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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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영업손실에 대한 주가부양책”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주요 증권사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역성장한 것으로 예측되면서 ‘주가부양책’으로 꺼내든 것이다.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설정, 차액결제거래(CFD) 사태 관련 일회성 비용 등으로 증권사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흐름에 자사주 매입을 통해 시장 충격을 줄이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것이 증권사들의 셈법이다.

자사주는 말 그대로 자기회사 주식을 의미한다. 상장기업은 보유 현금을 토대로 자사주를 매입해 저평가된 주가를 안정화 시킨다. 자사주 매입이 주가부양책의 하나로 거론되는 것은 매수 물량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주가는 매수와 매도 주문이 만나 거래가 체결되면서 형성되는데, 자사주 매입으로 매수 주문이 많아지면 주가 상승효과가 나타난다. ‘수요와 공급’ 원리가 작동하는 것이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할 경우, 전체 주식 수가 줄어들기에 1주당 가치가 오르고 주당 배당금이 높아지는 효과를 낸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지난 26일 공시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588억원으로 전년 대비 43.7% 늘었다. 같은 날 발표된 다올투자증권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61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실적 공개를 앞둔 증권사의 전망은 밝지 않다. 분석대상 증권사 중 일부를 보면 미래에셋증권의 영업손실이 가장 크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4분기 영업 손실 3,486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배주주 순손실은 1,700억원으로 예측됐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서 발생한 평가 손실을 반영한 액수다.

키움증권의 손실 규모는 두 번째로 컸다. 지난해 4분기 1,73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지배주주 순손실은 1,825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모두 적자 전환이다. 영풍 제지 관련 손실 약 4,300억원을 지난해 4분기에 모두 인식하며 손실 규모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들의 지난해 부진한 실적은 수익성 악화와 충당금 적립에 따른 비용증가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금융당국이 PF 사업장을 철저히 점검해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고, 위기를 대비하기 위한 충당금 적립을 주문하면서 실적 한파는 예견된 수순이라는 분석도 있다.

◆ ‘주가부양’ 불가피…“자사주 매입, 투자자 신뢰 회복”

이 같은 실적악화에 주가부양 목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증권사도 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4월 25일까지 보통주 1,000만주, 우선주(미래에셋증권증권2우B) 50만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각각 유통주식 수의 약 2.2%, 0.4%에 해당한다. 금액으로 따지면 700억원에 달한다.

LS네트웍스로 최대주주가 바뀐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지난 23일 자사주 매입을 밝혔다. 취득 예정 주식 수는 577만895주로 637억7,416만원 규모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10월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이 담긴 주주환원책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순이익의 30% 이상을 매년 배당한다는 내용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증권사 실적은 완만한 금리하락과 부동산 관련 투자손실이 정리될 경우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며 “다만 금융당국의 보수적 기조를 감안한다면, PF 충당금 적립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에 (증권주 투자에 있어서)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위탁매매 수수료부터 전 사업영역의 이익이 줄어들 수 있는 점, 부실 가능성이 있는 자산들에 대해 충당금을 쌓는 경우가 이어질 수 있어 자사주 매입 양상은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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