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국내 운영사인 한화갤러리아 에프지코리아는 이날 파이브가이즈  8호점을 용산 아이파크몰에 신규 오픈했다. 사진은 매장 전경. ⓒ에프지코리아
▲미국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국내 운영사인 한화갤러리아 에프지코리아는 이날 파이브가이즈  8호점을 용산 아이파크몰에 신규 오픈했다. 사진은 매장 전경. ⓒ에프지코리아

파이브가이즈 매각 소식에 시장 관심↑…매각할 수밖에 없는 이유 '각양각색'

"가성비, 재구매율, 매장수, 로열티 등 감안시 '미래 수익' 성장 불투명"

김 부사장의 '린스타트업'식 사업 전개…"전략적이라지만..결국 파이브가이즈 사업성장성 장담 못한 것"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의 역작으로 꼽히는 파이브가이즈가 매각된다. 사업을 시작한 지 2년 반만이다.

매각 판단에 가장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이유에 대해 업계 평가는 각양각색이다. 다만 공통적으로 현 한국 버거 시장에서 '버거 가성비'(가격 대비 맛) 경쟁력이 떨어져 앞으로 '미래수익' 면에서 파이브가이즈의 성장성을 장담 못해 결국 회사 측이 매각 판단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파이브가이즈를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 에프지코리아는 지난 5일 용산에 파이브가이즈 8호점을 열었다. 앞서 파이브가이즈를 매각한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계획대로 매장 출점을 진행했다.

파이브가이즈는 미국 버거 브랜드로, 지난 2023년 6월 국내에 첫 론칭됐다. 이날 용산역 아이파크몰에 매장 출점으로 현재 서울과 경기 지역 주요 상권에 총 8곳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내 9곳으로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파이브가이즈가 2023년 6월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에 국내 1호점으로 매장을 냈을 당시 '오픈런'이 발생해 대기예약이 문전성시를 이뤘었다.  

이랬던 파이브가이즈가 갑자기 매각된다는 소식에 시장에서는 매각 이유를 놓고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다. "잘되고 있었지 않았나"라는 의아함과 "아직 먹어보지도 못했는데"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다.

또, 여느 외국 프랜차이즈 프리미엄 수제버거가 국내로 들어와 '반짝인기'를 끌다 그 인기가 사그라드는 수순을 밟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아울러 "그 버거, 비쌌다"는 평도 따른다.

반면 에프지코리아 측은 특히 이번 매각추진과 관련해 "사업 수익 악화때문이 아니다"라며 수익성 악화때문에 사업을 접는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 선을 그었다.

회사 측은 "한국 파이브가이즈는 론칭 2년 여 만에 점포 수, 매출, 영업이익 등 모든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며 "‘점포 평균 매출액은 글로벌 1위’로 전 세계 매장을 통틀어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으며 글로벌 본사가 에프지코리아에 일본 사업 진출을 제안한 것도 그간 한국 파이브가이즈가 보여준 전례 없는 성장 덕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의 방향성을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중요한 기로에 있는 만큼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러 측면을 세밀하게 검토해 브랜드와 회사, 주주 분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최선의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파이브가이즈 강남점 현판. ⓒ박현주 기자
▲파이브가이즈 강남점 현판. ⓒ박현주 기자

◆파이브가이즈의 수익성 이상無?…'사업실패냐, 전략적인 것이냐'

파이브가이즈는 실적에서 나쁘지는 않았다. 지난해 기준 에프지코리아 매출은 465억원이며 영업이익은 34억원을 기록했다. 적자는 아니었다.

​다만, 버거 등 외식업계에서는 파이브가이즈의 앞으로의 성장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표하며 '미래수익' 성장가능성이 낮아 아무래도 사업을 매각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의견을 모은다.

미래수익성을 장담할 수 있을 만큼 파이브가이즈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현 국내 버거시장은 가성비와 프리미엄으로 양분되고 있는 가운데 플레이어들이 많아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특히 한국 소비자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성비' 경쟁력에서 파이브가이즈가 밀린다는 점을 업계는 지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흑자를 냈지만, 파이브가이즈는 프리미엄 수제 버거로 롯데리아, 맘스터치, 맥도날드 등 다른 버거와 비교했을 때 일단 가격대가 높기 때문에 고물가 상황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 이 같은 '가격'때문에 사람들이 찾지를 않으면 결국 수익이 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일단 국내 버거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가격면에서 파이브가이즈는 다른 국내 가성비 버거와 비교했을 때 가격이 비싼 편"이라며 "이른바 '특식'인 셈인데, 런치플레이션인 상황에서 매일마다 특식을 먹기엔 부담이 크지 않나"고 말했다.

