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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기획-'환골탈태' 나선 유통기업] <2> "답습, 버려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디지털 전환' 방점
  • 박은영 기자
  • 승인 2022.02.11 08: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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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유통 대기업이 과거의 수직적 조직체계를 벗고 수평적 조직체계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는 급변하는 트렌드와 시장 환경에 민감한 만큼 유연한 의사결정 체계와 효율적인 업무의 중요성이 높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조직 구성원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한편 개인의 역량이 기업 성과에 기여하도록 유도하고, 나이와 연차가 아닌 실력과 성과 중심의 문화를 구축해가고 있다. 다양한 소통의 기회를 마련해 조직 내부 문제점을 개선하고 새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취지다. SR타임스는 새로운 변화에 대응해 2022년 '환골탈태(換骨奪胎)'에 나선 기업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세계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신세계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오프라인에선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공하고 온라인 시장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올해를 디지털 전환 원년으로 삼고 ‘온·오프 완성형 유니버스’를 형성하겠다는 목표다. 코로나19 이후 고객 일상이 변화한 만큼 디지털 전환과 그에 발맞춘 조직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특히 과거 성공사례를 답습하거나 기존 지식에 의지하지 말아야한다고 강조한다. 과거 오프라인 위주의 신세계를 넘어 본격적으로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해야한다고 피력했다. 이를 위해 외부 인재와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다양성을 수용해야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신세계그룹 거래의 절반은 온라인과 연관된 매출”이라며 “더 이상 과거의 오프라인 신세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디지털시대의 고객을 좀 더 깊이, 좀 더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존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며 “쌓아왔던 노하우, 역량에 대해 더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 즉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 필요한 새로운 인재 확보와 문화·다양성 수용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감과 느낌만으로 사업을 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고객의 소중한 데이터와 경험을 잘 모아서, 우리 의사결정 통찰력의 기준으로 삼아야 하고 이를 갖추기 위해 역량 있는 외부 인재와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이 다양성들을 수용해야한다”고 주문했다.

▲SSG닷컴은 메타버스 기반의 화상회의 플랫폼 ‘개더타운(gather.town)’에 가상 연수원 ‘쓱타운(SSG Town)’을 열고, 이 곳에서 2022년 상반기 신입사원 입문교육을 진행했다. ⓒ신세계그룹

◆ 효율적 조직문화 위해 '직급·복장·근무시간' 다이어트

신세계그룹은 조직문화 변화가 빠른 기업에 속한다. 주 35시간 근무제, 대기업의 자율복장 제도를 선도적으로 시행했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조직체계를 간소화하고 조직 구성원 개개인을 존중하기 위한 제도도입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정 부회장의 자유로운 경영 방침은 '이마트'의 근무제도 변화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5년 1월부터 기존 ▲사원 ▲주임 ▲대리 ▲과장 ▲부장 ▲수석부장 6단계의 직급체계를 4단계로 간소화한 바 있다. ‘밴드제’를 도입해 보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고 있다.

밴드 2단계부터 4단계는 직원 호칭을 모두 ‘파트너’로 통일했다. 단계별로 ▲사원과 대리는 밴드 4단계 ▲대리∼과장 4년차는 밴드 3단계 ▲과장 5년차∼부장 4년차는 밴드 2단계 ▲부장 5년차∼수석부장은 밴드 1단계다.

2018년에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주 35시간 근무제를 시행했다. 당시 이마트에서 시작한 ‘9to5(오전 9시 출근, 오후 5시 퇴근)’ 근무제는 현재 신세계 그룹 전체에 적용되고 있다. 자율복장 제도도 운영 중이다. 장시간 착용이 불편한 정장과 구두 대신 근무복 자율화로 임직원들이 청바지와 티셔츠 등 각자가 원하는 복장으로 출근한다.

가장 최근의 변화는 이마트와 SSG닷컴의 호칭제 폐지다. 이마트와 SSG닷컴은 지난해 9월 직급 호칭제를 폐지하고 사원부터 대표이사까지 모든 임직원을 ‘님’으로 통일했다. 이름 뒤에 과장, 차장 등 직급 대신 ‘님’을 붙여 부르는 방식이다. 이커머스 업계 특성상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창의정인 아이디어 생산이 필요한 만큼 조직을 수평적으로 운영해 다양한 사고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평적 호칭과 자율복장 제도를 도입하고 있고, 이는 상호 존중하는 분위기 속에서 활발한 의사소통과 열린 토론을 통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생산할 수 있는 조직문화 정착을 위한 것”이라며 “호칭, 복장제도 변경은 임직원의 의견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앞으로도 이마트는 임직원 의견을 수렴해 조직문화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 성과·능력 중심 인사…외부 전문가 영입으로 조직 분위기 쇄신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10월 예년보다 빠른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2019년 이후 별도로 발표되던 이마트와 백화점부문 인사가 함께 나왔다. 매년 12월 1일자로 발표했던 인사를 두 달 앞당기면서 다가올 해를 맞아 새 사업 전략에 일찍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주목할 점은 정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의 인사 기조가 확연히 달랐다는 점이다. 이마트 부문은 외부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며 조직 혁신을 이끌어가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정 총괄사장은 총 5개 조직의 수장을 교체해 백화점 부문 신사업 전략 수립에 방점을 뒀다. 백화점 부문에선 신세계 대표이사에 손영식 전 신세계 디에프 대표가 선임됐고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널에는 이길한 대표가, 신세계 까사엔 최문석 대표가 선임됐다.

반면 정 부회장은 대표의 교체는 없었으나 외부 임원을 대거 영입했다. 지난해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선 이후 외부 출신 인사로 신사업 추진에 시너지를 내겠다는 포부다. 이마트 부문은 ▲신세계아이앤씨 ▲신세계프라퍼티 ▲스타벅스 ▲SSG닷컴 등에 브랜드와 디지털 사업 등을 담당하는 외부 임원 약 14명을 영입했다.

신세계는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 대해 "미래 준비, 핵심 경쟁력 강화,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철저한 실력주의, 능력주의 인사를 시행했다"며 "전 사업군에 걸쳐 온라인 시대 준비와 미래 신사업 발굴을 강화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사를 앞당겨 실시함으로써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느슨해지기 쉬운 조직 분위기를 쇄신했다"며 "2022년을 더욱 탄탄하게 준비하기 위한 사업 전략을 위해 조기 인사에 착수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박은영 기자  horang003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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