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경구 "아무개는 변 감독이 창조해 그냥 던져놓은 듯한 캐릭터"
변성현 감독 "배우로서 형님으로서 설경구 좋아해 연속 캐스팅"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인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의 기자회견이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변성현 감독을 비롯해 설경구, 홍경, 야마다 타카유키 배우가 참석했다. 아울러 박가언 수석 프로그래머가 모더레이터로 나서 진행을 맡았다.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는 1970년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린 영화다.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몰입도 높은 스토리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 유니크한 연출이 특징이다.
변성현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이번 작품에서는 설경구, 홍경, 류승범부터 야마다 타카유키, 시이나 깃페이, 김성오, 카사마츠 쇼, 야마모토 나이루 등 한일 배우들이 사상 초유의 작전 속에서 각자의 목표를 쫓는 숨막히는 연기 대결을 펼친다.

1970년 '일본항공 351편 공중 납치 사건(요도호 사건)' 실화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이번 작품과 관련해 변성현 감독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인데 제목의 뉴스라는 것은 결괏값이다. 이 결괏값에 대한 사실을 해치지 않는 과정 안에서 창작했다"고 설명했다.
극 중 타카모리 아사오·치바 데츠야 작가의 만화 '내일의 죠' 컷이 활용되는 연출과 관련해 "출판사와 작가님에게 사용 허락을 부탁하는 손편지를 썼다. 처음에는 난항을 겪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제 연출 의도를 알아봐 주신 작가님께서 허락해 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 감독은 "영화에서는 '내일의 죠'가 필연적으로 꼭 필요했다. 원래 적군파의 정체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작품이다.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만화이자 애니메이션이다. 작가님께 존경을 담아 편지를 쓴 것이 다행히 통해서 영화에 사용할 수 있었다"고 제작 비하인드를 밝혔다.
제4의 벽을 넘어서는 연출에 대해선 "관객들에게 몰입감을 준다기보다는 거리감을 주는 연출이다. 이 소동에 관객들이 참여하지 않고 지켜봐줬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명언 사용과 관련해서는 "영화 오프닝에 명언이 나오기도 하는데 저는 그런 말이 사실은 없을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정체불명의 해결사 아무개 역의 설경구는 "70년대 한국과 일본이 관련되어 발생한 이 사건에서 제 캐릭터는 감독님이 창조해서 그냥 던져놓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대본을 읽어 보니 다른 대사들과는 섞이지 않았다. 감독님께 물어보니 섞이지 말아달라고 했다. 그렇다고 완전히 안 섞이는 것은 아니고 개입도 했다가 또 빠져나와서 객관적으로 보기도 한다"며 "카메라 렌즈를 보면서 어떻게 보면 연극적인 부분도 굉장히 있었다. 좀 과장된 연기도 했다. 비정상과 정상을 왔다갔다해야했다. 정상으로 돌아오는 찰나를 살짝 보여줬으면 싶었는데 제가 정할 수는 없었다. 짧게 나오는 배우들도 포인트를 정확하게 계산해 연출했기 때문에 제가 섣불리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라 계속 논의하면서 만들어 나갔다"고 연기에 중점을 지점에 대해 설명했다.

얼떨결에 중대한 임무를 맡은 엘리트 공군 중위 서고명 역의 홍경은 "그 상황에 놓여 있었던 중대한 인물이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되 많은 부분들이 감독님이 재구성하고 상상력으로 풀어낸 픽션이다. 감독님이 써놓으신 서고명을 어떻게 풀어가 볼까 노력했다"고 전했다.
사건 해결을 위해 한국으로 급파된 일본 운수정무차관 신이치 역의 야마다 타카유키는 " 제가 연기했던 인물이 실존했던 인물이기 때문에 촬영 전에 나름대로 조사를 해봤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많은 의견을 나눈 결과 사실적인 모습에 다가가기보다는 감독님께서 창작하신 작중 캐릭터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변성현 감독은 "단순히 재미를 주는 것 뿐만 아니라 날카로움이 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70년대 벌어진 사건이지만 현시대에서도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연출에 신경 쓴 지점에 대해서도 전했다.
설경구는 "변성현 감독과는 네 번쩨 연속으로 작품을 했다. 부담스럽기도 하고 스타일 때문에 출연을 고민했다. 그런데 이후에 이런 스타일에 대해 재미를 많이 느꼈다. 스케일이 큰 영화이고 다른 스타일로 저를 변화시키려고 애써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변성현 감독은 설경구 배우를 계속 작품에 캐스팅하는 이유에 대해 "그냥 제가 설경구 선배님을 좋아한다. 배우로서 형님으로서 선배님으로 그냥 다 좋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변 감독은 홍경의 일본어 습득 과정과 관련해서는 "보통 배우들은 외국어 대사가 입에 붙게 하려고 그냥 외운다. 하지만 홍경 배우는 히라가나부터 시작해 일본어를 처음부터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상대 배우들의 이야기까지 느끼고 싶어하는 열정에 놀랐다"고 칭찬했다.
변 감독은 "일본 관객들이 봤을 때도 제가 한국 영화에 나와서 좀 어색해 보이지 않기를 바랐다. 대사가 더 자연스럽냐 혹은 이 상황에서 좀 더 좋은 대사가 있냐고 일본 배우들에게 물어보고 의지하면서 작업했다"며 일본 배우들과의 작업 소감을 밝혔다.

이번 영화는 야마다 타카유키의 첫 한국 영화 출연작이다. 그는 "저뿐만이 아니라 많은 일본 배우들이 대사에 관해서는 이런 마음을 전하고 싶을 때는 이런 표현이 좋지 않을까라는 의견 교환을 하면서 진행한다"며 "언어는 문화이기도 하다. 직역을 하면 표현이 그대로 전달되지 않는 어려움이 있다. 이번에 여러 가지를 해보면서 많은 의미에서 배울 기회가 됐다. 앞으로도 여러 나라와 공동으로 작업할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해보자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야마다 타카유키는 "영화에서 다룬 이야기를 솔직히 잘 몰랐는데 이렇게 접하고 알게 돼 좋았다. 역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 기쁘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주최측에서 날카로운 질문이 나올수도 있다고 했었는데 너무 상냥하고 부드러운 질문을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끝으로 홍경은 "이 영화가 품고 있는 것이 많다. 코미디에도 여러 장르가 있는데 여러 가지 포맷들을 지나다 마지막에 뒤통수를 때리기도 하고, 위안을 줄 수 있는 얘기들도 담겨 있다. 그런 점을 잘 즐겨 주셨으면 한다"고 관전 포인트를 전하며 기자간담회를 마무리했다.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는 오는 10월 17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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