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영화 트렌드에 맞춰진 작품…속도감 맞추기 위해 연기 톤 높여"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강하늘은 드라마 '상속자들', '미생' 등에서 자연스러운 연기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2016년 영화 '동주'에서는 깊이 있는 연기력으로 시인 윤동주를 섬세하게 그려내 주목 받았다. 이후 영화 '청년경찰', '기억의 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등의 작품을 통해 장르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오는 16일 개봉을 앞둔 영화 '야당'에서는 선과 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강수 역을 맡아 그간 만나지 못했던 새로운 얼굴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SR타임스는 8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강하늘 배우를 만나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이번 작품에 대한 소감은
제가 나오는 장면은 다 오글거렸어요. 그러면서도 제가 나오는 신 빼고 영화를 재미있게 봤습니다. 어떤 작품이든 제가 나오는 신들은 좀 다르게 해볼 걸 하는 생각이 들죠.
Q. 작품 선택 이유와 이강수 캐릭터 구축 과정은
야당이라는 소재 때문에 선택했죠. 대본 초반만 해도 허구인 줄 알았어요. 근데 보면 볼수록 대본이 너무 재미있고 디테일하다고 생각했죠. 이 소재와 캐릭터 그리고 스토리를 영상화해서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캐릭터에서 신경 쓴 지점이라면 나쁜 일을 한다고 해서 너무 악하게 보여서 비호감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이강수가 하는 일을 정당화하고 선하게 보이고 싶지는 않았죠. 그 중간 지점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감독님과 이야기하면서 수위를 낮추기도 하고 톤을 올려보기도 하면서 중간 지점을 계속 찾아갔습니다.
Q. 이강수 캐릭터의 가장 큰 매력은
자신만만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 캐릭터가 다음에는 어떻게 될지 궁금해하면서 따라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너무 악하거나 너무 선하지도 않게 그리려고 했어요. 예를 들면 수사협조 확인서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처음 버전에서는 굉장히 거칠었는데 원래보다 톤을 낮췄어요.
감독님이 실제 야당분들과 인터뷰한 영상을 봤거든요. 그분들 진짜 자신감이 넘쳐요. 자기랑 연관된 사람이 너무 많아서 잡히지 않는다는 거죠. 자기 뒤에는 높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전혀 두렵지 않다는 거죠. 그래서 제가 캐릭터에 그런 부분을 넣었어요.
Q. 마약 중독자 연기에서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마약 후유증에 대해서는 대본상에 따로 있지는 않았어요, 약을 끊은 후에 정상으로 돌아오는 분도 있지만, 후유증이 심하게 오는 분도 있어서 그런 부분을 넣어봤어요. 뭐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말 더듬거리는 게 관객분들에게 간단히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설정해봤습니다. 참고자료로는 다큐멘터리나 유튜브를 많이 찾아봤어요.

Q. 유해진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그냥 유해진 선배님께 너무 감사해요. 한참 후배인데 동료처럼 대해주셨거든요. 그래서 선배님에게 보답하기 위해 더 집중하려고 했어요.
Q. 이 영화를 보면 '내부자들', '부당거래', '베테랑' 등이 떠오른다. 누아르 장르에 대한 로망이 있나
저는 누아르 작품에 대한 로망은 없어요. 개인적으로는 '폭싹 속았수다'나 '동백꽃 필 무렵' 같은 장르를 좋아해요. 사실 저는 제 캐릭터를 맛있고 재미있게 설명해 드리기 위해서 항상 고민하기 때문에 다른 작품들까지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촬영하면서 한 번도 '내부자들'이나 '부당거래' 쪽으로는 생각도 안 해 봤었어요. 일단 제 코가 석자라서 눈앞에 있는 야당 이강수라는 캐릭터를 잘 해내는 게 우선이었죠.
Q. '동백꽃 필 무렵'을 함께 했던 임상춘 작가는 어땠나
감정을 건드리는 작품을 쓰시는 부분은 정말 천재적이시지 않나 생각하고요. 너무 신기한 분입니다. 어떻게 남녀노소 다 좋아할 수 있는 대사들을 만들어내고 상황들을 만들어내는지 정말 궁금해요.
임상춘 작가님의 '폭삭 속았수다'는 솔직히 2화까지 밖에 못 봤어요. 촬영을 많이 하고 있어서 도저히 그 이상을 볼 시간과 감정적 여유가 없었어요. 2화까지 보면서도 엄청 울었거든요.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로는 가면 갈수록 더 많이 운다더군요. 지금 촬영하는 거 끝나고 몰아서 한 번에 볼 생각입니다.
Q. 범죄 오락 액션물로 느껴질 정도로 이강수 캐릭터의 '날라리' 같은 점이 극의 활력소가 됐다
제가 캐릭터에서 원했던 부분이었습니다. 무게를 잡고 호흡이 느리게 가버리면 시작부터 무거워질 것 같아 일부러 톤을 올렸고 그렇게 캐릭터를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딱 그 생각 하나만 했어요. 관객분들이 조금은 빠른 느낌으로 영화를 보셨으면 했고 빠른 호흡으로 따라와 주셨으면 했어요.
Q. 황병국 감독과 함께 하면서 느낀 점은
하나 얘기한다면 진짜 연기를 잘하시는 분입니다. 예를 들면 어떤 신에서 디렉팅하실 때 제가 가만히 보고 있다가 그냥 감독님이 해주시면 안 되냐고 했더니 독특한 호흡으로 너무나 연기를 잘하세요. 감독님이랑은 일단 얘기가 너무 잘 통했어요. 현장에서 일단 연기자가 생각하는 대로 먼저 풀어주고 그다음에 연출적으로 톤을 잡아가시는 것 같더라고요. 연기자 입장에서는 고마운 거죠.

Q. 마약은 자신의 의지로만 끊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평생 유혹에 시달리는 부분이 무섭다고 한다. 이강수가 마약을 끊는 것에 대한 연기 고민이 있었다면
감독님의 연출적 의도도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최대한 저 밑바닥까지 내려가야 한다고 얘기를 주셨죠. 마약을 끊는다는 건 당연히 힘들죠. 하지만, 끊으신 분들도 계시잖아요. 끊으신 분들의 인터뷰도 많이 찾아봤어요. 힘들지만 분명히 가능은 한 부분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요.
밥을 먹을 때나 환상 속에 나오는 바퀴벌레들의 환각 이런 것들에 시달리는 모습이 나오는데 원래는 촬영한 분량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창고 안 벽에 머리를 찍어서 피가 나고 그랬죠. 아무래도 영화적 속도감 때문에 편집되지 않았나 싶어요.
Q. 범죄, 오락, 액션 등 모든 걸 섞어 놨기 때문에 재미있다는 의견이 있지만, 과장된 연기와 톤이 보인다는 반응도 있다
감독님과는 따로 이야기 나누지는 않았고 일단 전체적 톤 자체가 감독님이 계속 얘기하시는 것처럼 요즘 영화 추세에 맞춰진 작품이라고 생각을 해요. 2시간이라는 상영 시간 안에서 조금 더 속도감 있게 가야 하고 그 속도감에 맞추려면 어느 정도 톤을 높일 필요가 있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긴 했었어요.
Q. 곧 '오징어 게임' 시즌3가 공개된다. 글로벌적인 인지도 변화를 체감하나
제가 소셜미디어를 안 해서 해외 반응을 잘 모릅니다. 그런데 주변도 그렇고 먼 친척분까지 잘 봤다고 하셔서 많이 봐주시는구나 생각할 뿐입니다. 스토리는 전혀 모릅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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