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기흥 공장. ⓒ삼성SDI
▲삼성SDI 기흥 공장. ⓒ삼성SDI

삼성SDI·LG엔솔 전년비 실적 증가에도 성과급 줄어

전기차 성장 둔화 등 전방산업 영향...내년도 기대감 ↓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실적이 전년보다 성장했지만 성과급을 적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진한 업황과 '깜깜이' 기준으로 내년에도 직원들은 성과급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다고 한다. 배터리 3사 모두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 LG, SK그룹의 계열사인 만큼 성과급 차등 지급으로 인한 직원들의 불만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의 2023년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비 12.8% 증가한 22조7,08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비 9.7% 감소한 1조6,334억원을 시현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2023년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비 31.8%, 78.2% 증가한 33조7,455억원, 2조163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양사 모두 전년비 실적 상승에도 성과급은 줄었다.

삼성SDI의 2023년 성과급 규모는 연봉의 16~30%다. 이는 직전 연도 연봉의 30~40% 수준 대비 줄어든 수치다. LG엔솔의 성과급도 기본급의 245%로 전년보다 절반 이상 크게 낮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의 2022년 성과급 규모는 최대 기본급의 900%였다. 

양사의 성과급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이유는 지난해 초 목표 설정을 높게 했기 때문이다. 양사가 만든 배터리는 충전해 쓸 수 있는 이차전지로 대부분 전기차용으로 양산되지만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예상보다 저조했다는 점이 직접적인 이유로 꼽힌다.    

삼성SDI는 배터리 사업부 실적은 괜찮았지만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방산업 부진이 전자재료 실적 부진으로 이어져 전년보다 성과급이 줄었다. 올해 사업부의 자체 목표는 비공개다. 전기차 시장이 부진하지만 역성장하고 있는 상황은 아닌 만큼 내년 성과 달성 여부도 알 수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최근 대표가 변경된 LG엔솔은 상황이 더욱 어둡다.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김동명 대표의 성과 우선 주의를 비판하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어 내년에도 올해보다 더 많은 성과급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자신을 현 직원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LG엔솔의 연봉상승률은 동종업계 꼴찌인데다 최근 인력 유출이 심한 상황”이라며 “내년도 성과급에 대한 기대는 접어둔 상태”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직원으로 보이는 글쓴이 B씨는 “회사의 CEO 교체 이후 직원에 대한 복지 하락 등 행보가 아쉬운 상황”이라며 “현재 직원과 경영진 간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 중으로 다수의 직원들이 경쟁사 대비 낮은 급여 및 복지 수준으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적었다.

이와 관련 LG엔솔 관계자는 “자사의 성과급 지급 기준은 목표 대비 달성률에 근거하고 있다”라며 “2023년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따른 높은 실적이 예상됐으나 전기차 시장이 하반기 들어 급격하게 둔화됨에 따라 전년 보다 성과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블라인드 글의 경우) 올해도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보이지는 않은 상황에서 새 대표 취임 이후 원가절감 등 효율적인 운영방식을 찾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편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성과급을 못받은 SK온은 아직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며, 지난해에도 사실상 흑자전환에 실패한 상태다. 

SK온 관계자는 “회사의 성과급 지급 기준은 초과 영업이익에 기반한 성과급(OPI)이기 때문에 현재까지 적자상태의 자사는 지급이 없는 상태”라며 “올해 영업이익을 얼마로 설정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