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에서 1인 2역을 맡아 열연한 아이유.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에서 1인 2역을 맡아 열연한 아이유. ⓒ넷플릭스

"50대 금명, 그렇게 먼 나이는 아니라는 설득에 직접 연기"

"임상춘 작가, 가장 애순과 관식에 가까운 신비로운 인물"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만능 아티스트 아이유는 싱어송라이터 뿐만 아니라 연기자로서도 탁월한 재능을 입증해 왔다.

‘드림하이’, ‘프로듀사’ 등에서 차근히 연기 경력을 쌓아온 아이유는 깊은 내면 연기로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준 ‘나의 아저씨’와 복합 장르물 ‘호텔 델루나’를 통해 자신만의 연기 세계를 확립했다.

이번에는 김원석 감독과 임상춘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 ‘폭싹 속았수다’에서 인생 연기를 펼치며 수많은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극 중에서 아이유는 애순과 금명, 1인 2역을 맡아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넘나드는 연기력을 선보였다. 그녀의 섬세한 감정 표현과 몰입도 높은 연기는 종영 이후에도 큰 찬사를 받고 있다. SR타임스는 최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폭싹 속았수다’의 주역, 배우 아이유를 만나 작품과 연기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Q. 이번 작품에 참여한 소감은

처음에 이 작품을 저한테 제안해 주신 것 자체가 정말 감사하고요. 저는 가수를 병행하다 보니 드라마 얘기로 인사를 해주시는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 왔어요. 그냥 아이유 씨 이러셨었는데 요즘에는 애순이라고 해주세요. 그동안 여러 작품에 출연했지만 잘 없던 일인데 이번에는 깊은 애정으로 봐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Q. 2019년 발표한 미니 5집 '러브 포엠'은 '폭싹 속았수다'와 많은 연관성이 있는 앨범이다. 표지를 보면 '내가 음악을 하면서 세상에게 받았던 많은 시들처럼 나도 진심 어린 시들을 부지런히 쓸 것이다'라고 적혀 있는데 문학소녀 시인 애순 그 자체가 아닌가 싶다

저도 가사를 작업하고 가수로서 무대에서 표현하는 사람이다 보니까 타인의 마음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저 자신만 생각하고 있으면 일단은 소재가 안 나오고요. 맞닿는 관객의 얼굴을 보게 되면 공연을 잘했나 못 했나만 생각할 수는 없어요. 이분들이 행복한가 혹은 제가 한 표현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이 채워졌나를 생각하게 되죠. 그래서 남들의 마음을 계속 더듬고 짐작하는 훈련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번 '폭싹 속았수다'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 이야기를 다뤄요. 그들의 늘 선하지도 늘 악하지도 않고 또 늘 반짝이지도 늘 허름하지도 않은 인생을 조금 더 이해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늘 훈련하고자 하는 부분과 좀 맞닿아 있어요. 대본을 읽으면서 제가 금명이를 이해하고자 하는 방식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냥 쟤는 말을 못되게 하니까 못된 딸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금명이가 왜 이렇게 됐고 왜 후회를 하고 어떤 부분이 성장했을까? 은명이의 그늘은 또 무엇이었을까? 이렇게 하나하나 생각하다 보면 그게 또 저라는 인간의 성장이 될 때도 가끔은 있어요. 그렇게 작품과 인생을 왔다 갔다 하면서 뭔가를 표현하기도 하고 제가 거기서 배우기도 하죠.

Q. 애순의 엄마 광례와 금명의 아빠 관식을 떠나보낼 때 '무릎'을 들으면 오열하게 된다는 시청자 반응이 많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이 작품과 싱크로율이 높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슬픈 곡이나 가사가 있다고 한다면

희한하게도 저는 제가 당사자라서 그런지 제 음악과 전혀 연관을 짓지 못했어요. 박보검 씨도 '무릎'을 말씀해 주셨고 또 양희은 선생님과 함께 불렀던 '한낮의 꿈'이라는 노래라든지 '나의 옛날이야기' 등 여러 곡을 얘기하시더군요. 제 노래라서 생각 못 하는 지점이 있나 보다 생각했었죠. 근데 그렇게 보니까 진짜 '무릎'이 너무 잘 어울리잖아 하게 되더군요. 

