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19일 월드 프리미어 상영되는 영화 '프로텍터'의 기자간담회가 지난 1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주연인 밀라 요보비치와 연출을 맡은 애드리언 그런버그 감독이 참석해 이번 영화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프로텍터'는 특수부대 출신 인간병기 니키가 납치된 딸 클로이를 72시간 안에 구하기 위해 인신매매 조직 등과 맞서 싸우는 액션 스릴러다. '나르코스', '람보: 라스트 워'의 애드리언 그런버그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제5원소',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밀라 요보비치는 딸을 구하기 위해 범죄 조직과 사투를 벌이는 니키로 분했다.
특히 '프로텍터'는 한국 제작사가 각본부터 캐스팅, 제작, 배급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한 첫 할리우드 프로젝트 영화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품이다. 한국 제작사인 아낙시온 스튜디오와 블러썸 스튜디오가 공동 기획 및 제작에 참여했으며, 올바른 컴퍼니가 투자제작에 나섰다.

밀라 요보비치는 8년 만의 한국 방문 소감에 대해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로 처음으로 남편과 함께 한국에 왔었는데 서울을 돌아다니다 정말 구석진 장소에서 파이 집을 발견했다. 그곳에서 저를 알아보시고 계속 파이를 주셨는데 너무 좋았던 경험을 했다. 이번에도 다시 한번 가고 싶지만, 시간상 좀 힘들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개막식에 참석해서 영광이었고 '프로텍터'는 한국 프리미어 상영작이다. 아직도 계속 편집 중인 영화다. 이 영화는 저도 감독님도 굉장히 노력하고 공들여 만든 작품인데 부산국제영화제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서 인터뷰를 하면서 심도 있는 질문들을 많이 받았다. 생각을 많이 하고 질문하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진정성 있는 답변을 하게 됐다. 30년 넘게 액션 영화를 찍었는데 기자분들이 하는 일도 하나의 예술 형태라고 보며 서로가 공생하는 관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애드리언 그런버그 감독은 "한국 그리고 부산에 처음 와봤다. 멕시코에서 한국으로 오면서 아내와 중요하게 이야기했던 목표가 부산에서 출발하는 기차는 꼭 타보자는 것이었다. 제가 영화 '부산행'을 제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밀라 요보비치는 이번 작품에 대해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시적이고 아름다운 글이었다"며 “한 엄마가 딸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라는 핵심을 감독, 작가와 함께 집중해 다듬어 나갔다”고 말했다.
또한, 세 딸의 어머니로서 작품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는 밀라 요보비치는 "제 딸 중 한 명이 극 중 아이와 같은 또래라서 더욱 마음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며 "한국과 미국을 넘어 전 세계 관객들에게 공감받을 수 있는 작품이 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그녀는 촬영 과정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밀라 요보비치는 "주 6일 촬영했다. 야간 촬영이 이어지며 체중이 10kg이나 줄었다"며 "49세 액션 배우로서 감정적·육체적으로 절대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밀라 요보비치는 "심리적 부담이 컸지만, 감독과 지속적인 대화 속에서 캐릭터를 발전시키고 대사와 액션을 재구성하며 협업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녀는 "이번 작품이 불편할 수도 있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우아하고 존중하는 태도로 표현했다"며 "그만큼 진정성을 담아낸 작품이고, 관객들이 공감해 준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밀라 요보비치는 개인적인 일상과 콘텐츠 소비 습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녀는 "아이들이 셋이라 TV에서 만화 이외의 콘텐츠를 볼 일이 거의 없다"며 "특히 다섯 살난 딸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좋아해서 늘 그것만 듣는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오징어 게임'을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로 꼽는다. '오징어 게임'은 아이들이 모두 잠든 뒤에 몰래 시청했을 정도로 인상 깊었고, 시즌2를 먼저 보고 다시 시즌1을 찾아볼 만큼 매료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이병헌 배우와 만난 것을 언급하며 "정말 뛰어난 배우라고 생각한다. 직접 만나게 되어 무척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밀라 요보비치는 이번 역할을 준비하는 과정에 대해 "캐릭터에 대해 많은 조사를 했다. 니키라는 인물이 인간병기가 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을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니키는 원치 않는 상황에 휘말리며, 특별한 이유로 숨은 영웅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폭력적으로 쓸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된다"며 캐릭터의 복합적인 면모를 강조했다.
밀라 요보비치는 작품이 다루는 사회적 맥락에 대해 "미국에서는 조직범죄와 폭력이 여전히 심각한 문제이며, 여성들이 납치돼 수십 년간 지하에 갇혀 지내는 사건도 종종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신매매 역시 오랫동안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채 존재해왔지만, 불편한 주제이다 보니 영화로 다루려는 시도가 적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번 작품의 의미를 강조하며 "상업적인 성공보다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문제와 사람들이 느끼는 진짜 감정을 전달하고 싶었다"며 "불편한 주제를 액션이라는 장르적 재미와 결합해 많은 관객이 공감하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랐다"고 덧붙였다.
밀라 요보비치는 "이 영화는 일종의 여성 버전 '테이큰'이라 볼 수 있다"며 “그동안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액션 영화는 많지 않았다. 할리우드 액션은 대체로 남성 중심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이번 작품을 선택한 것도 단순히 제 도전뿐 아니라, 다른 여배우들에게도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밀라 요보비치 주연 액션 스릴러 '프로텍터'는 빠른 국내 정식 개봉을 목표로 후반작업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