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유통 대기업이 과거의 수직적 조직체계를 벗고 수평적 조직체계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는 급변하는 트렌드와 시장 환경에 민감한 만큼 유연한 의사결정 체계와 효율적인 업무의 중요성이 높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조직 구성원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한편 개인의 역량이 기업 성과에 기여하도록 유도하고, 나이와 연차가 아닌 실력과 성과 중심의 문화를 구축해가고 있다. 다양한 소통의 기회를 마련해 조직 내부 문제점을 개선하고 새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취지다. SR타임스는 새로운 변화에 대응해 2022년 '환골탈태(換骨奪胎)'에 나선 기업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삼양식품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삼양식품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국·내외 법인을 비롯해 글로벌 라면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김 부회장은 조직 확대와 유연한 사내문화 정착에도 힘쓰고 있고, 능력 위주의 인사와 인재영입을 통해 성평등 조직문화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부회장은 고(故) 전중윤 명예회장의 장남인 전인장 회장의 아내로 지난 2020년 10월 총괄사장에 올랐다. 이어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ESG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같은 해 12월 17일 부회장으로 승진해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현재 삼양식품은 김 부회장과 장재성 부사장 '투톱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장 부사장은 기획, 지원, 재무 등 관리부문을 맡고 있다.

▲지난해 6월 성북구 하월곡동 본사에서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왼쪽)과 양승완 노조위원장(오른쪽) 등이 참석한 가운데 ESG 복지기금 출연식을 진행했다. ⓒ삼양식품
▲지난해 6월 성북구 하월곡동 본사에서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왼쪽)과 양승완 노조위원장(오른쪽) 등이 참석한 가운데 ESG 복지기금 출연식을 진행했다. ⓒ삼양식품

◆ PC-OFF제, ESG 복지기금 출연 등 임직원 '워라밸' 증진

15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먼저 이 회사는 임직원의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퇴근시간에 맞춰 PC를 강제 종료하는 'PC-OFF제'를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 개인의 업무효율을 위한 정시 퇴근을 장려하고 있는 것.

또 지난해에는 임직원 복지 증진을 목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복지기금을 조성했다. ESG 복지기금은 임직원의 복지 증진을 위해 조성됐다. 기금은 임직원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지원 및 기타 복리후생 확대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강원도 원주·문막 공장, 전북 익산 공장 등 생산현장의 근로 복지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근로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6월 복지기금 출연식에서 김 부회장은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바로 직원들”이라며 “ESG 복지기금을 시작으로 향후에도 직원들의 복지 증진과 자기계발 지원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찾고 실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약식품 관계자는 “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할 수 있는 여러 제도의 적극적인 시행을 통해 임직원들의 근로 환경 만족도나 업무 능률이 오르는 등의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며 "2021년 말 삼양식품은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
ⓒ삼양식품

◆ 3년 연속 임직원 수 증가…여성임원도 늘어

삼양식품은 매출 증가와 함께 임직원 수를 늘렸다. 최근 4년간 삼양식품 임직원 수는 ▲2018년 1,469명 ▲2019년 1,624명 ▲2020년 1,764명 ▲2021년 1,826명 순으로 늘었다.

특히, 2019년에는 삼양식품에서 신규 여성 임원이 나왔다. 여성 임원은 지난 2020년 2명에서 지난해 4명으로 늘었다. 식품업계가 제품 판매를 위한 현장영업과 제조·생산 등 거친 업종 특성으로 여성임원 선임에 보수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이다.

내부 여성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윤영희 삼양식품 이커머스팀장은 2019년 이커머스팀 수장에 오른데 이어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이사로 승진했다. 1982년생으로 올해 40세의 젊은 임원이다.

영업·관리직 기준의 여성직원 비율도 높아졌다. 지난 2019년 32%에서 1년 새 34%로 확대됐다.

이에 발맞춰 수평적인 사내문화 정착을 위한 제도 운영에 힘을 실고 있다.

삼양식품은 여성들의 근무환경 개선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출산휴가 보장 ▲육아휴직의 자유로운 사용 ▲임신 및 육아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여성 관리자와 여성 임원 육성을 위해 체계적인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며 "여성들이 제약을 받지 않고 마음껏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조직문화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일과 가정생활을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는 조직 문화 정착을 위해 앞으로도 다양하고 심도있는 가족 친화 프로그램을 운영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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