'한낮의 꿈'은 아픔을 알아주고 기댈 수 있는 사람 어디 없나 라고 하면 네 아픔을 내가 알아 하지만 언제까지 아파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면서 서로 주고받는 가사거든요. 일단은 살아가라는 내용이 담겨있는데 그 가사가 생각이 났어요. '한낮의 꿈'과 '무릎'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Q. 애순과 금명 1인 2역을 하며 10대부터 50대 중년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연기를 해냈다

일단은 애순과 금명을 한 번 나누고, 그 안에서도 애순의 10대와 30대 어떤 장면을 딱 틀어도 그때구나 하고 알 수 있게끔 확실하게 달랐으면 좋겠다 했어요. 그러면서도 문소리 선배님으로 넘어가는 지점이 그러데이션처럼 자연스러울 수 있게끔 하려고 했어요. 10대와 30대는 또 다르지만 이어지게끔 하는 고민을 김원석 감독님, 문소리 선배님과 많이 이야기 나눴죠. 

금명은 10대부터 50대까지 철이 들어가는 과정이 여과 없이 드러나잖아요. 나이대별로 나눠서 고민했어요. 목소리나 스타일링은 기본적으로 같이 고민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는데 나이대별로 눈물 포인트나 울음을 표현하는 방식이 달라지지 않을까 했어요. 왜냐면 어릴 때는 우는 게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막 울잖아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우는 것은 되게 부끄러워지고 숨기고 싶어지고 울지 않고 싶어지죠. 인생들을 다룬 이야기라서 그런 포인트 변화가 눈에 보였으면 했어요. 성장하고 나이 들어가는 과정이 잘 시청자분들께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아이유. ⓒ넷플릭스
▲아이유. ⓒ넷플릭스

Q. 금명이 부모님에게 못되게 구는 부분이 있다

제주도에서는 부모님에게 표현이 서툴다거나 그렇지 않았어요. 근데 마음속에는 내가 자전거 타서 동명이가 그렇게 됐지라는 부채감이 분명히 존재했다고 생각해요. 엄마 아빠 마음에 구멍 뻥 뚫렸다면서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서 메워줘야 한다고 하죠. 

금명이 나 오늘 뭐 하나 틀렸어 하고 성적표를 내미는데 대본상에서 애순이 잠깐이지만 밝은 기색이 돈다고 쓰여 있어요. 장녀인 자신이 잘할 방법으로 엄마 아빠의 구멍을 채워주자 했던 거죠. 근데 이게 동생인 은명이 입장에서는 그늘이 되는 거죠. 누나는 저렇게 다 자랐는데 하는 가족 간의 생각들이 다 맞물려 있는 거예요.

금명이는 엄마 아빠의 구멍을 메우는 나름의 방식으로 공부를 잘해서 서울대까지 갔고 그러면서 가족이랑 분리되죠. 성인으로서 혼자서 자기 삶을 살아가는 첫 단계였는데 동기들과 너무 차이가 크게 나요. 깔아뭉개려는 사람도 있고요. 무엇보다도 영범이와 첫눈에 반해서 관계를 이어나가는데 집안 차이가 너무 많이 나니까 자격지심도 있었을 것 같고요. 그래서 후반부에는 금명이 성장하면서 저 이 결혼 못 하겠어요 라고 해요. 엄마 아빠가 어렸을 때부터 단단하게 심어준 믿음과 자존감 그리고 자기애를 드러내는, 어떻게 보면 입체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했어요. 

애순 입장에서 보면 '말을 왜 그렇게 못되게 하지? 어떻게 키운 딸인데'라고 1차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죠. 근데 금명의 입장에서는 태어나기 전 부모님이 치열하게 만든 요소들을 모르는 거죠. 그래서 애순과 관식의 노력을 모르는 상태로 금명을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라는 대사가 제가 저한테 하는 말처럼 느껴졌어요. 초반에는 사실 너무 못돼 보이지 않게 약간 사렸거든요. 감독님한테도 이렇게 못되게 굴어도 되는 거냐고 했어요. 그랬더니 감독님께서 우리가 부모님께 대못 박는 말을 많이 하면서 컸고 20대인 금명이도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하셨죠. 

