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나이프' 김정현 감독.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하이퍼나이프' 김정현 감독.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인물 관계·캐릭터 정서 중요시…미친 사랑에 관한 이야기"

"마지막 8화에서 슬프게 느끼고 울어주셨으면 해"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낮과 밤'(2020), '옥란면옥'(2018), '저글러스'(2017) 등 다양한 드라마 작품에서 감각적인 연출과 캐릭터 해석으로 대중들을 사로잡아온 김정현 감독이 디즈니+ 시리즈 '하이퍼나이프'를 통해 메디컬 스릴러를 표방한 복합 장르물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8부작으로 구성된 '하이퍼나이프'는 천재 의사로 촉망받던 세옥(박은빈)과 그녀를 나락으로 밀어버린 스승 덕희(설경구) 사이의 사납고 날 선 갈등 관계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후 스릴러에서부터 심리극, 로맨스까지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클리셰를 깨는 예측 불가의 안티플롯과 의외의 복선 회수 방식으로 낯설지만, 흡입력 있고 신선한 서사의 맛을 선보인다. 

세옥과 덕희가 데칼코마니 같은 서로를 향해 본능적으로 끌리며 쏟아내는 자기애적 집착과 소유욕으로 펼쳐내는 파멸과 공생의 아이러니한 관계, 플라토닉한 로맨스의 시점으로도 해석해볼 수 있는 입체적인 캐릭터들의 내면 심리를 깊게 파고드는 생경한 연출 방식으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몰입감을 안겨준다. 

특히 이 작품은 박은빈, 설경구 배우의 폭발적인 연기력을 섬세하게 조율하며 극의 매력을 더욱 극대화하는 연출이 돋보인다. SR타임스는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하이퍼나이프' 김정현 감독을 만나 작품과 관련된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종영 후 시청자들의 작품 반응에 대한 소감을 전한다면

애초에 메디컬 스릴러라고 소개하면서 시작했었어요. 그런데 사실 그런 이야기는 아니었어요. 그렇다고 처음부터 그걸 얘기할 수는 없었죠. 매주 2화씩 공개될 때마다 이게 무슨 장르라고 딱 얘기할 수 없을 만큼 달라졌죠. 잘 봐주신 분들께서는 그런 면들을 제대로 봐주신 것 같아서 연출자로서 감사해요.

Q. '하이퍼나이프'에 프랑스 샹송 'Dis-moi, je t'aime'(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줘)를 삽입곡으로 사용한 이유는

제일 처음 수술 장면에서부터 나오기 시작하는데 세옥의 테마로 사용한 겁니다. 음악 감독님에게 익숙하지는 않지만 처음 들었을 때 굉장히 호감이 가고 궁금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더니 고민을 하시다가 샹송이 좋겠다고 해서 사용하게 됐죠. 

곡 제목도 내용도 굉장히 단순하잖아요. 사랑에 관한 얘기죠. 세옥이 사랑하는 뇌수술과 자기가 존경했지만, 이제는 증오로 변한 덕희에 대한 마음이 가장 잘 표현됐다고 생각합니다. 약간은 뭐라고 할까요? 되게 기분 좋은 음악이잖아요. 수술장에 들어갈 때라든지 자기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걸 할 때 세옥이 기뻐하고 춤추고 싶어 하는 것들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너무 새로운 음악을 들려드리면 이질감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좋다고 받아들여 주셔서 다행입니다.

결국, 여기서 하고자 하는 얘기는 두 사람의 관계와 집착 그리고 스승과 제자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죠. 그래서 매화 끝나고 엔드 크레딧이 올라갈 때 항상 여운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다음 화를 궁금하게 만드는 장르적인 긴장감 같은 건 깨고 싶었고요. 왜 이런 음악을 깔았을까 뭔가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들고 싶었죠.

Q. 행동 자체가 굉장히 유치한 인물들이다. 자기 것을 빼앗겼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과 싸우고 죽이기도 한다. 이들의 독특한 정신적인 문제에 관해 박은빈 배우는 반사회적 성격 장애(ASPD) 특징도 참고했다고 하던데

그런데 그런 것이 드라마와 인물을 틀 안에 가둬 버리기 때문에 조심했어요. 진짜 유치한 사람들인 건 맞습니다. 자기가 가진 것에 미쳐 있고, 사랑하는 것을 뺏길까 봐 살인하죠. 어떻게 보면 여기에서 살인이나 수술은 굉장히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사랑의 광기를 나타내는 메타포라고 생각했어요. 무엇인가를 사랑하는데 미쳐 있고 현실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상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죠. 

