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유통 대기업이 과거의 수직적 조직체계를 벗고 수평적 조직체계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는 급변하는 트렌드와 시장 환경에 민감한 만큼 유연한 의사결정 체계와 효율적인 업무의 중요성이 높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조직 구성원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한편 개인의 역량이 기업 성과에 기여하도록 유도하고, 나이와 연차가 아닌 실력과 성과 중심의 문화를 구축해가고 있다. 다양한 소통의 기회를 마련해 조직 내부 문제점을 개선하고 새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취지다. SR타임스는 새로운 변화에 대응해 2022년 '환골탈태(換骨奪胎)'에 나선 기업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신동원 농심 회장. ⓒ농심
▲신동원 농심 회장. ⓒ농심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신동원 농심 회장이 '뉴 농심' 만들기를 위해 혁신에 나섰다.

신 회장은 취임 직후 ‘인생을 맛있게, 농심(Lovely Life Lovely Food)’이라는 새 슬로건을 내세우며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신 회장은 부친이자 농심 창업주인 고(故) 신춘호 회장이 별세한 뒤 지난해 7월 회장직에 올랐다.

4일 농심에 따르면 신 회장은 올해 경영지침을 ‘밸류 업(Value up)’으로 정하고 관행적 사고에서 탈피한 경영 체질 개선을 강조했다. 이의 하나로 친환경 포장재를 확대하는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하고 해외사업 확장과 근무·복지제도 개선 등 임직원 조직문화 변화에 힘쓰고 있다.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이 체감하는 가치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하고, 이를 통해 미래 성장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인생을 맛있게, 농심’이라는 새 슬로건에 맞게 고객과 사회와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전사적인 협력체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신 회장은 “고객 가치경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성과에 치중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 중심의 사고방식을 가져야한다”며 “ESG 경영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기대를 충족할 수 있도록 전사가 협력해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고, 이해관계자와 적극 협력하며 ESG 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준비하는 사람에게 미래는 기회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미래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보다 실질적인 방향으로 미래를 준비해 농심의 내일을 알차게 채워가자”고 독려했다.

▲신동원 농심 회장(맨 왼쪽)이 미국 제2공장 생산설비를 살펴보고 있다. ⓒ농심
▲신동원 농심 회장(맨 왼쪽)이 미국 제2공장 생산설비를 살펴보고 있다. ⓒ농심

◆ 양성평등 기업문화 이끌어…임신 직원 탄력근무제 운영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정직원(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5,101명 중 2,926명이 여성직원으로 그 비율은 57.3%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가 지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15개 업종별 상위 10위에 포함되는 총 150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2020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50개 대기업의 전체 직원 수는 83만1,096명이었고, 이 중 여성은 19만9,672명으로 전체의 24.0%다. 농심의 여성 직원 비율은 유통업 평균(53.9%)과 비교해도 높다.

농심은 기존에도 양성평등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조직문화 형성에 적극 나서왔다. 지난 2013년 직장 어린이집을 개원하고 임신 직원의 탄력근무제를 도입했다.

농심은 서울 신대방동 일원에 연면적 460㎡, 2층 규모 단독건물을 직장 어린이집으로 운영하고 있다. 푸르니 보육지원재단이 위탁 운영하고 직원의 업무시간을 고려해 평일 아침 7시30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문을 연다.

임신 직원의 탄력근무제는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 업무시간을 줄여주는 제도다.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급여 조정은 없다. 

이와 함께 농심은 다양한 임직원들의 출산과 육아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

▲농심 기업 슬로건 '인생을 맛있게, 농심' 디자인. ⓒ농심
▲농심 기업 슬로건 '인생을 맛있게, 농심' 디자인. ⓒ농심

◆ 즐거운 일터 등 3가지 복지시스템 갖춰 

농심의 직원 복지시스템은 3가지 가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직원의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고 근무 만족도를 높이는 만큼 생산성, 고객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의미를 담아 ▲즐거운 일터 ▲행복한 가정 ▲안정적인 삶을 중심으로 직원 복지 시스템을 운영한다.   

‘즐거운 일터’는 일터에서 직원들의 만족감을 높이기 위해 무료 사내식당, 피트니스센터, 체육·문화 관련 동호회 활동 지원 등 다양한 복지 인프라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행복한 가정’은 직장 업무와 가정을 돌보는 일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직장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콘도와 하계 휴양소를 이용하도록 했으며, 본사 예식장에서 직원들이 결혼할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한다. 

‘안정적인 삶’ 프로젝트에서는 자녀의 학자금이나 경조사, 종합건강검진, 주택자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임직원의 행복이 고객의 행복이라는 문화를 구축해 농심은 더욱 소비자 친화적인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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