감독님께 확인을 받으면서 금명이 입장에서 더 짜증을 내면서 연기했어요. 금명이가 뭔가 못된 말을 하고 나면 반드시 내레이션이 붙잖아요. 나중에 부모님을 다 보내드리고 난 다음에 인생을 되짚어보는 거죠. 저도 부모님께 말을 좀 더 예쁘게 할 수 있음에도 필터링 없이 할 때가 있어요. 30대가 됐지만, 아직 철없을 때가 있죠. 

Q. '브로커'에서 미혼모 소영 역을 맡은 이후 이번 작품에서 다시 엄마 역을 연기했다

소영이는 아직 성장하지 못한 사람이 성장하며 빈칸을 채워가는 과정도 중요했다면, 애순과 금명은 조금 더 본격적으로 엄마 역할 연기를 한 것 같아요. 엄마이면서 개인으로서도 오롯이 서 있을 수 있는 그런 모습들이 필요했거든요. 그걸 다 표현하는 게 가장 큰 숙제였어요. 엄마가 됐지만 애순은 애순이거든요.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금명, 은명의 엄마보다 애순으로 느껴지는 캐릭터의 힘을 표현해내는 것을 잘 해내야겠다고 생각했죠.

Q. 부모님을 생각하며 우리 집에도 애순과 관식이 있었다는 시청자 반응이 많다. 본인은 부모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일단 집에 애순이는 있어요. (웃음) 관식은 세상에 딱 한 명만 있다고 생각해요. 아빠는 솔직하신 분이기 때문에 스스로 관식이라고 생각 안 하시는 것 같아요. 엄마를 생각하면서는 힌트를 많이 찾아갔죠. 엄마가 금명이랑 딱 두 살 차이세요. 애순이나 금명이처럼 욕심이 많으시고 개인으로서도 단단히 서 계신 분이거든요. 여전히 꿈이 정말 많으시고 여리면서도 어떻게 저렇게 강할까 싶은 일들도 다 견뎌내셨어요. 그런 지점에서 가까운 곳에 애순이가 숨 쉬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됐죠.

대본을 읽으면서 엄마를 투영하진 않았는데 찍다 보니 이게 우리 엄마 얘기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말씀을 아끼시기 때문에 드라마 보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는 않지만, 좋은 점이나 아쉬운 점에 대해 피드백은 많이 해주시거든요. 근데 이 작품은 시청자로서 되게 즐기고 계신 것 같아요. 벌써 네 번 정주행하셨대요. 엄마가 회사 다니시고 진짜 바쁘세요. 근데 잠을 안 주무시고 보세요. 그래서 제가 그거 도파민 중독 아니냐고 했어요. (웃음) 여기까지만 봐야지 해놓고 끊을 수가 없다고 하시네요. 

Q. 눈물 흘리는 연기를 많이 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임상춘 작가님께서 너무 감정을 잘 그려주셔서 거기에 감정이입을 하면 눈물이 나요. 그건 어렵지 않은데 눈물 연기가 유독 많이 몰려 있는 날들이 있어요. 그러면 진짜 제 안에 물이 없어서 눈물이 안 나올 때가 있어요. 너무 슬프고 감정이 이입됐는데도 새벽 5시부터 울었더니 눈물이 안 나오는 경우가 가끔 있더라고요. 그런 경험을 하기도 했죠. 

동명이 산소 신에서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비행기들이 다 결항이 된 거예요. 어떤 스태프분은 새벽 배를 타고 들어오시기도 해서 촬영이 쉽지 않았어요. 그런 현장에서 만약에 제때 못 울면 너무 많은 사람이 고생을 하니까 그 부담 때문에 눈물이 되게 잘 나오기도 했죠. 

관식이와의 마지막 병실 신 때 '엄마 잘 부탁해. 내가 미안하네. 딸한테 이렇게 부탁만 하는 아빠라서 미안하네. 엄마한테 다정해 줘. 다정해 줘'라는 대사 신 자체가 너무 눈물이 났어요. 박해준 선배님께서 그 병색이 완연한 모습을 표현하시고자 진짜 단기 다이어트를 해서 정말 살을 많이 빼셨어요. 

