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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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에스알 타임스) 이호영 기자] 12일 나영호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장이 롯데온 수장으로서 첫 출근, 공식 업무를 시작한 가운데 양적으로 질적으로 숨가쁘게 재편되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향후 나 부사장 역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힘 받은 이커머스 시장을 두고 3월 쿠팡 뉴욕증시 상장과 맞물려 네이버와의 동맹, 이달 최저가전까지 반쿠팡 전선을 형성하며 신경전을 가시화한 신세계, 쿠팡 경쟁구도에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등 인수로 파란을 일으킬지가 관심이다. 

최근까지 온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요동치고 있다. 쿠팡 뉴욕증시 상장뿐만 아니라 11번가를 통한 미국 아마존 국내 우회 진출 예고, 진행 중인 이베이코리아 매각에 이르기까지 업계 합종연횡은 국경을 뛰어넘고 세간의 예상치를 훨씬 웃돌면서다. 

이달 초부터 온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최저가 전쟁을 재개했다. 지난 2일 쿠팡이 한정 기간이긴 하지만 '로켓배송' 상품인 경우 가격 상관없이 하나만 주문해도 무료배송을 적용, 최저가 실현에 나서면서다.

이같은 쿠팡 무료배송 선언 일주일만에 이마트는 모바일 앱에 기반한 최저가 보상 적립제 시행을 가시화한 것이다. 롯데마트몰, 홈플러스몰 등 경쟁 마트업계 온라인몰과 함께 2016년처럼 콕 집어 쿠팡을 겨냥했다. 가공·생활 용품 인기 상품 500개를 선정, 이마트 앱을 통한 자동 비교로 대상 당일 오전 9~12시 온라인몰보다 비싸면 차액 'e머니'로 보상해주는 것이다. 

잇따라 티몬이나 마켓컬리 등도 100원 딜 등을 강화하고 나섰다. 티몬은 '웰컴 티몬' 프로모션을 통해 최대 30% 할인 쿠폰, 100원 특가 상품으로 신규 고객 잡기에 나섰다. 

마켓컬리도 인기 제품을 100원에 구입할 수 있는 100원딜과 함께 12일부터는 '컬리 장바구니 필수템' 전용관을 운영하고 채소와 과일, 수산, 정육, 유제품, 쌀 등 60여가지 식품을 1년 내내 가장 낮은 가격 판매에 돌입했다. 이같은 정책은 상반기 내 식품뿐만 아니라 롤 휴지와 미용 티슈 등 리빙 상품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쿠팡 상장 이후 연내 상장 계획을 밝힌 마켓컬리 역시 3월 신선식품 김포 온라인 물류센터 오픈과 함께 새벽배송 확대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쿠팡이 상장 후 로켓배송 무료배송으로 오랜만에 재점화한 최저가 경쟁과 맞물려 국내 이커머스시장에 대해 업계는 "이같은 경쟁 구도야말로 쿠팡이 시장 일등은 몰라도 미국 아마존을 모델로 목표로 삼고 달려온 시장 승자독식 현실화가 어려운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엔 이마트나 티몬, 마켓컬리 등 온오프라인 유통업계 사업자들뿐만 아니라 무신사, 지그재그, W컨셉(SSG닷컴 인수) 등 패션 등 다양한 영역 사업자들이 포진해 있다"고 했다. 또 "이들도 자체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라며 "대체 서비스가 많다. 독식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했다. 기존 11번가, 이베이코리아 등 전체 이커머스 강자들 비중은 약 30% 선에 그치고 있다.  

이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커머스업계는 더 이상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모바일 위주 시장에서는 이같은 최저가 전쟁마저 의미가 퇴색하는 시점이 곧 올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바로 가격 비교, 속도에 열광하는 20~30대가 이미 나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문제는 MZ세대 포섭, 이커머스 미래와도 맞물려 있다. 무엇보다 이에 대한 철저한 고민과 대처야말로 업계 생존을 가르리란 지적이다. 이들 MZ세대는 현재의 20~30대처럼 가격 비교나 배송 속도에 목 매지 않는다. 

업계는 "현재 이커머스업계 최대 난제는 10대~20대 초반, MZ세대"라며 "어떤 서비스로 이들 관심을 끌고, 오게 만드느냐가 향후 생존 관건"이라고 했다. 

이어 "이들은 이커머스 유입이 잘 안 되는 세대"라며 "이들 세대는 살 물건을 얼마인지 가격 비교하며 고르는 게 아니라 자신이 꽂힌 하나의 상품이 있는 몰에 들어가 자신과 관심이 같은 사람들 의견을 듣고 구매를 결정한다"고 했다. 

또 "로켓배송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강조해봤자 현재 10대는 그 가치를 이해 못한다"며 "이같이 물건을 사는 경험 자체를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다시 말해 이미 유통업계 상당한 비중까지 치고 올라온 온라인·모바일 시장만 놓고본다면 쿠팡 로켓배송이 촉발한 배송전, 업계 온라인 최저가전이 의미 있는 기간은 길어봐야 5년이라는 것이다. 

바로 가격이나 속도에 더 이상 가치를 두지 않고 반응하지 않는 이들 MZ세대가 20대 초반 경제력을 갖고 돈을 쓰기 시작하는 시점까지 대략 5년 남았다는 점에서다. 

업계는 "이같은 MZ세대 성향 등은 이커머스업계 한계이자 동시에 이는 오프라인 유통업계 기회가 되는 지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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