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성장률 전망 상향, 금리 동결 기조 강화 가능성
[SRT(에스알 타임스) 유안나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27일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 회의에서 한은의 금리 인하 기조가 종료될지 여부에 쏠린다. 부동산, 환율 등 금융안정 위험 요인이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한은이 내년 성장률 전망을 상향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리 인하 명분이 약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4연속 동결’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올해 세 차례(7월·8월·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11월에도 금리를 동결할 경우 다음 금통위가 열리는 내년 1월까지 약 8개월간 금리동결이 이어지는 셈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2.5%다.
저성장 국면에서도 금리가 연속 동결된 주된 이유로는 서울 집값 등 부동산 시장의 과열 우려가 거론된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둘째 주(10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7% 올랐다. 상승폭은 다소 줄었지만 일부 한강벨트 지역에서는 오름폭이 확대되는 등 상승 흐름이 완전이 진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다수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 인하 시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의 상승 기대를 자극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수도권 주택시장과 정부의 추가 부동산 대책 효과 등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이다. 당시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5명이 금리 동결 의견을 냈다.
원·달러 환율의 고공 행진도 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470원대까지 상승했다가 14일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 이후 1,450원 내외까지 안정됐다. 지난 17일 주간거래 종가는 1,458.0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원화 약세 요인으로는 무역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 우려,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엔화 약세 연동, 대미 직접투자 등 외화 유출, 한국 채권 매력 등이 지목된다. 고환율 상황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원화 약세 압력이 더 커져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한은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 상향 가능성도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는 요소로 꼽힌다. 한은은 27일 기준금리 결정과 함께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인데, 시장에서는 내년 성장률 전망을 1.8% 내외로 올려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8월 한은이 제시한 전망치는 1.6%였다.
현재 한은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2%), 한국금융연구원(2.1%) 등 주요 기관보다 낮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통화기금(IMF)은 모두 1.8%로 예상하고 있다.
전망치가 상향될 경우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필요성이 약해지면서 통화정책 방향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성장이 한은이 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해 온 가장 큰 명분인 만큼, 성장률이 뚜렷하게 높아지면 금리 인하를 서두를 이유가 약해진다는 것이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12일 공개된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공식 입장은 통화완화 사이클을 유지하는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하의 규모와 시기, 혹은 방향 전환 여부는 새로운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11월 금리 인하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금통위) 관건은 수정 경제전망”이라며 “이번 전망의 성장률 상향 조정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현실적으로 인상이 고려될 만한 경제적 여건은 아니다”라며 “기준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GDP 갭이 플러스로 전환되고, 플러스 전환이 추세적으로 이어지면서 물가 상승을 야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GDP 마이너스 갭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줄어들 수 있는 정도이지, 플러스 전환이 지속되면서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상황과는 거리가 있다”며 금리를 인하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는 불확실성이 높은 구간일 것”이라며 경제지표 공백에 따른 경기 판단의 어려움, 금리 인하에 대한 연준 내 이견, 연준 전망과 시장 기대 간 격차 확대 등을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환율 전망에 대해서는 연말 1,450원을 하회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는 1,400원을 밑돌 것으로예상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금리 인하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한은 금통위가 27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25%로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지난 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금통위가 11월 금리 인하로 과도한 시장금리 급등세를 억제함으로써 내수 회복을 지원하고 생산적 금융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며 “대출 총량 관리, 주택 수요 억제 등 거시건전성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금리 인하로 유발될 수 있는 가계부채 급증과 주택가격 재상승 가능성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연구소는 “금통위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추가 인하 시기와 폭을 결정할 것’이라는 문구를 없애는 방식 등으로 정책 기조를 완화에서 중립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이번 인하 이후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경기·주택시장·환율 흐름이 기대와 다르게 전개될 경우 11월에도 금리를 4차례 연속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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