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이호영 기자] 다음달 오픈마켓, 배달앱업계 각각 3위와 2위 이베이코리아와 요기요 인수전에 쏠리는 업계 내외부 관심이 뜨겁다. 개별 시장 상황, 매각·인수기업 여건 등이 다양한 만큼 입찰 참여 기업들 주판알도 바빠지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이커머스업계 3위 이베이코리아와 배달앱업계 2위 요기요 본입찰에 모두 참여하는 유통사는 신세계다. 이외 현재 대형마트업계 2위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도 2개 인수전에 참여한다. 

앞서 지난 13일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는 적격 인수 후보에 신세계 SSG닷컴과  MBK파트너스 포함 5개사를 선정했다. 내달 중순경 본입찰이 예상되고 있다. 이달 중순경으로 예상되던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이 미뤄지면서 다음달 2개 인수전이 진행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요기요 매각은 1차 기한 등이 8월 4일까지로 정해져 있는 만큼 협상에서 인수자들이 유리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요기요 몸값은 최대 2조원, 5000억~1조원대로 폭넓게 거론되고 있다. 

현재 이베이코리아 본입찰 참여 기업은 신세계 이마트와 롯데쇼핑, SK텔레콤, MBK파트너스다. 해당 기업 모두 오픈마켓 이베이코리아를 통해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이커머스 법인 SSG닷컴, 롯데온, 11번가 등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온은 지난해 론칭부터 오픈마켓으로 운영, 입점사를 받았고 SSG닷컴도 최근 오픈마켓을 선언했다. 11번가는 이베이코리아에 이은 거래액 10조원대 이커머스 4위 사업자로서 국내 이커머스업계를 이끌어온 오픈마켓 강자다.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 이베이코리아 인수 참여는 실제 인수보다는 상징성, 인수 참여 의사를 밝히는 데 따른 파장 등에 더 방점이 찍힌 행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상징성에 힘이 실린 행보라는 해석이 나오는 데는 5조원대 높은 매각가 때문이다. 이같은 매각가는 이달 중순경 예정됐던 이베이코리아 본 입찰이 내달로 미뤄진 원인으로도 지적된다. 

업계는 참여는 했지만 롯데와 신세계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 경우 인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 경우 신동빈 회장이 쿠팡 적자를 언급하며 수익을 담보하지 않는 대대적인 투자엔 회의적인 견해를 밝힌 지 오래다. 내후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목표한 기존 롯데온 투자 규모도 3조원대다. 

두 기업만 놓고 본다면 신세계가 가능성이 더 있다는 지적이다. 단지 신세계는 SSG랜더스 창단, 네이버 지분 맞교환 등 그룹 '코로나19' 환경 변화 대응 광폭 행보를 보이면서 투자 여력을 가늠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네이버 협업 등엔 따로 비용이 들지는 않았지만 야구단 창단이라든지 이외 연관 사업 투자에 더해 최근엔 1조원대 요기요 인수전에도 참여하고 이커머스 투자도 지속하면서다. 

롯데와 신세계 모두 이미 중고나라, W컨셉 인수 등 이커머스 투자 보폭을 넓혀 오고 있다. 롯데는 중고나라 지분 투자에 300억원 정도를 썼을 뿐이지만 신세계는 W컨셉 인수에 약 2650억원을 들였다. 최근 신세계는 이마트 가양점, 남양주 부동산 매각으로 7500억원대 현금을 확보하고 나선 상태다. 

SK텔레콤도 이베이코리아 인수보다는 아마존 11번가 지분 인수를 통한 협업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번 입찰 참여는 실제 인수보다는 거래액 10조원대 국내 이커머스업계 4위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치열한 경쟁, 재편이 지속되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에 업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는 신호를 보내기 위한 행보로 업계는 보고 있다. 유통 대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는 시장 기싸움에 밀리지 않으려는 움직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 이베이코리아 인수 가능성이 높은 곳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다. 가치 있다고 판단되면 자본은 없어도 과거 홈플러스처럼 이베이코리아 자산이나 향후 현금 흐름을 담보로 돈을 빌려 '레버리지 바이 아웃(LBO)' 방식으로 인수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것이다. 2015년 홈플러스 인수 당시에도 매각가 7조 2000억원이었지만 자체 조달 자본 2조 2000억원 이외 5조원은 홈플러스 자산을 담보로 빚을 낸 것이다. 

현재 이들 매각 기업은 시장 가능성만 놓고 보면 빚을 내서라도 인수할 만큼 매력적일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최근 들어 실적 성장세가 주춤했을 뿐이지 국내에서 15년 연속 흑자를 내는 유일한 이커머스 기업일 정도로 알짜 기업이다. 

요기요도 최근 쿠팡이츠 성장세(점유율 20%)에 밀려 점유율이 지난해 1월 39%에서 올해 2월 27%로 12% 포인트 하락했지만 지난해 매출 3530억원, 상각 전 영업억(EBITDA) 47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1위 배달의 민족이 매출 1조 995억원을 내면서도 영업손실 112억원 낸 것을 감안하면 효율적인 흑자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또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기준 161조원이다. 전년 대비 약 20%(19.7%) 늘어난 것이다. 5년 내 국내 해당 시장 규모는 270조원까지 성장을 예견하고 있다. 

MBK뿐만 아니라 신세계까지 관심을 드러낸 국내 배달앱 시장도 지난해 기준 15조원 수준이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국내 성장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는 반면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1시간 내 소량 배달 '퀵커머스' 글로벌 시장 성장 전망은 2030년까지 4480억 유로 한화 약 600조원 가량이다.  

최근 이커머스 시장에 세간의 예상을 뛰어넘어 대응해온 신세계이지만 실제 투자금액은 수조원대가 아닌 몇 천억원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베이코리아 실제 인수 가능성은 커보이지 않는다. 

눈앞의 입찰만 놓고 본다면 5조원을 들여 시장 점유율 확장(현재 SSG닷컴 거래액 3조 9000억원 수준)과 함께 오픈마켓 시너지를 낼 것이냐, 5000억~1조원을 들여 배달앱 시장 2위 사업자로 나설 것이냐인데 인수 금액 차이가 너무 크다. 

요기요는 편의점업계만 보더라도 GS25·CU·세븐일레븐·미니스톱, 신세계 자체 계열사 이마트24까지 손을 잡고 있다. 인수하면 이들 4만여 편의점 가맹점주와의 접촉 지점도 생긴다. 당장 스타벅스도 지난해 11월부터 배달 대행 스타트업 바로고와 손잡고 앱 기반 배달 서비스를 개시했다. 

다만 요기요 인수는 음식점에 최저가 강요한 혐의 검찰 기소, 1700여 라이더와 고용 규제 강화 등이 부정적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금까지 쿠팡과 최저가 전면전을 지속해오고 있는 이마트에 이어 쿠팡이츠 추격을 가시화하는 것도 신세계엔 부담이 될 수 있다. 업계 2, 3위가 바뀔 수도 있는 상황에서 실익이 크지 않을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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