그리고 처음에는 혼자라고 생각했는데 서로 자신과 똑같은 사람이 한 명 더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순간의 희열을 풀어낸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특별히 인물에 대해서 이 사람은 사이코패스 혹은 반사회적인 인물이라고 단정하지는 않았습니다.

Q. 세옥과 덕희의 독특한 감정선과 관계성에서 뻗어 나가는 이야기가 시청자에게 큰 공감과 몰입감을 줄 수도 있지만, 반대로 불호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서사가 굉장히 폭발적으로 전개되는데 대중적이지 않은 부분을 안고 가는 것에 대한 부담과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제가 아주 많은 고민을 했던 지점입니다. 하나 예로 든다면 세옥의 살인인데 그 자체가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는 없는 일이잖아요. 보통 이런 피카레스크 장르 같은 경우에는 살인의 대상이 죽어 마땅한 어떤 이유가 있어야 카타르시스를 경험할 수 있거든요. 이 작품에서도 그런 면이 있긴 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굳이 죽여야만 하냐는 생각은 들죠. 

일부러 사람을 죽여야만 하는 합당한 이유를 만든다면 기존 안티히어로나 피카레스크 장르 클리셰를 그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어요. 이 인물들이 자신이 원하는 걸 뺏어가는 대상은 다 제거해버린다는 걸 설명 없이 보여주는 게 전체적인 톤앤매너나 이야기 방향성과 맞다고 판단했어요. 그 부분은 배우분들과도 많이 대화하면서 쉽게 넘어갔습니다. 뭔가 우리가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해봤자 어차피 이들은 그것을 할 수 없는 인물들이죠. 

이 작품에서 제가 하고자 했던 것은 전형적인 장르물이 아니었어요. 이 이야기를 이해하고 받아들이시는 시청자분들이라면 너무나 재미있게 캐릭터와 서사를 보실 거예요. 하지만, 반대로 도대체 무슨 이야기지? 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그분들까지 모두 끌어안고 가기엔 쉽지 않은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형적인 서사를 선택하게 되면 이 작품만의 독특한 색깔 자체가 많이 희석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그 부분은 정리하고 진행했습니다.

작가님이 4화까지 써놓으신 대본을 제안받았고 이후부터는 작가님과 수정을 거치면서 5화부터 이야기를 만들어나갔죠. 무슨 장르라고 딱 규정하기가 어려워서 장르물 방향성을 가지고 가본 적도 있지만, 정작 우리가 하고자 하는 얘기랑은 다르고 뻔한 이야기가 돼버려서 고민을 좀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작가님께서 끝까지 특유의 색깔을 놓치지 않고 잘 써주신 것 같습니다.

▲'하이퍼나이프' 김정현 감독.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하이퍼나이프' 김정현 감독.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Q. 8화에서 세옥의 목 문신에 변화가 생긴다. 문신에는 어떤 뜻이 담겨있나

박은빈 배우가 문신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어요. 문신 디자인 때문에 한 달 정도는 고민한 것 같아요. 멋만 내는 문신은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는 않아요. 어떤 의미를 담고 있었으면 했는데 뇌와 메스를 생각해냈죠. 

세옥과 덕희의 관계는 처음과 끝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뭔가 문신으로 변화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대본에는 없던 부분이라 어느 부분에 넣을까 고민했었어요. 세옥은 덕희에게 쫓겨나는 시점에 문신을 했고 여전히 뇌에 미쳐 있었죠.

어쨌든 세옥은 스승 덕희를 존경하고 사랑하지만, 결핍을 채우지 못해 완성체가 아니었죠. 그러다가 덕희의 진짜 본심과 의도를 알아차리게 됩니다. 세옥의 마음에 덕희가 어떻게 다시 자리 잡게 됐는지 따로 설명 없이 문신에 색을 채워 보여준 겁니다. 뇌라는 게 이렇게 예쁘진 않잖아요. 디자인을 그렇게 해 놓으니까 저희도 나비 같다는 얘기는 했었어요. 미학적으로 그렇게 해석해 주시는 것도 좋더라고요.

