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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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미국 증시서 ‘1.4조’ 순매수…같은 기간 코스피 ‘3.2조’ 순매도

개인투자자, 미국증시 순매수 1위 '엔비디아' 5,624억원 매수

국내 대표 반도체 종목 '삼성전자' 주가는 지지부진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미국과 일본 증시로 눈을 돌리는 이른바 ‘갈아타기’ 양상이 짙어지고 있다. 증시 하락으로 물려 있던 종목들이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에 오르자 일제히 팔아치우고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편승하려는 움직임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8일 기준 최근 한 달 새 3조2,769억원(상장지수펀드 제외)을 순매도 했다.

올해 들어 1월까지만 해도 순매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2월부터 매도세로 돌아섰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순매도 상위권에 포진한 종목은 최근 한 달 새 SK하이닉스(-1조467억원), 현대차(-1조261억원), 삼성물산(-3502억원) 등 저평가 가치주다.

국내 주식시장을 떠난 개인투자자들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개인들은 지난 8일을 기점으로 한 달 전보다 미국 주식 10억9466만달러(1조4,44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020만달러(662억원) 순매수 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를 나타냈다.

일본 주식시장에서도 1억2,861만달러(1,697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반면 전년 동기엔 1,679만달러(221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 인공지능(AI) 종목, 개인 ‘투자심리’ 자극

대표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8일을 기점으로 최근 한 달간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몰린 미국증시 순매수 상위 종목은 엔비디아로 순매수액 4억2,609만달러(5,624억원)를 기록했다. 이어 테슬라(1억6,620만달러·2,193억원),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1억1,147만달러·1,471억원), 마이크로소프트(9,163만달러·1,209억원) 등 AI 관련 반도체 종목이 일제히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흐름은 AI 종목의 랠리가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과 일본 증시는 연초부터 고공 행진하고 있다. 지난 2월 기준으로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가 각각 80.3%, 19.23%씩 상승한 반면 코스피는 강보합(0.39%)에 그쳤다.

AI 반도체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는 올 들어 현재까지 81.71% 상승했다. 마이크로소프트(9.53%), AMD(49.65%)와 일본의 반도체 대장주 도쿄일렉트론(59.80%), 어드반테스트(50.16%) 등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의 흐름은 정반대다. 시가총액 대장주이자 대표적인 반도체 종목으로 꼽히는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7.91% 하락하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초 7만9,600원이었던 주가는 꾸준히 약세를 보이면서 현재 7만2,000~7만3,000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시장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랠리에서 소외됐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파월 의장이 상원 의회 청문회에서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암시하면서 주가 상승 시그널로 작용하고 있기에 호재”라며 “호의적인 시장환경 속에서 AI 관련 기업들의 실적 서프라이즈가 일정 간격을 두고 지속되며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정부의 기업밸류업 지원방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품은 개인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커졌고, 일부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국내 증시보다 미국과 일본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심리가 발현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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