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오른쪽)이 지난달 29일 미래 소재부품 개발 현황을 살피기 위해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했다. ⓒLG
▲구광모 LG 회장(오른쪽)이 지난달 29일 미래 소재부품 개발 현황을 살피기 위해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했다. ⓒLG

- LG전자, IFA·온에어 광고서 삼성 QLED 8K TV 공개 비판

- LG화학·SK이노 등 주력 계열사, 경쟁사와 전면전 ‘불사’

[SR(에스알)타임스 김수민 기자] ‘인화’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LG가 구광모 회장의 취임 이후 행보가 달라졌다. LG 주력 계열사들은 경쟁사와 전면전은 물론 비방, 출혈경쟁 등 공격적인 행보에 서슴지 않고 있다. 그룹 내 체질 개선 의지와 미래 사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적인 판단으로 보인다.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11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의 8K TV 경쟁은 세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LG전자가 삼성전자의 QLED 8K TV에 대해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진정한 8K가 아니라고 비방에 나서면서 갈등은 심화됐다.

이정석 LG전자 HE마케팅커뮤니케이션담당(상무)는 지난 8일(현지시간) ”LG 나노셀 8K TV의 화질 선명는 90%인 반면, 삼성 QLED 8K TV의 화질 선명도는 12%로 나왔다”며 “픽셀 수(7680×4320)에서는 8K가 맞지만 해상도 기준으로는 진짜 8K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국내 온에어 광고에서도 QLED를 직접 언급하며, LG의 OLED를 따라올 수 없다는 내용을 담았다.

LG가 이처럼 국내외 공개적으로 삼성을 직접 거론하며 비판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행보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LG전자가 OLED TV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적기로 IFA를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LG 고위 임원의 주도 하에 삼성의 QLED TV를 저격하기 위해 약 6개월 전부터 ‘네거티브 TF’를 운영해온 것으로도 알려졌다. 다만 이에 대해 LG관계자는 "TF 운영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LG의 주력 계열사 LG유플러스도 5G 상용화 이후 점유율 30%를 목표로 경쟁사와 진흙탕 마케팅 경쟁을 펼친 바 있다. 당시 LG유플러스는 5G 속도 1위라는 광고를 내걸고 경쟁사들을 자극했다. 이는 5G 가입자 유치를 위한 단말기 불법보조금 경쟁으로 이어졌다. 5:3:2의 고착화된 무선통신 시장을 탈피하기 위한 LG유플러스의 과감한 결단이었지만, ‘도 넘은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시선도 피할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최근 영업비밀 침해, 배터리 특허 등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 전쟁에 칼을 빼든 것도 LG화학이다. LG화학은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이 2017년부터 2년간 76명의 핵심 인력 빼가기를 통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와 지방법원에 제소한 바 있다. 이후 양사는 10여 차례 입장문을 통해 자사의 입장을 밝히는 한편, 상대방 공격에 나섰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일 미국 연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하면서 두 건의 특허가 침해당했다고 명시했다.

이처럼 LG의 주력 계열사들이 공격적인 태세로 전환하는 데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그룹 내 방향성이 바뀐 것 주효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LG는 최근 ‘실리’를 앞세우고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적이 부진하거나 방향성에 맞지 않는 사업은 정리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와 함께 5G·AI·IoT 등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전환하는 과도기적인 시점에서, 사업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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