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 발언하고 있는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왼쪽)의 질의에 답변하는 나희승 한국철도공사 사장. ⓒ국회 영상회의록중계시스템.
▲11일 오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 발언하고 있는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왼쪽)의 질의에 답변하는 나희승 한국철도공사 사장. ⓒ국회 영상회의록중계시스템.

- 11일 국회 국토위 국감, SR 통합 문제 두고 여야 질의 이어져

- 코레일 “코레일-SR 통합 희망”·철도공단 “제3의 SR로 경쟁체제 강화”

- 이종국 SR 대표 “정부 결정 따를 것”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철도 통합 문제를 두고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 국가철도공단(철도공단)이 각각 다른 입장을 내놨다. 코레일은 SR과 통합에 찬성했고 철도공단은 반대의사를 내비췄다. SR은 정부 정책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국정감사에서 이들은 철도 통합을 둔 여야 질의가 이어진 가운데 한국고속철도(KTX)를 운영하는 코레일과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 SR로부터 선료 사용료를 받는 철도공단 간에 입장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날 국토위 국정감사에는 나희승 코레일 사장과 이종국 SR 대표이사, 김한영 철도공단 이사장이 참석해 여야의원 질의를 받았다. 자리에서 강대식 의원(국민의힘, 대구 동구을)은 각 철도기관에 코레일과 SR의 통합 문제에 대해 질의했다.

▲김한영 철도공단 이사장(왼쪽)과 이종국 SR 대표이사. ⓒ국회 영상회의록중계시스템.
▲김한영 철도공단 이사장(왼쪽)과 이종국 SR 대표이사. ⓒ국회 영상회의록중계시스템.

◆ 11일 국토위 국감, 3개 철도기관 코레일-SR 통합 두고 입장차

강 의원은 나 사장에 “코레일과 SR 통합 문제에 대한 양심을 가지고 정확한 입장을 답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나 사장은 “현재 국토부에서 용역이 진행 중이고 (SR과)통합과 관련해서 정부 정책 결정사항”이라면서 “우리는 공사(코레일)와 SR의 통합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관 간 유사‧중복되는 기능은 통폐합 또는 조정 대상이 된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윤석열 대통력이 참석한 국무회의에서 “민간과 경합하거나 유사‧중복되는 업무는 전환해 조직과 인력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코레일과 SR은 고속철도로 여객을 수송하는 같은 역할을 맡고 있다. 서울역과 수서역으로 각각 시‧종착역 차이가 있으나 운영노선은 경부선과 호남선으로 동일하다.

한편으론 통계청 한국철도통계연보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코레일은 SR이 출범하기 전인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영업익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SR은 같은기간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상반되는 실적을 보였다. 이 처럼 상반되는 양 기관의 재무구조가 코레일의 SRT의 흡수를 희망하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나 사장은 양 기관이 통합하길 희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국민 편익의 증진과 철도운영의 효율성 상승이라고 답했다.

이어 같은 질문에 SR 측은 다소 소극적인 입장이다. 이 대표는 “정부 정책에 따르겠다”며 SR의 통합 문제에 대해 관망했다.

반면 김 이사장은 “통합은 문제가 많다”며 반대 의사를 확실히 했다. 김 이사장은 “독점일수록 많은 문제가 생긴다”며 “국민 입장에서 제3의 SR을 만들어 경쟁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SR 개통이후 철도시설공단의 수익성이 향상돼 경부고속철 이전엔 부채에 대한 이자를 갚기 어려웠지만 SR이 운행되고부터 이자도 갚고 일부 부채도 갚고 있다”고 발언했다. SRT 노선사용료가 KTX 노선 사용료 보다 높기 때문에 양 기관이 통합되면 KTX 수준으로 선로 사용료가 평준화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 코레일-SR 분리는 기능 상실 주장도 제기…경쟁보다 '나눠먹기' 8,000억원

코레일과 SR의 통합을 찬성하는 배경에는 분리의 기능 상실이 꼽힌다. 양 기관이 분리 이후 기대효과가 미미했던 만큼 공공성 강화를 위한 통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SR은 SRT 차량을 코레일로부터 임대하고 열차 차량 정비, 보수 등 일정 업무를 코레일에 위탁하고 있다. SR은 2013년 12월 설립됐으며 2016년 12월 개통됐다. SR 지분 41%가 코레일 소유다. 철도공사는 열차가 달리는 선로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코레일과 SR에서 선로 사용료를 지불받고 있다.

허영 의원(더불어민주당, 춘천·철원·화천·양구갑)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SR 출범 당시 기대했던 경쟁 체제의 효과는 미미하고 ‘나눠먹기’성 비용이 8,000억원 가량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SR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차량 임대료로는 2,327억 7,000만원 가량을 코레일에 납부하고 있다. 차량 정비비용으로는 4,305억6,000여만원을 지불했다. 차량 임대 및 정비비용으로만 도합 6,633억3,000만원을 코레일에 지불해온 것이다.

허 의원은 SR이 영업을 개시하기 3년 전인 2013년에 서울발 KTX보다 10% 낮은 수준으로 운영하도록 조건을 부여하기로 한 것이 국토부이고, SR이 2004년 운행을 시작한 KTX에 비해 최신형 열차를 받았던 것임을 지적했다.

또 고속철 이용자가 SR출범으로 늘었다는 주장 역시 되짚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고속철 이용자는 SR 출범 전인 2016년에 비해 2019년에 분명 증가했으나, 그 이전인 2010년과 2015년에 고속철 경부선과 호남선이 각각 완공되었을 때에도 증가했다. 수서 노선을 코레일이 운영했어도 그 효과는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허 의원은 “코레일 재무구조 개선 등 박근혜 정부 시절 국토부가 예상했던 SR 출범의 기대효과들이 실현되었다고 보긴 어렵다”며 “국토부는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코레일과 SR이 실속 없는 경쟁보다 철도 본연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통합 운영될 수 있도록 속히 실행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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