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7곳, 4분기 영업이익…직전 분기보다 ‘40%’ 감소
“1조 클럽 실종”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주요 증권사들의 작년 4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적립 등 이른바 ‘부동산 악재’에 발목이 잡혔다는 분석이다.
특히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이 통과되면서 기존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기에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다. 실적악화 전망에 따라 증권주에 대한 연초 투자심리까지 급격히 냉각된 상태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7곳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산액은 7,4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5,086억원)보다 45.8% 늘어난 수준이다. 하지만 1조원을 넘겼던 작년 3분기(1조1,812억원)에 비해선 37.2% 줄었다.
증권사별로는 키움증권이 작년 10월 ‘영풍제지 사태’로 인한 미수금 관련 손실 4,300억원을 반영해 작년 4분기 1,06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이 작년 3분기 대비 20% 이상 줄어든 1,557억원과 1,250억원을, 한국금융지주도 같은 기간 20% 가까이 줄어든 1,7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NH투자증권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623억원으로 3개월 전과 비교해 37% 늘었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의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8~9% 증가한 1,865억원과 460억원으로 추정됐다.
◆ 부동산 악재, ‘충당금’에 실적 악화 불가피
증권사들의 부진한 4분기 실적은 국내외 부동산 PF여파가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다수다. 예상 손실에 대해 비용 처리하는 충당금을 적립할 경우 벌어들인 수익에서 차감할 수밖에 없다.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11일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로 기존 PF대출까지 연쇄 부실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사들의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총 1조1,422억원으로, 이중 직접 익스포저는 2,183억원 규모다.
증권사들 중 한국투자증권이 태영건설과 관련해서 가장 큰 익스포저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태영건설이 자금보충을 확약한 복수의 부동산 PF 현장에 보유자산을 담보로 1,200억원의 신용공여를 제공했다. 태영건설과 공동으로 조성한 2,800억원 규모 유동성 펀드에서 기존 매각 물량과 태영건설 투자액 등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이다.
KB증권은 당초 익스포저가 1,500억원 규모로 알려졌지만 매각 등을 제외하면 현재 익스포저는 약 860억원으로 확인됐다. KB증권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과 동시에 내부 태스크포스(TF)도 꾸려 추후 대응방안을 고민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익스포저는 약 1,700억원으로, 이중 직접 대출은 500억원 미만이다. 이외에 하나증권은 태영건설에 차입(직접대출 300억원, 신용공여 300억원) 해준 내역이 있지만 태영건설 본사 사옥을 담보로 잡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실적도 부진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증권사들의) 태영건설 사태에 대한 부실 가능성은 자기자본 대비 미미한 수준이지만 전반적으로 부동산 PF 관련 악재에 따라 충당금을 쌓아야 했고 기존 PF에 악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채무보증, 대출채권, 부동산 PF 대출 등 자산별로 건전성을 따져 최대 30% 이상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며 “작년 4분기 실적은 부동산 악재가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저의 경우 분양이 거의 완료되거나 담보가 있는 건들을 제외하고 문제가 될 가능성이 미미하다는 점에서 향후 (증권사들 실적은) 안정권에 들어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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