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포항공장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자가발전 설비. ⓒ동국제강
▲동국제강 포항공장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자가발전 설비. ⓒ동국제강

야간조업 등 자구책 마련…건설경기 침체, 수요 줄어 가격 인상 난항

[SRT(에스알 타임스) 선호균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산업용으로 공급하는 전기 가격을 평균 9.7% 올리면서 철강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원가 부담이 커진 것이다. 전기료는 철강 제품 원가의 10~20%를 차지한다. 

전방산업인 건설경기 부진으로 철강제품 수요량이 줄어들고 이마저도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로 공급이 줄어 실적이 부진한 철강 3사(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는 원가 절감 노력에도 전기료 인상으로 하반기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8조3,210억원, 영업이익 7,430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38.3% 감소했다. 현대제철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6,243억원, 영업이익 51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5%, 77.4% 줄었다. 동국제강도 3분기 별도기준 매출 8,386억원, 영업이익 215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3%, 79.6% 줄어든 수치다. 

실적 부진에 원가부담(전기료 인상)이라는 악재도 겹쳤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4일 산업용 전기요금을 평균 9.7% 인상하는 안을 승인했다. 한전이 적자 해소를 위해 전기료 인상에 나서자 가정용 대신 산업용 전기에 한정해 인상을 허용한 것이다. 이로 인해 산업용 전기의 고객인 철강 3사는 원가 부담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로와 전기로를 모두 사용하는 일관제철소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연간 조단위의 전기요금을 내고 있다. 전기로를 주로 이용하는 동국제강도 연간 2,400억원의 전기료를 낸다. 

통상 1톤의 철강재를 생산하는데 600㎾h의 전기가 필요하다. 1㎾h당 16.9원의 전기료가 인상된 것으로 계산하면 톤당 1만140원의 전기료가 더 드는 셈이다. 철강 3사로서는 건설 경기 불황으로 제품 수요처가 부족해진 상황에서 한전 전기료 인상을 이유로 철강재 가격 인상을 논하기가 쉽지 않다. 

건설경기 침체도 철강 3사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건설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매출 부진과 제품 가격이 하락했다. 또한 수입산 후판의 국내 유입량이 커지며 판매량이 줄어든 것도 매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안좋아진 상황에서 구매자와의 합리적인 가격 형성이 안되고 있다”며 “수요가 받쳐줘야 제품을 팔 수 있고 가격 협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철강 3사는 전기료가 보다 저렴한 야간에 조업하는 등 임시 방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전기로를 주로 사용하는 동국제강의 경우 하이퍼 전기로를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건설용 철강재의 경우 착공과 수주 관련 선행지표가 줄어든 상황”이라며 “1,000만~1,200만톤의 건설용 제품 수요가 800만톤으로 줄어들어 재고량은 늘고 공급은 과잉상태”라고 말했다. 

철강협회도 “현재 회원사들에 미치는 영향과 제반 상황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철강업계는 미국에서 치러지는 차기 대통령 선거 이후 미국향 물량 쿼터와 탄소배출량 수출 규제 등에서도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보여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현재 시장도 철강3사의 4분기 실적에 대해 부정적이다. 증권업계는 철강3사의 올해 4분기 추정 실적도 전년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4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8조7,690억원, 영업이익은 8,813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0.5%, 189.6% 증가한 수치다. 현대제철의 4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3조5,486억원, 영업이익은 3,45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1%, 56.7% 줄어든 것이다. 동국제강은 4분기 별도기준 매출 8,683억원, 영업이익 2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65%, 69.7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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