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업대출 '요주의' 최대 7% 적립, 판관비 고려 금리 상승할 것
- 저축은행 업계 "기업대출 규모 줄이거나, 대출심사 강화할 수 있다"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내년부터 저축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이 상향돼 사업자금 대출을 원하는 중소기업들의 금리부담이 커질 수 있단 목소리가 나온다. 저축은행들의 손실 흡수 능력을 높이고 고금리 부과 관행을 개선한다는 취지이지만 오히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기업 담보대출 금리를 높여 중소기업들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건전성 제고를 위해 내년부터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은행권 수준으로 맞추고자 상향 조정한다.
가계대출의 경우 연 금리 20% 아래는 정상 0.9%, 요주의 8%에서 각각 1%, 10%로, 기업 대출의 경우 정상 0.7%, 요주의 5%에서 각각 0.85%, 7%로 올라간다. 특히 연 금리 20%가 넘는 대출은 고위험대출로 분류돼 기업 대출의 경우 정상 1.02%, 요주의 8.4%로 더 많은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대손충당금은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비용으로 처리하기 위해 설정하는 계정으로 미리 쌓아두는 금액이다.
저축은행의 대출은 현 상태를 기준으로 연체 기간이 1개월 미만일 경우 ‘정상’으로, 1~3개월은 ‘요주의’, 3개월 이상은 ‘고정’, ‘회수의문’으로, 12개월 이상은 ‘추정손실’ 등 총 5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대손충당금 적립기준 강화로 저축은행의 잠재 위험에 대한 손실흡수 능력이 높아지고 20% 이상 고금리 부과 관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올라간 대손충당금 적립률 만큼 저축은행들이 기업대출 금리를 높일 가능성이 농후하단 것이다.
가계 신용대출은 1개월 이상 연체되면 요주의 등급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기업대출은 시작 시점부터 요주의 등급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저축은행 입장에선 요주의 등급 기업대출에 대한 충당금 적립 비율이 7%까지 높아지면 손실이 급증한다. 자연스레 현재 5~6% 수준인 기업 담보대출 금리가 뛸 수 있는 것이다.
저축은행은 1금융권의 대출실행이 불가한 중소기업들에겐 5~6%대 금리로 대출을 실행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다. 업계에선 중소기업들에 대한 여신 축소는 불가피할 수 있단 입장을 보인다. 담보대출의 경우 실제 손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극히 일부에 불과해 7%라는 기준은 과도하단 볼멘소리도 늘어놨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상위 저축은행을 제외하고 당기순익에 민감하지 않은 곳은 없을 것”이라며 “충당금이란 계정의 특성상 추후 환입된다고 하더라도 대출 만기 시까지 대손충당금 적립률 만큼 당기순익 자체가 줄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반길 저축은행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100억 원을 대출해 줄 경우 7억 원을 비용처리 해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금리를 높여서 대출을 해주거나 규모를 줄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일종의 풍선효과를 낳는다면,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통계를 보면 79개 저축은행이 올해 상반기 기업대출로 34조6,000억 원을 대출했는데, 이 중 중소기업에 나간 돈만 33조2,000억 원으로 96%에 달한단 점에서 중소기업에 분명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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