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유통 대기업이 과거의 수직적 조직체계를 벗고 수평적 조직체계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는 급변하는 트렌드와 시장 환경에 민감한 만큼 유연한 의사결정 체계와 효율적인 업무의 중요성이 높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조직 구성원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한편 개인의 역량이 기업 성과에 기여하도록 유도하고, 나이와 연차가 아닌 실력과 성과 중심의 문화를 구축해가고 있다. 다양한 소통의 기회를 마련해 조직 내부 문제점을 개선하고 새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취지다. SR타임스는 새로운 변화에 대응해 2022년 '환골탈태(換骨奪胎)'에 나선 기업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 ⓒ하이트진로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 ⓒ하이트진로

- 하이트진로 2024년 설립 100주년…올해 제2의 성장 모멘텀 확보 

- 행복한 조직문화가 성과 만들어…일·가정 양립, 업무효율 동시 추구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이 오는 2024년 하이트진로 설립 100주년을 앞둔 가운데 젊은 인재 확보·육성, 수평적 조직문화 형성을 통한 내실경영과 질적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해 대졸 공채 신입사원 선발 당시 “국내 주류시장 선두기업으로서 또 다른 100년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다양한 인재를 채용, 육성해 미래를 준비하고자 한다”며 “젊은 인재들을 통해 치열한 국내 주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 강조했다.

하이트진로는 가족친화적인 기업문화, 조직구성원의 적극성과 자율성을 독려하는 조직문화가 곧 업무로 연결, 시장의 니즈와 공감을 얻는 아이디어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하이트진로는 국내 주류를 대표하는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지난 2년간의 코로나19로 인한 주류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올해 제2의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위기를 넘어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서는 임직원들의 행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98년의 세월을 일궈온 긍정적인 시각과 힘을 바탕으로 올해도 내실경영을 통한 질적 성장을 이루고 임직원들의 역량을 기반으로 포화된 국내 주류시장을 넘어 해외시장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이트진로의 어른이문방구 '두껍상회 서울 강남'이 지난 1월, 9주간 운영 기간 동안 약 8만명의 누적방문객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의 어른이문방구 '두껍상회 서울 강남'이 지난 1월, 9주간 운영 기간 동안 약 8만명의 누적방문객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

◆ MZ세대 공략 위한 세대간 화합…의견 자유롭게 제안하는 조직문화 추구

하이트진로는 조직 내 세대간 화합과 자유로운 소통문화 도입에 힘쓰고 있다. 구성원간의 자유로운 화합이 시장 트렌드를 이끌어 가는 MZ세대(1980~2000년 출생자) 등 젊은 층을 공략하는 아이디어로 이어진다는 구상이다.

먼저 하이트진로는 최근 영업부문 주니어보드제 시행을 앞두고 있다.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개선할 뿐 아니라 구성원의 의견을 자유롭고 효율적으로 개진함으로써 MZ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올해 처음으로 선발된 20여명의 90년대생 영업직원들은 모바일 앱을 이용해 업무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교류할 계획이다. 각자의 업무를 교차체험하는 등 좋은 아이디어를 장소,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교류해 시장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들을 도출해낼 계획이다.

영업부문에서는 대학생 서포터즈를 운영하고, 마케팅 부문에서는 체험형인턴을 정기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청년들에게 업무 경험을 제공해 조직 내 젊은 세대와 화합하고 의견을 교류하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또 하이트진로는 업무개선, 조직문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심사를 통해 채택되면 마일리지를 부여하는 사내 제안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채택된 아이디어는 실질적인 업무에 적용되기도 하며 우수 아이디어 제안자에게는 매년 연말 대표이사 포상이 주어진다.

뿐만 아니라 하이트진로는 유연한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선 사내 소식지를 발행하고 있다. 전국에 위치한 맥주·소주 공장과 영업지점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에 소식을 전해 소속감과 애사심을 고취시키기 위함이다.

▲(왼쪽부터) 하이트, 테라, 참이슬, 진로 제품. ⓒ하이트진로
▲(왼쪽부터) 하이트, 테라, 참이슬, 진로 제품. ⓒ하이트진로

◆ 업무 집중도·효율성 위한 근무제도 도입, 개선 지속

하이트진로는 불필요한 야근을 줄이고 근무시간 내 집중을 통해 업무효율성을 높이고자 2016년 ‘PC-OFF제’를 도입했다. 이는 PC전원을 자동으로 종료하는 시스템으로 임직원이 정시에 퇴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도입 7년차를 맞은 ‘PC-OFF’제는 스마트한 근무문화가 정착과 함께 직원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업무효율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휴대폰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하고 있다. 외근 업무 시에도 효율적인 근무가 가능하고 영업사원들이 물량을 발주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하이트진로는 직원 워라벨(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과 가족친화를 위해 휴가제도도 점진적으로 강화해왔다. 임직원이 업무에만 치중되지 않고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해지는 근로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워라밸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020년 생일휴가를 도입하고 최근에는 직원들의 개인시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반반차 제도를 도입했다. 구성원들의 리프레시를 위해 연차휴가 사용 확대도 이행하고 있다. 매월 휴가 사용 권장안내문을 게시해 계획적이고 올바른 휴가사용 문화를 장려하고 있다.

가족친화제도 시행 노력을 지속한 결과 하이트진로는 2016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일가양득 우수기업 포상을 받았다. 같은 해 하이트진로 마산공장도 가정친화기업으로 인증받은 바 있다. 

임직원들을 위한 심리상담프로그램(EAP)도 운영하고 있다. 스트레스 관리와 재무 설계, 법적 상담 등 임직원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이슈에 대한 종합 컨설팅 서비스로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도 함께 관리하고 있다.

이외 복리후생의 일환으로 ▲경조금 지원 ▲사이버 아카데미 교육 등 자기계발 지원 ▲하계 콘도 지원 등 다양한 제도가 마련돼 있다. 주류회사의 특성에 맞게 경조금과 화환을 지원하고 결혼식 등 행사에 필요한 술도 지원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구성원이 행복해야 기업의 성과도 좋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임직원뿐 아니라 임직원 가족까지 위하는 기업문화를 만들고자 노력해왔다”며 “기존에 운영해오던 근무제도나 복리후생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으며 다양한 컨텐츠를 시도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의견 제안을 받아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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