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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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반포 15차 입찰보증금 500억 납부로 수주 의지

- 올초 신탁사와 업무협약, 조직 정비 등으로 채비 갖춰

- 삼성물산, "신반포15차 상징성 있는 단지, 수주에 집중할 것"

[SR(에스알)타임스 김경종 기자] 서울 신반포 15차 재건축 수주를 위해 보증금을 납부하면서 재건축 정비사업에 5년 만에 복귀한 삼성물산을 두고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 삼성물산은 1, 2위를 다투는 아파트 '래미안' 브랜드를 앞세워 강남 일대 정비시장에서 다수 단지를 세운 바 있다. 하지만 '클린 수주'를 내세우면서 한동안 정비사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전을 계기로 삼성물산의 정비시장 공략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 재건축' 입찰보증금 500억 원을 납부했다. 이날로 예정된 입찰 마감일까지 보증금을 낸 곳은 삼성물산 외에 대림산업과 호반건설로, 신반포15차 재건축 수주전은 3파전 양상으로 치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은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아파트를 지하4층~지상 35층 6개동, 641가구로 짓는 프로젝트로 공사비는 2,400억 원 규모다.

그동안 삼성물산은 준법 경영을 내세우며 과열 경쟁으로 인한 불법 여지가 발생하기 쉬운 정비사업과는 거리를 뒀다. 삼성물산의 정비사업 수주전 참여는 지난 2015년 서초동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마지막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삼성물산의 분위기가 다소 바뀌었다.

지난 2월 삼성물산은 한국토지신탁과 '주택정비사업과 일반 개발사업에 대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신탁방식은 기존 조합이 주도하는 정비사업과는 달리 전문성과 자금을 보유한 신탁회사가 사업대행자로 나서 업무를 추진하는 형태다. 신탁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면 일정 단축, 사업비 절감, 투명한 집행 등 장점이 있다. 

조합 비리나 분담금 갈등으로 인한 분쟁에서 벗어날 수 있기에 준법 경영을 내세우는 경영 이념과 맞아떨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한 서울시에서도 정비사업 모니터링과 함께 입찰 전 단계에 변호사, 건축기술자 등 전문가를 파견하는 공공지원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시공자 입찰과정의 전문성과 투명성·공정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삼성물산으로서는 정비시장에 뛰어들기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고 볼 여지가 있는 것이다.

올해 초에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건축 부문과 토목 부문으로 나눠져 있던 조직을 하나로 합쳤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요즘 프로젝트들은 복합화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인프라 따로, 건축 따로 하는 것보다 건축과 토목을 합쳐 '수행'에 좀 더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수주잔고 지속 감소…반포동 일대 래미안 브랜드 타운 노리나

삼성물산이 정비시장에 자취를 감추면서 실적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매출액은 지난 2018년 12조1,190억 원에서 2019년 11조6,520억 원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7,730억 원에서 5,400억 원으로 급감했다.

수주 잔고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수주잔고는 2017년 29조9,800억 원에서 2019년 26조6,400억 원으로 3조 원 이상 줄었다. 수주잔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빌딩(주택부분 포함) 잔고는 2017년 17조1,210억 원에서 2019년 13조7,770억 원으로 내려앉았다.

삼성물산으로서도 일감 확보에 나서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하지만 신반포15차 재건축은 강남이라는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규모가 작아 삼성물산이 진입하기에는 의외라는 평가가 나왔다. 공사비도 3.3㎡당 480만 원 정도로 인근 단지 공사비가 500만 원을 넘는 것과 비교하면 수익성 문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비사업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신반포15차에 들어간건 의외"라면서 "이미 철거가 완료돼 있기 때문에 시공사가 이전 단계에 대한 부담은 없다. 여러 비용을 생각하면 공사비가 낮은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수주전에서 사회적으로 큰 무리가 발생할 현장이 아니라면 계속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도 "규모가 크진 않지만 주변 일대에 래미안을 많이 공급했기 때문에 상징성이 있는 단지다"며 "반포1단지3주구와 마찬가지로 수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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