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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상승 호재에도 보험사 ‘난감’…건전성 관리 ‘비상’
-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총력’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시장금리가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주요 생명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RBC)이 하락했다. RBC 비율은 보험사의 자본량(가용자본)을 손실금액(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 재무 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보험사들은 자산 대부분을 채권에 투자하면서 만기보유증권이 아닌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하는 경향이 있다. 매도가능 금융자산은 시장 가치를 즉각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금리 하락 시 채권 평가 가치가 올라간다. 하지만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의 가치가 하락해 손실이 커지는 것이다. 가용자본의 축소로 이어지면서 RBC비율 하락이 불가피 해지는 것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삼성생명의 RBC비율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21%포인트 하락한 33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각각 35%포인트, 15%포인트 떨어진 203%, 210%로 나타났다.

저금리 기조가 심화한 점을 반영해 매도가능증권을 늘려왔는데, 채권금리 상승하면서 평가익이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다. 23일 기준 국고채 10년 만기 금리는 1.889%로 전일보다 지난해 3.6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2.9bp 상승한 1.955%로 마감했다. 중장기적으로 경기 회복 기대감과 공급 증가로 시장금리는 우상향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삼성생명의 채권평가익은 지난해 말 대비 4조5,000억원 가량 감소하며 올 상반기 지급여력금액이 3조2,000억원 줄었다. 삼성생명은 보유한 유가증권(177조2,774억) 가운데 95% 가량을 매도가능증권(168조4,886억)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보유한 채권 모두를 매도가능증권으로 회계 처리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9년 금리 인하시기로 판단, 전액을 매도가능금융자산으로 바꿨다. 한 번 변경할 경우 3년간 재분류가 불가능하다.

특히 지난해 채권 재분류를 진행했던 NH농협생명의 RBC비율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농협생명의 RBC비율은 229.8%로 지난해 말 287.6%에서 57.9%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 30조원 이상의 채권을 모두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했다. 채권을 재분류한 DGB생명의 RBC비율은 0.8%포인트 오른 228.4%를 기록했다. 후순위채 발행으로 자본을 확충하며 RBC비율 하락을 방어한 탓이다.

◆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발행, 이자부담 ‘어쩌나’

이런 이유로 자본 확충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KB생명은 오는 24일 7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다. 지난 5월에 이어 올들어 벌써 두번째 자본확충이다. 지난 17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1,680억원이 몰리면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5월에도 13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한 바 있다.

푸본현대생명도 다음달 올해 들어 두번째 후순위채 발행을 계획 중이다. 950억원 규모로 다음달 7일 수요예측을 통해 13일 발행할 예정이다. 교보생명도 다음달에 최대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는 해외에서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차환 발행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에 발행하는 후순위채는 ESG채권 형태로 발행, 환경이나 사회 분야에 조달한 자금을 집행해 사회적 가치 실현에 기여할 계획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2023년 새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에 앞서 선제적으로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수년간 자본확충을 해오고 있다”면서 “다만 후순위채 등 자본성 증권 발행을 확대하면 금리 상승에 따라 높은 이자비용을 부담하게 돼 이익이 감소하게 된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를 복합적으로 고려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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