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들이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 'IFA 2019' 내 삼성전자 전시장에서 55형부터 98형까지 'QLED 8K' TV 풀 라인업을 감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람객들이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 'IFA 2019' 내 삼성전자 전시장에서 55형부터 98형까지 'QLED 8K' TV 풀 라인업을 감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SR(에스알)타임스 김수민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LG전자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삼성전자의 QLED TV를 과장·허위 광고로 신고한 데 이어, 삼성전자가 적극 반박에 나서면서 연일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 VS LG 1차전, 화질 선명도(CM) 공방
양사의 TV 경쟁의 포문을 연 것은 LG전자다. LG전자는 지난 9일 독일에서 열린 유럽최대가전 전시회 IFA 2019에서 삼성전자의 8K QLED TV가 화질 선명도(CM)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며 비판에 나선 것. 당시 LG전자는 “삼성 QLED 8K TV는 픽셀 수(7680×4320)에서는 8K가 맞지만 해상도 기준으로는 진짜 8K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LG전자는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의 측정 기준을 근거로 해상도는 화소 수와 구분돼야 하며, 화소 수는 물론 CM도 요건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ICDM은 해상도를 판단하는 측정 기준으로 '화질선명도' 값을 정의하고, '화질 선명도' 50% 이상을 해상도 충족 조건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8K TV에서 CM이 화질평가의 중요한 척도가 아니라고 반박한다. CM은 1927년에 발표된 개념으로 물리적으로 화소수를 세기 어려운 디스플레이나 흑백TV의 해상도 평가를 위해 사용됐던 것으로, 초고해상도 컬러 디스플레이의 평가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8K 화질은 화소수 뿐만 아니라 밝기, 컬러 볼륨 등의 광학적 요소와 영상처리 기술 등 다양한 시스템적 요소를 고려해 평가돼야 한다고 삼성전자는 주장한다.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LG 시그니처 올레드 8K'를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LG 시그니처 올레드 8K'를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 QLED 두고 LG, “소비자 기만한 허위광고” VS 삼성, “해외선 문제없다”
지난 19일 LG전자는 공정위에 ‘삼성전자의 표시광고법 위반행위’에 대한 신고서를 제출했다. 신고서에는 삼성 QLED TV 광고가 LCD TV임에도 불구하고 ‘QLED’라는 자발광 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케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프리미엄 TV 라인업을 기존 LCD TV에 퀀텀닷 필름을 추가해 색재현율을 높인 제품을 ‘SUHD TV’로 표시광고 했다. 이후 2017년부터 ‘삼성 QLED TV’로 표시광고하며 판매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영국·호주 등 주요 국가의 광고심의기관을 통해 QLED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이미 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삼성전자는 퀀텀닷 기술에는 광발광과 전기발광 2가지 방식이 있으며, 업계와 시장에 전기발광 방식만 QLED라는 명확한 정의는 없다고 소명했다. 자사의 표시광고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의도다.

이에 같은날 LG전자는 “QLED가 ‘quantum dot light emitting diode’를 의미한다는 것은 학계, 업계가 모두 인정하고 있다”며 “디스플레이 업계뿐만 아니라, 한국 특허청도 2018년 말 QLED라는 기술용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LG전자는 삼성전자의 QLED 명칭이 소비자를 속이고 경쟁사의 기술개발 의지도 꺽는 불공정 행위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LG전자는 “해외에서 QLED 명칭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은 주로 광고 심의에 관한 것일 뿐 공정위 판단과는 무관하다”며 “논점을 흐리지 말고, 공정위 조사에 성실히 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화질 경쟁에서 8K 영상 재생 규격으로 확전
LG전자는 지난 25일 자사 8K TV 구입 고객을 대상으로 8K 영상재생 기능 지원을 위한 별도장치인 ‘업그레이더’를 연내 무상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7일 삼성전자가 기술설명회를 통해 LG전자의 8K TV가 HEVC(업계 표준 코덱) 바탕의 8K 영상을 제대로 재상하지 못한다고 비판한 데 따른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LG 8K TV 사용자들은 TV에 탑재된 HDMI 2.1 포트에 8K 영상이 저장된 외부기기를 연결하면 8K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8K 영상이 재생되지 않는 것이 알려지자 뒤늦게 별도의 외부장치를 연내에 제공하겠다고 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제품은 8K TV가 아님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삼성전자는 “자사의 8K TV는 HEVC를 충족시키는 모든 동영상을 별도의 외부장치 없이 재생할 수 있다"며 "유튜브의 경우, 별도의 8K 코덱을 사용하고 있으며 유튜브와 호환 코덱에 대해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30일 업계에 따르면 ICDM은 최근 언론 질의에 대한 답변 성명을 통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이슈에 대해 개입·중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ICDM은 특히 디스플레이 화질 측정과 관련해 의무값 등은 여타 국제표준기구(ISO)의 업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공방에서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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