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유통 대기업이 과거의 수직적 조직체계를 벗고 수평적 조직체계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는 급변하는 트렌드와 시장 환경에 민감한 만큼 유연한 의사결정 체계와 효율적인 업무의 중요성이 높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조직 구성원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한편 개인의 역량이 기업 성과에 기여하도록 유도하고, 나이와 연차가 아닌 실력과 성과 중심의 문화를 구축해가고 있다. 다양한 소통의 기회를 마련해 조직 내부 문제점을 개선하고 새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취지다. SR타임스는 새로운 변화에 대응해 2022년 '환골탈태(換骨奪胎)'에 나선 기업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백복인 KT&G 사장. ⓒKT&G
▲백복인 KT&G 사장. ⓒKT&G

- 백 사장, MZ세대와 '소통 경영' 강화

- 올해 민영화 20주년…체질 개선 지속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올해 민영화 20주년을 맞는 KT&G(옛 한국담배인삼공사)는 ‘젊은 DNA’를 장착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KT&G는 지속적으로 체질 개선과 젊고 수평적 조직문화 형성에 나서고 있다.

그 중심에는 8년째 KT&G를 이끌고 있는 백복인 사장이 있다. 백 사장은 2015년 취임 첫해부터 ‘소통경영’을 강조하며 2030세대와 조직문화 개선 방향,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전략 등을 논의하고 있다.

백 사장은 "회사의 미래를 이끌어 갈 MZ세대(1980~2000년 출생자) 직원들이 나서 조직의 비전과 기업문화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은 큰 의미가 있는 활동"이라며 "새로운 관점의 제안들은 KT&G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아이디어 뱅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면밀한 검토를 거쳐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상주니어보드’ 1기 구성원들과 백복인 KT&G 사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KT&G
▲‘상상주니어보드’ 1기 구성원들과 백복인 KT&G 사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KT&G

◆ 백 사장, MZ세대 직원과 하의상달식 소통

백 사장은 취임 당시 사업·기업문화 등 분야에서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이를 경영활동에 반영하기 위해 ‘상상실현위원회’를 만들었다. 이는 2030세대로 구성된 사내 소통 채널로 수평적인 조직문화 형성을 위해 구성됐다.

상상실현위원회는 6기까지 활동하며 ▲기업문화 개선 ▲업무 프로세스 혁신 ▲신사업 아이템 발굴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백 사장과의 정기간담회를 통해서는 활동기간 떠오른 아이디어를 하의상달(下意上達) 방식으로 소통했다. 

상상실현위원회 활동의 대표적인 결과로 ‘가화만사(社)성’ 프로그램이 기획됐다는 게 KT&G 측의 설명이다. 이는 ‘가족친화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도입된 프로그램이다.

현재는 상상실현위원회를 모태로 ‘상상주니어보드’가 활동하고 있다. KT&G는 지난해 젊은 직원들의 의견을 경영활동에 적극 반영하고 포스트 코로나 등 시대 변화의 흐름을 읽기 위해 MZ세대 직원들이 주축인 ‘상상주니어보드’를 출범시켰다. 직원들이 경영진에 경영 전략 직접 제안 및 조직문화 개선방향을 제시하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상상주니어보드는 ▲영업 지사점 공용 전기차 충전소 활용 ▲담뱃갑 그린 패키지 도입 ▲크라우드펀딩 활성화 ▲임직원 소통채널 활성화 등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30세대 직원 10명으로 구성된 KT&G 차세대 리더 협의체 ‘상상주니어보드’는 지난달 21일 서울 성수동 소재 ‘KT&G 상상플래닛’에서 백 사장과 회사의 중장기 ESG 전략과 세대 간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조직문화 조성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8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해단식도 함께 진행됐다. 

본사‧영업‧제조‧연구개발(R&D) 등 각 분야에서 선발된 ‘상상주니어보드’ 1기는 ▲유연근무 활성화 ▲구성원 정서 지원 강화 ▲이상적인 리더십 제시 등의 활동을 통해 조직문화 개선에 필요 의견을 더했다. 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고 회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ESG 전략과 신사업 등에 대한 아이디어도 탐색했다.

아이디어의 세부 내용은 ▲영업 지사점 공용 전기차 충전소 활용 ▲담뱃갑 그린 패키지 도입 ▲크라우드펀딩 활성화 ▲임직원 소통채널 활성화 등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ESG 전략이 주를 이뤘다. 이는 모두 백 사장에 직접 보고됐다.

KT&G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새로운 가치 창출 ▲ESG 경영 ▲신사업 등 지속가능경영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회사 중장기 사업방향 논의가 바텀 업(Bottom-up)으로 이뤄짐으로써 MZ세대가 조직 비전·방향성에 대해 직접 의견 개진할 수 있도록 소통이 활성화·수평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G가 임직원 자녀 초중고 입학 축하선물을 전달했다. ⓒKT&G
▲KT&G가 임직원 자녀 초중고 입학 축하선물을 전달했다. ⓒKT&G

◆ 워라밸 실현…"가족친화 기업 거듭날 것"

KT&G 복지제도의 경우 임직원과 그들의 가족까지 아우르고 있다. KT&G는 임직원의 워라밸 보장을 위해 5년에 한 번 씩 '리프레시 휴가' 제도 등 임직원 개인을 위한 복리후생 제도를 운영하는 한편 가정을 위한 제도도 운영 중이다.

법정기준(90일) 이상의 육아휴직 보장이 대표적이다. 출산휴가 후 육아휴직으로 자동 전환되고 자동 육아휴직 제도 운영 및 육아휴직 기간은 최대 2년으로 확대 운영 중이다. 또 직원들의 안정적인 자녀양육 지원과 부서장 승인 없이 연차 사용이 가능한 자유로운 휴가제도 정착에도 나섰다. 

상상실현위원회 아이디어로 시작된 ‘가화만사(社)성’의 경우 회사 대표 가족친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이는 ‘초대·축하·응원’ 테마로 6년째 운영 중이다. KT&G는 올해는 ‘돌봄’ 테마를 추가해 다양한 형태의 가족지원 등 제도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이같이 노력한 결과 KT&G는 2015년과 2020년 여성가족부가 선정한 ‘가족친화 우수기업’에 뽑혔다. 2016년과 2019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수여하는 ‘여가친화기업’ 인증을 획득했다. 고용노동부가 선정하는 ‘워라밸 실천 우수기업’과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에도 각각 지난 2020년, 2021년 이름을 올렸다다.

KT&G 관계자는 "구성원이 행복한 기업이 성과도 좋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임직원뿐만 아니라 임직원 가족까지 위하는 가족친화 제도를 운영해왔다"며 "앞으로도 가족친화경영에 앞장서 직원들의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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