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성' 크리에이터스 토크에 참석한 정서경 작가. ⓒ심우진 기자
▲'북극성' 크리에이터스 토크에 참석한 정서경 작가. ⓒ심우진 기자

김희원 감독 "달파란, 정재일 음악감독 참여…죽어도 여한 없어"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이 20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크리에이터스 토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김희원, 허명행 감독과 정서경 작가, 캐롤 초이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총괄 등이 참석했다.

'북극성'은 유엔대사로서 국제적 명성을 쌓아온 문주(전지현)가 대통령 후보 피격 사건의 배후를 쫓는 가운데, 그를 지켜야만 하는 국적불명의 특수요원 산호(강동원)와 함께 한반도를 위협하는 거대한 진실과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아 총 9화로 구성된 시리즈 물이다.

캐롤 초이는 "몇 주 전에 LA에서 글로벌 마케팅 팀원들과 '북극성' 메인 예고편을 봤는데 정말 각국의 동료분들이 흥분과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2021년말 아태지역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한 이래 한국 작품들은 어마어마한 사랑을 받았다. 글로벌 오리지널 콘텐츠 상위 15편 중 10편이 한국 작품이었다"며 "한국 오리지널은 매력과 세계 최고 수준의 작품성이 잘 드러났다. 올해에는 '하이퍼 나이프', '나인 퍼즐', '파인: 촌뜨기들'이 성공을 이어나가고 있다. 기대작 '북극성' 필두로 신작들이 견고한 흐름을 이어나가도록 하겠다. '북극성'은 정말 스릴 넘치는 스파이 로맨스다. 정치적 음모와 로맨틱한 설렘, 짜릿한 액션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 '아가씨', 헤어질 결심' 등의 각본을 맡았던 정서경 작가는 '북극성'의 시작에 대해 "제가 어떠한 대본을 드려도 또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주어진 시간 내에 좋은 퀄리티의 작품을 만드는 제작진은 꼭 슈퍼카에 탄 거 같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한국 드라마 제작진이 최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작품을 썼다'며 "기왕 좋은 차에 탔는데 운동화 신고 오솔길 걷는 것 같은 작품 말고, 최고 속도로 달릴 수 있는 트랙을 깔아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정 작가는 "김희원 감독님이 파워풀한 여성이 나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파워풀한 여성 멜로 이야기를 쓰지 않으면 방을 나갈 수 없는 방탈출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하나씩 설정을 써봤다. 정치인이 테러 위협을 받고 지켜주는 사람이 무척 잘 생겼다는 식으로 써나가다보니 시놉시스가 만들어졌고 국제적인 음모로 해서 한국적인 장르물로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시대 이데올로기 대결보다는 동시대적인 문제를 다루려고 했다. 그러다보니 마블 시리즈처럼 큰 작품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고의 엘리트 교육을 받은 정치인과 생존하기 위해 여기까지 온 용병이 뜻밖의 장소에서 만나 뜻밖의 방식으로 서로를 알아보게 하고 싶었다. 서로 세상에서 제일 다른 사람들이지만 장애물을 넘어 결국 하나의 사랑을 만들어간다"며 "북극성은 커다란 스케일을 가진 국제적인 첩보물이자 인생의 한가운데서 뜻밖의 사랑을 발견하게 되는 두 남녀의 내밀한 이야기로 완성됐다. 예상대로 제작진은 때로는 슈퍼카처럼 거침없이 질주하고, 때로는 좁은 숲속 길을 천천히 걷듯이 섬세하게 이 이야기를 완성해 줬다"고 작품의 완성 과정을 밝혔다.

▲'북극성' 크리에이터스 토크에 참석한 김희원(왼쪽), 허명행 감독이 발표하는 모습. ⓒ심우진 기자
▲'북극성' 크리에이터스 토크에 참석한 김희원(왼쪽), 허명행 감독이 발표하는 모습. ⓒ심우진 기자

김희원 감독은 "이번에는 정서경 작가님과 아주 대중적인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했다. 두 주인공의 멜로 텐션이 많이 강화됐고 그 효과가 증폭될 수 있게끔 고민과 노력을 기울였다"며 "처음에는 사이즈가 큰 대작이 아니었다. 살을 붙여나가다보니 이야기 규모가 커지고 정교하고 큰 액션 신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런 면에서 허명행 감독님께 공동 연출을 제안드렸다"고 설명했다.

