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앞둔 KDB생명, 올해 하반기 자본확충 ‘차환’ 목적

[SR(에스알)타임스 전근홍 기자] KDB산업은행의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KDB생명의 매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 건전성(지급여력비율) 유지를 위해 차입한 회사채로 인한 금융비용이 급증한데다 과거 설계사 조직을 줄이면서 영업기반까지 흔들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최대 1,4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행은 이미 발행된 채권의 상환을 위한 것이다.

KDB생명은 오는 30일과 내달 4일에 만기가 도래하는 1,000억 원과 400억 원의 후순위채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 만기가 도래하는 후순위채의 금리는 4.9%와 5.5%이다.

문제는 KDB생명의 지속적인 자본확충 노력이 오히려 매각을 어렵게 한다는데 있다. 올해 하반기 차환을 목적으로 채권발행이 예정돼 있지만 이미 ‘밑 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업계 평가가 이어지는 중이다.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어 이미 시장에서 매력을 잃었다는 평가도 이어져왔다.

실제 올해 상반기 지급한 영구채와 후순위채권에 지급한 이자 비용은 모두 119억 원 규모다. 이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335억원)의 35.2%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 상반기(57억 원)에 비하면 두 배에 육박하는 액수다.

KDB생명은 지난해 초 이사회에서 자체적으로 5,000억원의 보완자본을 확충할 것임을 밝힌 바 있어 이자부담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보완자본으로 발행되는 채권은 후순위채 이거나 영구채 형태가 될 것인데, 이미 지난해 9월 2,200억 원, 올해 7월 들어서 990억 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대규모로 진행됐던 설계사 조직 축소다. 전통적인 영업채널이 축소돼 영업기반 자체가 약할 경우 대내외 수익구조 변동성에 취약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 경우 지급여력비율(RBC)의 하락은 얼마든지 가능한 시나리오다. 올 상반기 KDB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81%로 전년 동기(3.15%) 대비 0.34%포인트 떨어졌다. 총자산수익률(ROA·0.34%), 자기자본수익률(ROE·6.44%)은 같은 기간 각각 0.09%포인트, 4.72%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기준 KDB생명의 부채 적정성 평가(LAT) 대비 잉여금 비율은 지난해 상반기(12.69%)와 비교해 8%포인트 이상 떨어진 4.21%다. 생명보험업계 평균 14%에도 뒤떨어지는 상태다.

또 주요 인수기업일 수 있는 금융지주사들의 미지근한 반응도 비우호적 여건이 되고 있다.

금융지주사 한 관계자는 “보험사의 경우 RBC(지급여력비율)을 통해 기본적인 재무 상태를 보는데 지난해 겨우 200%를 넘기지 않았느냐”며 “유상증자와 채권발행에 따른 기본자본 증가로 지급여력비율(RBC)은 상승했지만 이자 부담 때문에 순이익이 제대로 자본에 귀속되지 않는 등 매력이 떨어지는 매물”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KDB생명의 전신인 금호생명 인수를 위해 6,500억 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조성했다. 이후 추가대출과 유상증자분은 합하면 1조1,500억 원 이상의 혈세가 투입된 상태다.

▲KDB생명 CI ⓒKDB생명
▲KDB생명 CI ⓒKDB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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