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개 그룹 총수의 올 2분기에 증가한 주식평가액만 해도 16조 원을 넘어섰는데, 주식재산 증가율만 해도 30%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CXO연구소
▲ 44개 그룹 총수의 올 2분기에 증가한 주식평가액만 해도 16조 원을 넘어섰는데, 주식재산 증가율만 해도 30%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CXO연구소

[SRT(에스알 타임스) 유수환 기자] 국내 주요 그룹 총수 중 상당수가 올 2분기 주식성적표를 받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44개 그룹 총수 중 90% 이상이 올 2분기(3월 말 대비 6월 말) 주식평가액이 늘었기 때문이다. 조사 대상 44개 그룹 총수의 올 2분기에 증가한 주식평가액만 해도 16조 원을 넘어섰는데, 주식재산 증가율만 해도 30%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에 0.3% 정도 쪼그라든 것에 비하면 대반전을 보였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 2분기에만 3조 원 넘게 주식재산이 가장 많이 불어나며 6월 말 기준 주식가치는 15조 원대로 독보적 1위 자리에 올랐다. 이외 김범수 카카오·정몽준 HD현대 그룹 총수도 2분기에만 주식재산이 조(兆) 단위로 증가했고,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최근 3개월 새 주식가치가 배(倍) 이상 증가해 주목을 끌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주식재산 10조 클럽에 재입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3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5년 2분기(3월 말 대비 6월 말 기준)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도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대기업집단 중 올 6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 원 넘는 그룹 총수 44명이다. 주식재산은 총수가 상장사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경우와 함께 비(非) 상장사를 통해서 우회적으로 해당 그룹 상장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주식 현황도 포함했다. 비상장사의 경우 해당 회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경우로 제한해 조사가 이뤄졌다. 우선주도 이번 조사 범위에 포함됐다. 주식평가액은 지난 3월 31일(3월 말)과 6월 30일(6월 말) 종가 기준으로 평가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44개 그룹 총수의 올해 3월 말 주식평가액은 57조 9,152억원이었는데, 지난 6월 말에는 73조9,314억원으로 높아졌다. 올 2분기 기준 44개 그룹 총수의 주식재산만 16조 원 넘게 늘어난 것이다. 증가율로 보면 27.7%로 껑충 뛰었다.                        

◆ 박정원 두산 회장, 128% 넘게 상승

올 2분기 기준 국내 44개 그룹 총수 중 주식평가액 증가율 1위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박 회장의 올 3월 말 주식평가액은 3822억 원 수준이던 것이 지난 6월 말에는 8,734억원으로 최근 3개월 새 4912억 원 이상 크게 불었다. 2분기 주식가치 증가율만 해도 128.5%나 퀀텀점프했다. 박정원 회장은 6월 말 기준 두산과 두산에너빌리티 등 4개 주식종목에 대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에서도 박 회장은 두산 보통주에 대한 주식가치가 가장 컸다. 박정원 회장은 두산 종목의 주식을 지난 3월 말까지 126만 2,574주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6월 말에는 127만 4870주로 다소 많아졌다. 주식수가 증가해 주식평가액이 늘기도 했지만, 두산의 주가 상승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두산의 지난 3월 31일 주가는 29만 2500원에서 6월 30일에는 65만 6,000원으로 최근 3개월 새 124.3%나 상승하며 박 회장이 보유한 주식재산도 크게 늘었다. 

박정원 회장을 포함해 올 2분기에 60% 이상 주식재산이 늘어난 총수만 해도 5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그룹 총수에는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정몽준(HD현대)  아산재단 이사장 ▲구자은 LS 회장 ▲김홍국 하림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중 이웅열 명예회장의 주식재산은 올 2분기에 99.8%로 수직상승했다.

HD현대그룹 총수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주식재산도 올 2분기에만 78.6% 수준으로 고공행진했다. 정 이사장의 주식재산은 지난 3월 말 기준 1조 5233억 원에서 6월 말에는 2조 7209억 원으로 불어났다. 이러한 배경에는 정몽준 이사장이 보유한 HD현대 보통주 1주당 주식가치가 7만 2500원에서 12만 9500원으로 늘어난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구자은 LS 회장도 올 2분기에만 73.9%나 상승해 주목을 끌었다. 구자은 회장은 3월 말 대비 6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523억 원에서 2648억 원으로 달라졌다. 구 회장은 ▲LS ▲INVENI ▲LS에코에너지 세 종목에서 주식을 갖고 있는데, 이중 LS 종목에서만 올 2분기에 1000억 원 이상 불어나며 주식재산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외 김홍국 하림 회장(69.3%)과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66%)도 올 2분기 주식평가액이 6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말 대비 6월 말 기준 김홍국 회장의 주식재산은 1360억 원에서 2303억 원으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정지선 회장은 3864억 원에서 6413억 원으로 커졌다. 특히 김홍국 회장의 경우 하림지주 종목의 보통주 1주당 주가가 3월 말 5,590원에서 6월 말 9,570원으로 오른 것이 주효했고, 정지선 회장이 보유한 현대지에프홀딩스 주가도 5,130원에서 8,960원으로 눈에 띄게 상승한 것이 주식평가액 증가로 이어졌다.  