김희원 감독은 "제일 집중한 한 가지는 이 이야기가 가져야만 하는 사실성에서 좀 멀어지지 말자였다. 진실 바탕에서 시작하자고 촬영 감독님 조명 감독님 이하 모든 스태프분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야기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라고 생각 하실 수 있도록 작품을 만들어 나갔다"며 "문주와 산호가 처음 만남이 이루어지고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 발생하는 대성당 시퀀스가 있다. 사실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미적 부분도 놓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공동 연출을 맡은 허명행 감독은 "김희원 감독님과 작품이 어떻게 더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고민했고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스태프들을 소개했고 그들과 함께 하면 작품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액션에는 리얼리티와 멋을 추가해야했기에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숙제였다. 리얼리티라는 게 실제 현실 세계에서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현실에서는 불가능해도 산호라는 캐릭터가 하면 가능하겠다는 리얼함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배우가 갖고 있는 신체와 액션 능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액션에 멋을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북극성' 크리에이터스 토크에 참석한 정서경 작가. ⓒ심우진 기자
▲'북극성' 크리에이터스 토크에 참석한 정서경 작가, 김희원 감독, 허명행 감독, 김병한 미술감독, 홍정호 VFX 슈퍼바이저(사진 완쪽부터). ⓒ심우진 기자

성당 시퀀스에 대해 김희원 감독은 "아스라한 멜로 무드와 함께 뒤에 이어질 어마어마한 장면들이 있어야 했다. 촛대 하나, 의자까지도 너무 예뻤다. 홍정호 VFX 슈퍼바이저님이 미처 만들지 못한 부분을 얹어주셨다"고 설명했다.  

김병한 미술감독은 "이 작품은 제가 참여했던 작품들 중에서 모든 커리어를 통틀어서 가장 많은 공간들이 나왔던 작품이다. 약 200여 개의 공간들이 나온다. 보통은 작품 하나에 100개의 공간이 나오면 많이 나온다고 한다. 도시도 13개 정도의 국가 설정들이 있었다. 다채로운 그림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저에게는 도전이었다"며 "여건이 되지 않아 결국 세트로 만들었다. 아낌없이 지원을 받았는데 성당에 예산을 다 쏟아부을 수는 없기 때문에 홍정호 VFX 슈퍼바이저님과 어디까지 CG로 할지 계속 논의하면서 채웠다"고 밝혔다. 

홍정호 VFX 슈퍼바이저는 "실제로 제작하지 못한 부분을 채워나가면서 더 연장해서 만들었다. 초반에 문주 조깅 장면에서 서울 도심을 바라보면 배경 시퀀스를 작업했고 산호가 과거 용병 시절 싸우고 다치는 장면의 배경을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희원 감독은 "이 작품에는 바다를 들여다보는 시퀀스가 굉장히 많다. 물을 CG로 구현하는 게 굉장히 난이도가 높다. 이 물의 표현을 판타스틱하고 아름답게 때로는 아주 사실적이고 무섭게 해야하는 감수성이 들어가 있는 VFX 작업인데 팀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에는 달파란, 정재일 음악감독이 함께 참여했다. 이에 대해 김희원 감독은 "죽어도 여한이 없다. 한 작품에 모시기도 힘든 감독님들이다. 정말 운이 좋았다. 두 분 스타일이 다르면서도 같을 때가 있다. 또 같은 곳을 바라보지만 전혀 다른 음악이 나오기도 한다. 그런 대비가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게 아니라 하나의 큰 협업을 보는 것 같아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밝혔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은 오는 9월 10일 3개, 9월 17일부터 매주 2개의 에피소드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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