해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의 오너리스크를 비롯해 경영진들의 구속 등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이 지속되면서, 통상적으로 12월 첫째주에 진행됐던 연말 임원 인사도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현재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재산국외도피 혐의를 받고 있다. 3번째 재판까지 진행됐으며, 내년 1월 17일 4번째 재판이 진행된다. 대법원이 쟁점이 됐던 말 3마리 구입액 34억 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뇌물액 16억 원 모두 뇌물로 인정된다고 판단하면서 뇌물 규모도 86억 원으로 늘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와해 공작'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의장과 함께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그룹과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들도 줄줄이 유죄가 선고되면서 내부적으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 ‘선택과 집중’ LG전자…내년 턴어라운드 노린다
구광모 LG 회장이 취임한지 약 1년 반이 지나는 가운데 올한해 LG는 각종 사업분야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LG전자와 LG화학은 경쟁사와 소송전도 마다치 않았으며, 통신 역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통해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11월 28일 단행된 임원 인사도 당초 예상보다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젊은 인재는 물론 30대 여성 임원 승진도 눈에 띈다. 또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용퇴하고 새사령탑으로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자리했다.

LG는 미래준비를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했다. LG전자는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회사 ZKW를 인수하고, 연료전지 사업과 수처리 사업을 매각했다.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CJ헬로를 인수했으며, 전자결제 사업은 매각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미래 모빌리티 혁신’주도…6년간 61조 투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이 지난 12월 미래 자동차산업을 주도하기 위한 ‘2025 전략’을 발표했다. 최근 2~3년간 부진한 실적을 이어오고 있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개척하겠다는 결단이다.

구체적으로 향후 6년간총 61조1,000억을 투자할 계획이다. 사업구조는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과 ‘지능형 모빌리티 서비스’으로 재편한다. 오는 2025년에는 글로벌 배터리 전기차,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3대 전동차 제조 기업으로 도약하고, 플랫폼 서비스 사업에서도 수익 창출의 기반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자동차는 물론 PAV(Personal Air Vehicle·개인용 비행체), 로보틱스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해 이용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도 기존 2022년 7%에서 2025년 8%로 상향하고 2025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 목표를 2018년 실적 대비 약 1%p 증가한 5%대로 설정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이처럼 과감한 투자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현대차의 ‘도약’을 이끌수 있을지 주목된다.

◆ 아시아나항공 새주인…HDC현대산업개발로 ‘낙찰’
올해 항공업계에선 31년 만에 금호그룹의 품을 떠나 HDC현대산업개발에 안긴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최대 이슈였다. 매각 절차는 지난 4월부터 이어졌으며 ▲애경그룹·스톤브릿지 컨소시엄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3파전으로 치러졌다. 이후 지난 11월 12일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매각과 관련해 최종입찰제안서를 검토한 결과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HDC현산 컨소시엄은 경쟁사보다 훨씬 높은 2조5,000억 원 가량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자가 정해짐에 따라 금호산업과 HDC현산 컨소시엄은 본격적인 매각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지분율 31.0%)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와 함께 자회사인 에어서울,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회사도 같이 매각된다. 양사는 구체적인 협상을 거쳐 연내에 주식매매계약(SPA)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 SK이노베이션 VS LG화학, 배터리 전쟁
배터리업계는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소송전 등으로 인해 어느 업계보다 치열한 한해를 보냈다. 최근까지도 양사의 갈등은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포문은 지난 4월 LG화학이 열었다.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자사의 전지사업본부의 연구개발, 생산 등 전 분야에서 핵심인력을 빼갔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및 현지법원에 제소한 것. 이어 8월에는 SK이노베이션에서 LG화학과 LG전자를 상대로 2차전지 사업 특허 침해로 미국 연방법원에 제소하는 등 법적조치를 들어갔다. 그러자 곧바로 LG화학도 배터리 특허침해로 SK이노베이션을 맞고소해 한층 갈등이 격화됐다. 올 10월에는 SK이노베이션이 소 취하 및 손해배상 청구보상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추가로 제기하기도 했다. 양사가 서로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과거 소송에서 맺었던 합의서까지 공개되는 등 배터리 특허권을 둘러싼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태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