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CJ그룹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CJ그룹

-삼성가 종손 이미지 부각시켜 입지 끌어올리기 차원 전망 나와

[SRT(에스알 타임스) 이정우 기자] 이재현 CJ그룹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소유했던 서울 장충동1가 저택을 196억원에 샀다. 이재현 회장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손이며, 이건희 회장은 이선호 부장의 종조부(할아버지의 형제)다.

재계 일각에서는 경영 승계의 기초 작업의 하나로 이선호 부장을 경영 전면에 내세우기에 앞서 삼성가(家) 종손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무게중심을 실어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장은 지난달 1일 이건희 회장 유족으로부터 장충동1가 건물을 매입했다. 지난해 10월 이건희 회장 별세 후 장충동 주택은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공동 상속받았다. 최근 이건희 회장 유족들은 12조원에 이르는 상속세 마련을 위해 이건희 회장 소유 주택과 유산을 정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부장이 저택을 사들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이 부장이 매입한 집은 대지면적 2033㎡에 연면적 901㎡짜리 한 동이다. 이 집은 이병철 창업주가 살았던 저택과 가까이에 있다. 이건희 회장은 2012년 설원식 전 대한방직 부인인 임희숙씨 소유 단독주택이던 이 건물을 대한자산신탁을 통해 매입했다. 삼성가는 이 회장 와병 중이던 2015년 건물 용도를 사무소·직업훈련소로 변경하고 관리해 왔다.

이 부장이 이 전 회장의 저택을 매입한 것을 두고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재계 일각의 관측이다. 이재현 회장이 이병철 창업주의 정신과 이미지를 계승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만큼 해당 주택은 삼성그룹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장충동에 있는 데다 이병철 창업주의 저택과도 지척에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이병철 창업주의 핵심 경영철학은 ‘사업보국’, ‘인재제일’이며, ‘겸허’가 좌우명이다.

윤덕균 한양대 교수(산업공학)는 “삼성그룹의 모태인 장충동에 있는 주택으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이 부장은 이병철 창업주의 증손자로 범삼성가 장손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긍지와 의무감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이 이병철 창업주의 정신을 이어받아야한다고 교육 차원에서 종종 얘기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이의 연장선상에서 종손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CJ그룹 관계자는 “매입한 사실은 맞다”며 “이외에는 오너 일가 개인과 관련된 일이라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했다.

한편, CJ문화재단은 지난 4월 이건희 회장 유족으로부터 이 회장이 장충동에 소유했던 또다른 저택을 기증받았다. 이 집은 삼성그룹 창업자인 이병철 창업주가 별세하기 전까지 살았던 삼성가의 종가 같은 곳이다. 이재현 회장도 1996년까지 여기 살았다.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남매는 이병철 회장 저택과 50m 거리에 있는 빌라에 살고 있다. 이 회장 자택 맞은 편엔 CJ그룹 싱크탱크인 CJ미래경영연구원이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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