그저께는 건장하셨는데 어떻게 이틀 만에 이렇게 야위셨냐고 할 정도였죠. 물도 한 모금 안 드셨다는 거예요. 거기다 병색 짙은 분장까지 한 모습을 보니까 그냥 너무 눈물이 났어요. 말씀하시는 대사 하나하나가 너무 마음이 찢어지게 아팠죠. 그때 기억이 많이 나고 다시 보면서도 진짜 많이 울었어요.

▲아이유. ⓒ넷플릭스
▲아이유. ⓒ넷플릭스

Q. 이번 작품을 통해 경험한 소감을 전한다면

어떻게 보면 이 작품을 찍고 나서 제가 조금 덜 시니컬해 진 것 같아요. 이걸 내 인생에 반영해야지 하고 하는 건 아닌데 작품을 하고 나면 약간 그런 게 묻게 되더라고요. 어느 순간 보니까 약간은 그 캐릭터가 돼 있네? 하죠. 

애순과 금명을 연기하고 난 다음에는 조금 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약간 따스해졌다고 느껴지기도 하고요. 실제로 금명이처럼 얼마나 많은 도동리 사람들의 마음 같은 요새와 보호 아래에서 저라는 인간이 이렇게 성장을 해서 성인이 되고 아이유가 된 걸까 하는 생각을 다시금 되짚어봤었죠.

Q. 임상춘 작가와의 만남은 어땠나

대본을 받았을 때 처음 뵈었고 리딩 때도 뵈었죠. 그리고 촬영 중간에 제가 너무 궁금증이 많아져서 진짜 죄송한데 제가 오늘 몇 시부터 몇 시까지만 작가님 시간을 좀 뺏어도 될까요? 하고 부탁드려서 한 2시간 정도 궁금했던 점을 막 다다다 여쭤보고 작가님께서 답변을 해 주셨죠. 그런데 '지금 그냥 지은 씨가 읽히는 대로 그냥 그렇게 하면 좋겠어요'라고 응원을 크게 해 주셔서 그 힘으로 촬영하러 갔었죠. 촬영 끝나고 회식 때 또 한 번 뵈었어요. 많이 뵙지는 못했어요. 

작가님은 신비로운 분이에요. 간략하게 설명해 드리자면 가장 애순과 관식에 가까운 인물이세요. 어떻게 작가님이 상상하시기에 어떻게 그 안에 애순이와 관식이부터 오민애 선배님이 연기한 계옥이라든지, 김용림 선배님의 막천이라든지 진짜 여러 인물이 다 담겨 있잖아요. 도대체 어떤 세계를 머릿속에 담고 계신 걸까 싶고 또 그게 너무 정밀해요. 너무 놀라웠죠.

Q. 이 작품에서 내레이션은 감정을 자극하는 중요한 요소다

감독님이 피드백을 많이 주셨고 신경을 많이 쓰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내레이션 부분만 두 달 넘게 작업을 했고 그냥 금명이 하는 말 같지만, 16부를 다 보고 나면 엄마 애순까지 다 보낸 50대 금명이 하는 말이죠. 그래서 앞의 금명이 목소리와는 미묘하게 다른 무게감이 있어야했어요. 

엄마 아빠한테 투덜댔던 금명이도 아니고, 합격증을 자랑스럽게 펼쳐 보이던 금명이도 아니고, 출산했을 때 금명이도 아닌 엄마 아빠를 다 보내고 나서의 금명인 것을 알 수 있게 조금 달랐으면 좋겠다고 감독님께서 말씀하셨죠. 분량이 많다 보니 기교도 좀 부리고 장난스럽게 해보고 싶었는데 어느 정도 허용은 됐어요. 그래도 감독님이 그걸 딱 잡아주셨죠. 50대 금명이인데 어리게 느껴지는 부분, 가볍게 느껴지는 부분을 완성 직전까지 계속 수정했어요. 

Q. 작품에서처럼 사계절로 인생을 나눈다면 본인은 지금 어떤 계절이라고 생각하나

제 생각에는 지금 가을인 것 같아요. (웃음) '폭싹 속았수다'를 오래 준비했고 세상에 드디어 이 작품을 수확하는 계절이기 때문에 그래서 가을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이제 연예인으로서 가수든 연기든 뭐가 됐든 계속 활동을 했던 걸 돌아보면은 여름의 저는 꽈랑꽈랑 했죠. 그때는 미친 듯이 일했어요. 3일을 밤새도 또 일하고 싶었어요. 