44개 그룹 가운데 올 2분기 기준 주식재산 증가액이 가장 컸던 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용 회장의 주식재산은 지난 3월 말에는 12조 2,312억원 수준이었는데, 6월 말에는 15조 2,537억 원으로 최근 3개월 새 3조 225억 원 수준으로 가장 많이 불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분기 주식평가액 증가율만 해도 24.7%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2조 2,026억 원↑)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조 1,976억 원↑)도 올 2분기 주식평가액이 조(兆) 단위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김범수 창업자의 주식재산은 3월 말 4조 1,249억원에서 6월 말 6조 3,275억원으로 53.4%나 상승했다. 

이어 최태원 SK 회장(9,734억 원↑)과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9,666억원↑)은 올 2분기에 1조 원 가깝게 주식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자는 지난 3월 말 1조 2,449억원이던 것이 6월 말에는 1조 1,547억원으로 최근 3개월 새 900억원 이상 주식평가액이 쪼그라져 울상을 지었다. 7.2% 수준으로 주식평가액이 떨어졌다. 여기에는 에코프로 보통주 1주당 주가가 3월 31일 4만 9,650원에서 6월 30일 4만 5,150원으로 낮아지다 보니 이동채 창업자의 주식재산 하락도 피하지 못했다.

◆ 올 6월 말 주식재산 1조 클럽 가입 총수 16명

지난 6월 말 기준 조사 대상 44개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조 클럽에는 16명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3월 말 조사 때보다 1명 늘어난 숫자다. 

6월 말 기준 주식재산 1위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15조 2,537억원)이 차지했다. 이재용 회장의 주식재산은 올해 초 11조 9099억 원에서 3월 말에는 12조 2,312억원으로 높아지더니, 지난 6월 말에는 1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는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물산 주가 상승 영향이 큰 역할을 했다. 이재용 회장은 삼성물산 주식을 6월 말 기준 3,388만 220주를 갖고 있는데, 이 종목의 올 3월 말 대비 6월 말 기준 보통주 주가가 11만 6,900원에서 16만 1,400원으로 38.1%나 상승했다. 이재용 회장이 보유한 삼성물산 종목에서의 주식평가액만 올 2분기에 1조 5,076억원(3월 말 3조 9,605억원→6월 말 5조 4,682억원) 이상 많아진 것이다. 삼성생명에서 보유한 주식평가액도 올 2분기에만 9,291억원 이상 늘었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의 올 2분기 주식가치 증가율만 해도 53.7%나 됐다. 반면 삼성전자에 대한 주식평가액 증가율은 3.5%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TOP 3에는 각각 2위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10조 2,345억원), 3위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6조 3,275억원) 순으로 주식재산이 높았다. 이 가운데 서정진 회장은 올해 초만 해도 주식재산이 10조 4,308억원으로 주식재산 10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 3월 말에는 9조 7,770억원으로 10조 클럽에 탈락했었다. 그러다 2분기에 다시 10조 2,345억원을 기록하며 10조 클럽에 재입성했다. 셀트리온 보통주 1주당 주식가치는 하락했지만, 서 회장이 보유 주식수를 늘리면서 주식재산 10조 원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김범수 창업자는 지난 3월 말 4조 1,249억원에서 6월 말에는 6조 3,275억원으로 증가하며 1분기 때와 마찬가지로 올 2분기에도 총수 주식재산 3위를 지켜냈다. 김 창업자의 경우 카카오의 보통주 1주당 주가가 올해 3월 말 대비 6월 말에 3만 9,100원에서 6만원으로 53.5%나 상승해 주식재산도 4조원대에서 6조원대로 높아졌다. 

4~6위권에는 각각 ▲4위 정의선 현대차 회장(4조 3,158억원) ▲5위 방시혁 하이브 의장(4조 637억원) ▲6위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2조 8,578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지난 3월 말 대비 6월 말 기준 주식재산이 13.6% 증가했고, 방시혁 의장은 31.2%나 불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장병규 의장은 8.5% 정도 주식가치가 상승했다. 

이외 ▲7위 정몽준(HD현대) 아산재단 이사장(2조 7,209억원) ▲8위 최태원 SK 회장(2조 6,586억원) ▲9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2조 2,581억원) ▲10위 이재현 CJ 회장(2조 196억원) ▲11위 구광모 LG 회장(1조 9,976억원) ▲12위 김남정 동원 회장(1조 8,747억원) ▲13위 조현준 효성 회장(1조 8,201억원)▲14위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1조 6,090억원) ▲15위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1조 2,852억원) ▲16위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자(1조 1,547억원)도 올 2분기에 주식재산 1조 클럽에 합류했다. 

공정위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의 그룹 총수가 아니어서 이번 조사에서는 공식적으로 제외됐지만,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6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조 9,965억원으로 국내에서 이재용 회장 다음으로 두 번째로 주식재산이 높은 주식부자 명단에 포함됐다. 조정호 회장의 주식재산은 지난 3월 말 11조 9251억 원이던 주식재산은 최근 3개월 새 9,285억원 감소(7.8%↓)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때 이재용 회장의 주식재산을 역전 시킨 적도 있었던 조정호 회장의 주식재산은 올 2분기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27.9% 정도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이외 올 5월 말 기준 주식재산이 5조원이 넘는 주요 주주 중에서는 홍라희 리움 명예관장(6조 1,618억원)과 함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6조 178억원),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5조 1,578억원)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4조 7,280억원으로 주식재산 5조 클럽에는 진입하지 못했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해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올 1분기 때만 해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전쟁,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장기화 등 전세계 무역 갈등으로 향후 국내 주식시장도 침체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됐지만 올 2분기 국내 주식시장은 훈풍이 불었다”며 “특히 그룹 총수가 보유한 140여 개 주식종목 중 90% 이상이 올 2분기 주식가치가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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