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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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예탁금·CMA 잔액 ‘119조6,216억원’

순환매 장세 전망…반도체·자동차·금융주 주목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증시 대기 자금이 빠르게 늘고 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로 지난달 국내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자 투자심리가 자극받기 시작한 것이다. 투자자 예탁금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대기 자금이 120조원 가량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정부 방안의 대한 기대보다 실질적인 수익률에 주안점을 두고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54조8,909억원을 기록했다. 등락에 변동은 있으나 증가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 최대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 1월 2일(59조4,949억원)보다는 4조6,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매도한 뒤 찾지 않은 돈으로 주식 시장에서 ‘대기성 자금’으로 불린다.

CMA 잔액도 비슷한 추세다. 6일 기준 개인투자자의 CMA 잔액은 64조7,307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 70조원을 넘어섰다가 올해 초 63조원대로 줄었는데 다시 증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CMA는 고객의 돈을 증권사가 단기투자상품에 투자한 뒤 이자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해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분류된다.

예탁금과 CMA 잔액을 합하면 증시 주변 대기 자금은 120조원에 육박한다.

◆ 투자자 예탁금 ‘55조’…개인투자자 ‘관망’

정부가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을 발표한 지난달 26일 이후 지난달 코스피지수는 5.82% 오르는 데 성공했다. 2월 상승률로는 2005년 후 최고 수준이다. 결국 여유 자금이 증시 주변으로 옮겨왔다고 보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적극적으로 주식 매수에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달 가파르게 오른 증시가 이달 들어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양상을 보이면서 사실상 관망세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지난달 26일부터 전날까지 일주일 간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7,03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밸류업 수혜주로 꼽히는 자동차·금융주를 집중적으로 팔아치웠다. 현대차와 기아를 각각 3,215억원, 1,148억원어치 순매도했으며 하나금융지주(-448억원), KB금융지주(-426억원)도 팔았다. 같은 기간 외국인들이 2,008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이자 개인들이 매도 기회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연초 증시를 주도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 다음의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양상”이라며 “국내증시의 주도주가 없다고 볼 수도 있는데, 해외 시장도 지수가 크게 오르다 보니 (개인투자자의 경우) 매수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국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나온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꾸준한 유입세를 감안하면 반도체, 자동차, 금융주 등에서 순환매 장세는 지속될 수 있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증시의) 지속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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