Q. 덕희의 알 수 없는 행동에 대한 이유가 결말에서 설명된다

매주 2화씩 공개할 때마다 장르 자체를 좀 다르게 가져가려고 했어요. 1~2화는 기본적으로 메디컬 장르의 살인마 이야기를 충실하게 보여주자 했죠. 그래서 살인 장면을 세게 보여줬어요. 3~4화 같은 경우는 덕희의 실체가 드러나니까 조금씩 변주를 준 거죠. 그런데 중간에 확 바뀌면 너무 이질감이 있으니까 천천히 변화해 나가는 과정들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음악들이 그런 전조를 미리 깔아줬어요. 이 작품은 사건보다는 인물 관계나 캐릭터의 정서를 굉장히 중요시하는 이야기라는 걸 음악으로 표현했죠. 그리고 세옥이 스승인 덕희나 조폭 두목 같은 사람에게도 반말하는 건 그녀의 특출난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한 장치였습니다.

Q. 세옥과 덕희를 중심으로 작품 속 세계관을 어떻게 구상해 나갔나  

이 세계는 연극무대 같은 것이고, 세옥과 덕희를 둘러싼 것들은 모두 그들을 위한 장식물입니다. 예를 들어 6화와 7화를 보면 사람이 많은 장례식장 복도나 한강 산책로에서 주변에 신경을 하나도 안 쓰고 살인 이야기를 해요. 넓게 보면 조폭이든 브로커든 범죄자든 결국은 덕희와 세옥의 관계를 설명해 주기 위한 장치나 메타포 같은 겁니다.

공개수배 경우도 덕희가 세옥을 구하기 위한 과정의 장치죠. 이 세계관 자체가 만화적인 이야기라 세밀하게 개연성을 따지면서 디테일하게 파고들면 오히려 둘의 관계 이야기가 힘을 잃는다고 생각했어요. 둘이 천재 의사이기도 하고 불법적인 뒤처리를 하는 라여사같은 만화적인 캐릭터도 있어서 얼마든지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옥이 현실적인 목적을 가진 인물이라면 다른 선택을 했을 겁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인물이 아니죠. 한 번이라도 더 사람 머리를 열어서 자기가 직접 뇌를 만지고 건드리고 싶어하는 순수한 목적을 가진 인물로 설정했습니다. 현호 같은 인물은 너무나 정상적이고 모범적인 의사지만, 이 '하이퍼나이프' 세계관 안에서는 그가 오히려 비정상적으로 보이죠. 서실장도 세옥이 저지른 일을 뒤치다꺼리 해주는 경계를 왔다갔다하는 인물로 보이지만, 결국은 이 사람도 정상은 아닌 거죠. 

Q. 기존의 박은빈 배우가 가진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을 담기 위해 신경 쓴 것이 있다면

첫 번째 살인 장면 경우는 박은빈 배우가 가진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본인이 먼저 촬영본을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런 얼굴로 나왔는데 괜찮겠냐는 동의를 구했죠. 사실 전 속으로는 그 장면을 찍고 굉장히 좋았어요. (웃음) 박은빈 배우가 보더니 감독님이 이거 찍자고 했잖느냐 괜찮다고 너무나도 흔쾌하게 말해줘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사람 눈을 거꾸로 뒤집어서 그 상태로 보면 이상한 얼굴이 되는데 전 그것에 대한 동의를 구하려고 했던 거죠. 제 새로운 얼굴을 발견해주신 거냐고 오히려 반문하면서 본인이 너무 좋다고 해서 고마웠죠. 1~2화에서 살인마 이미지를 확 넣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인물을 죽일 때는 피가 바닥에 흥건하다든지 의도적으로 조금 과하게 살인 장면을 보여주는 경향이 있긴 해요. 전체를 봤을 때 그렇게까지 살인 묘사가 필요한 드라마는 아니지만, 기존 박은빈 배우의 이미지 편견을 완벽하게 깨버리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죠.

▲'하이퍼나이프' 김정현 감독.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하이퍼나이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Q. 8화 후반 세옥과 덕희의 감정이 폭발하면서 두 사람의 절절한 플라토닉 러브를 슬프게 그려낸다. 눈물 흘렸다는 시청자가 많다

먼저 덕희가 '세옥이는 내 비참한 청춘'이라고 하는 대사 장면 경우는 세옥이 자신과 같이 비참한 삶을 살지 않게 하려는 배려심을 밝히는 장면이라 잔인한 게 아니라 슬펐으면 했죠. 그래서 음악도 빼고 컷 자체로 슬픈 둘의 인생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대놓고 슬픈 드라마는 아니지만, 설경구 선배님과 전화 통화할 때 저희끼리는 8화를 보고 진짜 엉엉 울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결국, 그냥 곱씹어 봤을 때 자기 잘난 맛에 살면서 사람을 죽이지만, 반대로 보면 한없이 아무것도 없는 존재들이잖아요. 그래서 그런 신들을 말 그대로 진정 슬프게 느꼈으면 좋겠고 울어주신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습니다.

