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LG그룹 사옥. ⓒLG
▲서울 여의도 LG그룹 사옥. ⓒLG

증권가 “올해 의미 있는 실적 회복 힘들어”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불황의 늪에서 올해도 쉽게 빠져 나오기는 힘들 전망이다. 석유화학기업의 대표적인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가 최근 1톤당 200달러대에 머물러 있는 등 손익분기점인 300달러를 밑돌면서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 

12일 증권가에 따르면 LG화학·롯데케미칼 등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 전망이다. 유가 변동에 따라 수익성이 일부 개선될 수는 있으나 의미 있는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증권가는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맏형’격인 LG화학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2,000억원대로 예상하며 시장 전망치인 6,653억원에 한참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석유화학 부문에서 지난해 3분기에 발생한 재고이익 기저효과로 935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다. 

앞서 LG화학은 지난해 3분기 증권사 전망치 7,720억원을 소폭 상회한 8,604억원을 기록하며 불황 속에서도 흑자를 기록했다. 태양광 패널 필름용 소재(POE), 탄소나노튜브(CNT)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군이 수익성을 올렸다는 분석이다. 다만 4분기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고유가 지속 등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수익성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에 28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6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롯데케미칼도 다시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05억원이다. 증권가는 유가 하락에 따른 역래깅 효과(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로 재고평가손실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에틸렌 수급이 개선될 전망에 따라 롯데케미칼의 실적 개선이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2025년에는 에틸렌 증설이 연간 300만~400만톤으로 크게 축소되고 수요는 중국 부양책, 금리 인하 등으로 서서히 회복되며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시황 변화가 1분기 적자 축소, 2분기 흑자 전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중국 최대 석유화학회사 영성석화가 약 16조원을 투입해 석유화학 제품 증설에 나서기로 하는 등 중국의 시설 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은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 불황에 돌입하면서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친환경 포트폴리오 확대 및 고부가 사업 전개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기초 범용 제품의 저수익 사업군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화 전략을 통해 사업구조를 개편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고성장·고수익·저탄소 중심의 지속가능한 포트폴리오로 전환하고 모든 사업의 고부가화를 추진해 저수익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함으로써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말했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도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운영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며 “고부가 스페셜티, 그린소재 등 신사업 비중을 높이고 전지소재, 수소에너지 사업의 시의적절한 투자와 실행력 강화, 추가적인 미래사업을 발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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