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인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주요 금융지주와 자회사 CEO들의 경영 능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의 거취는 명암이 갈릴 것이 분명하다. SR타임스는 금융권 주요 경영진의 리더십을 면밀히 점검하고, 연말 인사를 앞둔 전략과 향후 경영 방향을 분석한다. <편집자주>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 ⓒBNK캐피탈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 ⓒBNK캐피탈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는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며 어려운 영업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익과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그러나 여전히 이어지는 건전성 저하는 부담이다.

◆부실 정리·리테일 강화로 체질 개선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는 2023년 4월 취임했다. 그는 임기 동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을 정리하면서 수익성 중심의 영업을 확대해 BNK캐피탈의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BNK캐피탈은 2021년까지 부동산 금융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영업자산을 늘렸지만, 2022년부터는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장기화된 부동산 경기 침체와 높은 금리 영향으로 부동산 PF 신규 취급이 줄어들면서 회사는 개인 대상 대출 자산인 리테일 부문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가는 전략을 택했다.

지난해와 올해는 자동차금융과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자산 규모를 키웠으며, 기업금융 부문은 우량 사업장 위주로 선별 취급하고 부실 자산은 재구조화하는 ‘관리형 운영’ 기조를 유지했다.

그 결과 회사는 올해 9월 처음으로 총자산 10조원대에 진입했다. 9월 말 기준 BNK캐피탈의 총자산은 10조4,650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4,948억원) 대비 10.21% 증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 자산 구성을 자동차금융 39%, 소비자금융 32%, 기업·투자금융 23%, 할부리스·렌탈 6% 등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포트폴리오 운영에 힘입어 BNK캐피탈은 202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평균 총자산이익률(ROA) 1.4%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097억원으로 전년 동기 1,043억원 대비 5.17% 증가했다.

개인신용대출과 부동산 PF대출 중심으로 악화됐던 건전성도 적극적인 부실 정리를 통해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 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3.95%, 3.34%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26%포인트, 0.15%포인트 올랐지만 6월 말과 비교하면 NPL 비율은 0.09%포인트, 연체율은 0.7%포인트 하락하며 회복 흐름을 나타냈다.

◆연말 임기 만료 앞두고 자회사 CEO 교체 논의 시작

김성주 대표는 취임 당시 맡았던 핵심 과제들을 차근차근 성과로 이어가고 있지만 향후 빈대인 회장의 연임 결정이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BNK캐피탈은 2010년 출범한 이후 김성주 대표를 포함해 지금까지 네 명의 대표가 회사를 이끌어왔다.

초대 대표인 이상춘 전 대표는 외부에서 영입된 롯데캐피탈 출신으로 2010년 설립부터 2016년까지 6년간 회사를 이끌었지만 KT ENS 사기대출 사건에 연루되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김일수 BNK금융지주 부사장이 후임으로 임명되었으나 BNK금융지주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되어 1년 만에 사임했다. 그 뒤를 이은 이두호 전 대표는 재임 당시 안정적인 수익을 내며 BNK금융지주 비은행 부문에 이바지하는 등 2017년부터 2023년까지 회사를 이끈 후 빈대인 체제 출범과 함께 물러났다.

BNK캐피탈의 역대 대표들이 대체로 약 6년의 임기를 채워온 점을 고려하면 김성주 대표 역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부에서도 김 대표 취임 이후 부동산 PF 부실이 상당 부분 정리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 대표는 회사 체질 개선과 부실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동시에 BNK그룹의 핵심 과제인 해외 사업 확대에서도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뤘다. 실제로 BNK캐피탈의 카자흐스탄 법인은 지난 6월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은행업 전환 본인가를 획득했다. 이는 해외 소액금융시장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가 현지에서 은행업 인가를 받은 첫 사례다.

김 대표의 연임에 가장 중요한 변수는 빈대인 회장의 거취다. BNK금융지주 회장직에 변화가 생긴다면 쇄신 인사 차원에서 교체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앞서 BNK금융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6일 최고경영자 1차 후보군(롱리스트) 7명을 선정했다. 

앞으로 임추위는 BNK금융 최고경영자 1차 후보군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 평가, 외부 전문가 면접 등을 통해 2차 후보군(숏리스트)을 선정하고 심층 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자를 추천할 예정이다.

BNK금융 ‘자회사 CEO 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6개 자회사 대표 선임 절차에 본격적으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 임기가 12월 31일 부로 종료되는 만큼 가까운 시일 내에 차기 최고경영자(CEO) 인선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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