지금은 그렇지 못해요. 하룻밤을 새우면 너무 힘들어요. 이게 제정신으로 딱 명료하게 돌아올 때까지 옛날보다는 확실히 좀 달라요. 지금은 예전과는 또 다른 막을 살고 있긴 해요. 예전에는 여름처럼 막 생명력이 너무 넘치고 푸르고 그랬는데 지금은 어려워요. 지금은 가을 같은 느낌이라 준비를 잘해서 겨울도 잘 살아낼 거라는 마음으로 지금을 보내고 있어요. 

▲아이유. ⓒ넷플릭스
▲아이유. ⓒ넷플릭스

Q. 박해준 배우가 4시간 동안 콘서트 하는 걸 직접 보니 아이유는 인간이 아니었다는 말을 남겼다. 이 작품을 촬영하면서 앨범과 콘서트 준비도 함께 했는데

그때 다 털렸어요. (웃음) 이 작품 찍으면서 어떻게 보면 좀 무리를 한 거죠. 앨범을 기다리시는 팬분들도 많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제 나름대로 저라는 연예인의 장점은 꾸준함과 성실함이 있다고 보거든요. 

근데 꾸준하지 못하다면 나의 장점이 뭐냐 하면서 마음속에서 스스로 뺨을 때려가면서 '정신 차려! '폭싹'은 '폭싹'이고 음악 활동은 음악 활동이고 콘서트는 콘서트지!'라고 했죠. 20대 때는 그게 그냥 됐었어요. 저도 이제 나이가 든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죠. '폭싹 속았수다' 찍을 때까지는 너무 체력을 믿었던 것 같아요. 다행히 이제 투어까지 무사히 잘 끝났지만, 그때는 무리를 좀 했죠.

Q. 30대에 50대 연기를 해냈는데 배우로서 성장하는 경험이었을 것 같다 

50대 연기에 대해서는 촬영 중반까지도 확정이 나지 않았어요. 문소리 선배님이 다시 연기하는 것으로 아이디어가 나왔죠. 그리고 70대 애순이는 다른 선생님께서 잠깐 나와주시는 것까지 회의했었어요. 대하 사극처럼 배우는 바뀌었지만 '여전히 왕건이다!' 하는 식으로요. (웃음) 결과적으로는 감독님께서 그런 식으로 하기엔 분량도 적고 시청자분들이 헛갈리실지 모르니 제가 쭉 해줬으면 한다고 하셨어요. 분장팀을 너무 믿지만 처음 해보는 거라 걱정이 됐어요. 근데 감독님께서 설득해주셨어요. '금명이의 50대가 그렇게 먼 나이가 아니에요' 라고요. (웃음)

감독님께서 '선배님들 생각해 보세요. 50대 선배님들이 얼마나 40대 같으시고 가끔은 30대 후반 같으신데요. 그건 관리의 영역이에요'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래서 제가 새치 염색을 할까요 하고 여쭤봤더니 '방송 나가는 사람인데 뿌리 염색을 했겠죠'라고 하시면서 하나하나 폭을 줄여나가셨어요. 감독님이 너무 원하시기에 문소리 선배님과 제가 그냥 믿고 하겠다고 했어요. 사실은 섬세하게 분장도 했었어요. 잔주름을 다 표현해주셨고 손등까지도 실리콘으로 분장했죠.

Q. 끝으로 시청자들에게 차기 작품 소개를 한다면

'21세기 대군 부인'인데 촬영은 아직 안 들어갔어요. 감독님과 미팅을 하고 프리 프로덕션을 단단히 하는 과정에 있어요. 곧 촬영에 들어갈 것 같은데 애순과 금명을 생각하면 정말 많이 다른 역할이 될 것 같아요. '폭싹 속았수다'에서는 울보 역할이었다고 하면 다음 작품 인물인 성희주는 울어야 할 상황에서 울지 않아요. 그래서 재미있겠다 하고 마음이 옮겨 갔죠. 완전히 다른 역할이 될 것 같습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