아울러 버거업계는 파이브가이즈가 미국 오리지널리티를 추구하다보니 한국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제품 포트폴리오 또한 부족해 결국 '반복구매'가 일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흔히들 한국 버거시장에 외국 브랜드가 들어오면 고객들은 호기심 또는 해외에서 먹었던 향수를 충족하기 위한 니즈가 있다"라며 "다만 호기심과 향수를 한두번 구매로 채우고 나면, 또 방문하지 않게 된다. 그 이상으로 고객의 '재구매'를 이끌 수 있는 것이 필요한 것"이라고 봤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한국 버거시장에서는 업체들이 한국사람들 입맛에 맞는 버거개발과 신제품 출시를 놓지 않는다. 이 때문에 파이브가이즈가 미국 버거 오리지널리티를 추구하다보니 지속적으로 한국시장에 먹히기에는 역부족이었던 듯"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업계는 앞으로 파이브가이즈의 매장 확장 가능성, 비용 부담, 반복 구매도 , 등 한국 버거시장에서 중요한 수요발생요인으로 지목되는 모든 요소들에 파이브가이즈의 운영판매 전략이 미치지 못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같은 요소가 총체적으로 작용해 파이브가이즈의 미래수익 성장성을 장담할 수 없기에 매각 수순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은 버거 구매 고객 수요뿐 아니라 매장 수와도 관계되는데, 예컨대 롯데리아와 맘스터치 등의 전국 매장수와 비교하면 파이브가이즈 매장 수는 미미한 상태"라며 "매장을 지속 출점하려면 결국 사업으로 수익을 내야 하는데, 그만큼 수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사업 전망성을 마냥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은 데 따른 매각 판단인 듯하다"고 했다.

이어 "로열티 부담도 분명 있다"며 "본부에 지불하는 로열티 구성은 업체마다 다르겠지만 브랜드 사용료부터 마케팅, 관리운영 관련 비용까지 포함될 수 있는데, 본사에 지불하는 로열티 부담이 큰 것과 비교해 기대하는 미래수익이 적다면 사업을 정리하는 수순"이라고도 했다.

이 같은 모든 요소를 성장가능성을 높이 봤다면 팔지 않는다 등 사업운영전략 실패한 것이다.

아울러 시장에서는 '사업전략 실패'라기보다 그간 김동선 부사장이 보여주고 있는 사업전개행보를 감안한 시선도 있다. 먼저는 한화갤러리아가 백화점인 만큼 경영효율화 차원에서 명품관 등 주력 사업투자를 위한 재원마련 등을 위해 전략적으로 흑자일 때 원매자를 찾아 팔겠다는 전략적인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또, 김 부사장의 사업전개전략을 보면 '린스타트업' 형태로 전략적으로 움직인다는 평도 나온다.

린스타트업은 사업의 아이디어를 시장에 빠르게 적용해 최소한의 제품·서비스 등을 선보인 뒤 시장 반응에 따라 다음 행보를 결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즉 전통적인 기업의 사업운영 방식보다 시장에서 빨리 제품·서비스를 선보이고 시장반응에 따라 다음 제품·서비스 개발하거나 철수하는 양상을 띄는 것이다. 정통기업보다 빨리 시장반응에 기대 사업을 전개한다.

실제 김 부사장의 사업 전개 양상을 보면 M&A(인수합병) 관련 '광폭'행보를 보여왔다. 한화호텔앤리조트 산하 한화푸드테크를 지난해 2월 출범해 같은해인 3월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 인수를 완료하는 등 '속도감'있게 사업을 전개했다.

이 같은 사업 전개양상을 감안하더라도 파이브가이즈의 수익 성장성을 높이 판단하지는 않아 매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진단으로 귀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동선 부사장은 외국생활도 했고 젊은 사장으로서 다양한 사업 개진에 적극적인 역량을 발휘해 여럿 F&B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를 보면 린스타트업식의 사업전개를 하는 듯 하다"며 "빠르게 사업을 내고 시장반응에 따른 성과를 본 뒤 부진하거나 사업전망성이 떨어지는 것은 정리하고 또 수요가 있고 전망성이 있는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는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를 고려해보면 회사 측이 판단한 파이브가이즈 사업성을 감안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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