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엔솔, 회사채 ‘1조6,000억원’ 발행…삼성SDI, ‘1조4,695억원’ 자금 대여
SK온, SK이노베이션 유상증자 ‘3조2,153억원’ 수혈…대출 확보 자금 늘어
[SRT(에스알 타임스) 선호균 기자]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 위축으로 인해 자금조달에 부담이 커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익은 악화되는데 부채(차입금) 비중이 커지면서 배터리 3사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 자금 조달 ‘온도차’
11일 각 사에 따르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현상으로 배터리 수요도 줄어든 가운데 완성차업체 고객사와 논의해온 투자 또한 유동적인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월 총 1조6,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조달된 자금은 운영자금과 합작법인(JV) 신규 투자를 위한 타법인증권 취득자금으로 활용된다.
지난해 6월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1조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고 이를 북미지역 합작법인에 투입했다. 조달된 자금은 생산시설을 확충하는데 쓰였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투자 집행 관련해 고객사와 논의를 거쳐 유동적으로 투자 규모를 조정하고 있다”며 “조달된 자금은 지난해와 유사하게 투자 자금으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지난 4월 미국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와의 합작회사인 ‘스타플러스에너지’에 시설투자 자금대여 목적으로 1조4,695억원을 집행했다. 대여기간은 올해 5월 2일부터 7월 31일까지로 이율은 6.53%다.
지난해 11월에도 삼성SDI는 스타플러스에너지에 대한 자금조달 목적의 시설자금 명목으로 1조1,39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삼성SDI는 스타플러스에너지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북미 합작법인과는 별도로 유럽 헝가리 법인으로의 투자도 유상증자 방식으로 조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온은 9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시설투자 금액과 함께 이중고를 겪고 있다.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은 2월(7,366억원), 3월(6,890억원), 4월(9,796억원), 6월(8,101억원) 등 올해 들어 4번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SK온의 시설투자에 자금을 보탰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기준 사채 및 장기차입금은 3조618억원에 이른다. 또한 지난해 블루오벌 SK가 미국 에너지부와 맺은 정책자금 차입 조건부 대출금으로 92억달러(11조8,000억원)도 이미 확보한 상태다.
SK온 관계자는 “블루오벌 SK 지분을 포드와 50대 50으로 보유하며 2년 전 계약에 따른 투자금으로 SK온이 6조원, 포드가 6조원을 투자하게 돼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의 현금 보유액 3억원과 미국 정책자금 대출금 11조8,000억원을 합하면 투자 자금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이 단행한 유상증자는 지난 7일 진행됐다. 같은 날 SK그룹은 경영진 인사를 발표하고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으로 자리를 옮기고, 유정준 SK 미주대외협력총괄 부회장이 SK온 신임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실적 부진에도 대규모 투자…배터리 3사 재무부담 확대
국내 배터리 3사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나 수요 둔화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 .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분기보다 75.2% 줄어든 1,5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전년 대비 28.8% 감소한 2,673억원의 영업이익을 나타냈다. SK온은 9개 분기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캐즘 현상으로 인한 수요 둔화세 영향 때문이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이차전지 업종 부진에 대해 ▲경기침체에 따른 고가 내구재 소비심리 위축 ▲여전히 높은 전기차 가격 및 부족한 충전 인프라 ▲각 국 보조금 축소 및 친환경 정책 지연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악재로 국내 배터리 3사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도 나온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S&P는 지난달 28일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그만큼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배터리 3사 가운데 재무건전성이 가장 취약한 곳은 SK온이다. .SK온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물적분할로 설립된 2021년 말 2조9,046억원에서 지난해 말 12조9,511억원까지 늘었다. SK온의 장기간 영업손실도 불안요소다. SK온의 연간 영업손실 금액은 ▲2021년 3,102억원 ▲2022년 1조727억원 ▲2023년 5,818억원을 기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금조달을 위해 재무적투자자(FI)와 맺은 풋옵션도 리스크 요인이다. SK온은 투자자들에게 2026년까지 기업공개(IPO)를 약속하며 자금을 조달했다. 약속 기한 내 상장을 하지 못하면 풋옵션(약속한 가격에 팔 권리)에 따라 이자를 포함해 투자 원금 상환에 나서야 한다.
SK온의 실적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SK온의 2·4분기 영업손익은 마이너스(-) 3013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된다”면서 “매출 개선폭이 미미하고 헝가리 신공장의 가동으로 고정비는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 SK온은 이번 다운사이클을 버텨내면 반등사이클에서 고정비 레버리지와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효과에 따라 실적과 기업가치 상승의 베타가 가장 크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배터리 제조사”라고 평가했다.
- 배터리 3사,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배터리 투자는 계속
- K-배터리, 보조금 주는 미국 쏠림 현상…수출 증가 지속성 약화 전망
- 삼성SDI, 지난해 배터리업계 ESG경영 관심도 1위…LG에너지솔루션·SK온 순
- 배터리 3사 ‘깜깜이 성과급’, 내년도 힘드나
- 배터리 3사,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에 힘 모은다
- 배터리 3사, ‘인터배터리 2024’서 신기술·제품 공개
- SK온, 리튬메탈 배터리용 고분자 전해질 개발
- 이차전지소재 3사, 투자 속도조절 ‘각양각색’
- SK온, 美 엑손모빌과 리튬 공급 협력 ‘맞손’
- SK온, 올해 ‘페라리’ 우수 공급사 선정
- LG에너지솔루션, 美 애리조나 공장 건설 잠정 중단
- 삼성SDI, 54주년 창립기념식 개최
- 폭스바겐 '리비안' 투자...원통형 배터리 '삼성SDI' 수혜 입을까
- 삼성SDI, 2분기 영업이익 2,802억원…전년비 37.8% 감소
- SK이노베이션, 2분기 영업손실 458억원…적자전환
- 삼성SDI·GM, 美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본계약 체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