Q. 가장 애정이 가고 공들인 장면이 있다면

제일 욕심 부리며 공들여 찍은 건 4화 엔딩 신이었어요. 덕희의 실체가 밝혀졌을 때 충격이 있죠. 1막이 끝난 것 같은 느낌이라 여운이 매우 깊었으면 했습니다. 앞에서는 스크롤에 다른 뭔가가 계속 화면에 나갔다면 4화에서는 일부러 블랙 처리를 했죠. 

배경 음악은 예전부터 '뱀파이어 위켄드' 노래를 쓰고 싶었는데 저작권자인 밴드 멤버들에게 연락이 안 닿았어요. 두 달 넘게 기다렸는데 포기하고 저희가 준비한 다른 음악으로 프리뷰를 했어요. 그렇게 끝내고 강변북로 타고 집에 가는 길에 제작사에서 써도 된다고 연락이 오더군요. 사실 전날도 인스타그램으로 멤버들한테 막 디엠을 보냈거든요. 개인적으로 가장 공을 들인 부분입니다.

가장 애정이 가는 배우들과의 장면은 앞서 말한 8부 오열 신이죠. 둘이 만났을 때 그 신이 저는 가장 좋았어요. 가장 촬영 막바지에 찍은 신이라 시간이 많이 없었어요. 박은빈 씨의 오열 연기를 보면서 순수한 어린이 같은 모습을 느꼈거든요. 그래서 더 슬펐죠. 모니터를 보면서도 저도 남들 모르게 눈물을 훔쳤어요. 설경구 선배님이 씩 웃으며 그걸 받아주는 든든한 큰 나무 같은 모습의 연기를 해 주셔서 제가 좋은 배우들과 일하고 있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Q. 8화에서 세옥이 한강 주차장에 급하게 주차해서 차량이 흔들리는 건 캐릭터 심리를 반영한 장치적 연출인지

그런 건 아닙니다. (웃음) 그 장면은 아니지만, 그런 의도의 장치들은 군데군데 많이 넣긴 했습니다.

Q. 수술장 공간 프로덕션 세팅에 굉장히 공을 들인 듯하다

폐사찰 수술장 같은 경우는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죠. 작가님께서는 폐건물이라고 써놓으시긴 했어요. 그런데 이 작품은 메디컬도 아니고 봐왔던 장르물도 아닙니다라는 떡밥과 장치들을 깔아놓고 가야 하잖아요. 폐건물은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많이 찾아봤는데 미술 감독님이 유튜브에서 그 사찰을 발견하고 한번 가보자 해서 갔죠. 

저는 한국에서 그런 장소를 처음 봤어요. 약간 티베트에 있는 그런 건물처럼 만들다가 공사가 중단됐고 안에 불상 같은 건 그대로 있는데 세부적인 건물 디테일은 못 만든 상태였어요. 지하실도 기가 막히게 연등까지 달려 있었죠. 제작부가 오래 걸려서 촬영 허가를 받았고 한 달 정도 촬영했습니다. 고생도 많이 했지만 기이한 그림이 나올 수 있어서 좋았죠.

배 같은 경우에는 작가님께서 쓰신다고 했을 때 저희는 겁이 나긴 했죠. 배에서 수술하는 촬영이 쉽지는 않으니까요. 목포에서 촬영했어요. 배에서 실제로 찍었죠. 수술 장면 공간만은 미술 감독이 세트로 만드셨어요. 돈과 공을 많이 들여서 실제로 배 밑에 있을 법한 공간을 만들어 주셔서 촬영을 잘 끝냈죠.

Q. 시청자에게 이 작품의 독특한 세계관에 관한 이해를 돕는 추천의 말을 전한다면

저는 처음부터 그냥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미친 사랑에 대한 이야기죠. 그 사랑의 대상이 이성적이지는 않아요. 뇌수술이라는 행위일 수도 있고 사람일 수도 있어요. 제가  싱가포르 쇼케이스에서 질문에 답할 때 '여러분도 이 작품을 보고 누군가 혹은 어떤 것을 이렇게까지 좋아하고 사랑해 본 적이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결국, 정말 사랑했던 그 무언가 혹은 누군가에 관한 이야기죠. 그런 면에서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서사를 풀어내는 방식이 새로울 뿐이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굉장히 보편적인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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