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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경의중'암'선 개선 요구… 코레일은 뭐하나
  • 최형호 기자
  • 승인 2021.11.15 18:2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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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미친놈 아냐?", "저기요? 지금 저한테 욕하신거예요!", "이 씨X 짜증나게", "밀지마". 출근길 콩나물 시루 같은 경의 중앙선을 탈 때 승객들간 실랑이가 종종 벌어진다. 승객들은 틈이라도 생기면 지하철을 타기 위해 비집고 들어가기 일쑤였고, 이 과정에서 몸끼리 부딪히며 어깨 싸움을 하며 신경전을 벌이는 등 불쾌감은 이미 기준선을 넘어섰다. 

이 와중에 방송에선 "열차 내 쾌적한 환경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방지를 위해 마스크 착용은 필수"라는 멘트가 흘러나온다.

사실 경의중앙선 열차 지연, 이에 따른 승객 포화 상태는 하루이틀 문제가 아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선 수 년 전부터 이같은 문제에 대한 개선 요구가 잇달았고, SNS에선 경의중앙선 운행 행태를 두고 이미 경의중'암'선이라고 조롱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코레일이 운영하는 경의중앙선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애꿎은 승객들만 좁은 공간 속 화를 삭힌 채 회사로 향하는 실정이다. 

설상가상 철도노조는 오는 25일 대대적인 파업을 예고했다. 코레일 노조 3,000명이 열차 운행을 잠시 뒤로하고 국토교통부로 찾아가 피켓들고 구호를 외칠 예정이다. 

코레일과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인 SR과의 통합이 더디다는 이유, 여기에 국토교통부가 SRT의 수서발 전라선 운행을 밀어붙여 철도 공공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게 파업에 돌입한 주된 이유다. 다시 말해 본인들 밥그릇 싸움 때문에 애꿎은 승객들만 피해보게 생겼다. 

코레일이 파업을 막지 못하면 경의중앙선 대혼잡은 불가피해진다. 가뜩이나 선로가 한꺼번에 겹치는 곳, 즉 '지하철판 버뮤다 삼각지대'로 불리는 공덕, 왕십리, 청량리, 상봉, 이촌역 등지에 열차가 줄어들면 한바탕 전쟁통은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교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얘기만 할 뿐 혼잡을 넘은 경의중앙선 열차 개선에 대해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사실상 해결책이 없다고 인정했다. 노조와의 대화가 잘 돼 경의중앙선이 정상화되더라도, 지금보다 나아질 수 없다는 의미다. 

실제 경의중앙선 선로는 한 노선만 다니는 게 아닌 '노선의 중첩'으로 인해 지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경의중앙선이 다니는 선로는 경춘선, ITX 청춘 열차, 화물열차 등이 같이 운행된다. 만약 이 열차들이 한꺼번에 몰리거나, 어느 한 열차가 지연되면 그때부터 출근길 발목이 잡힌다. 

대게 이런 경우 빠른 열차, 즉 시속 180km인 ITX를 먼저 보내야 하는데, 이 때 경의중앙선 등 다른 열차들은 잠시 멈추고 순차적으로 진입한다. "앞 열차가 출발하지 않은 관계로 잠시 정차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는 것도 여기서 비롯된다. 

열차가 2~3분씩 지연되다보면 양평에서 문산까지 시간지체의 적립으로 평균 20분씩 자연스럽게 늦어진다. 

그러나 이게 자연스럽다고 치부되기에는 승객들은 너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열차 지연이 승객 포화상태, 더 나아가 불필요한 신경전 등으로 이어지는 문제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 시작된다.

궁여지책으로 코레일 등 지하철 운영사들은 '간편지연증명서'를 발급하는 등 변명거리를 제공해주고 있지만, 지하철 제시간 운행 정상화 대신 엉뚱한 해결책을 들고 승객 달래기에 나서고 있어 비판 또한 동시에 받고 있다. 간편지연증명서 발급에도 여전히 승객들의 불만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제대로 된 해결책이 아니다.

안내방송처럼 안전하고 쾌적한 여행이 되려면 지하에 선로를 증설하고, 열차도 더욱 늘려야 하는 게 진정한 해결책이다. 열차가 많고 선로도 다양해지면 지금처럼 승객들간 알면서도 애써 모르는 척 하는 욕설, 스마트폰은 보고 있지만 어깨에 힘을 잔뜩 줘 밀리지 않겠다는 신경전 등 불필요한 행동들은 자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코레일 관계자는 "열차 증설 가능 부지도 없을뿐더러 선로를 지을 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뜻을 피력했다. 또 이 관계자는 "선로 포화상태로 인력 충원 또한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경의중앙선 선로를 지하에 짓는 부분도 아직까지 검토만 있을 뿐 구체적으로 나온 내용 또한 없다. 

현재로선 최악에서 더욱 최악으로 가는 상황을 면하는 게 해결책으로 보인다. 파업이 안 되길 바랄 뿐, 오늘도 '울며 겨자 먹기'로 경의중앙선에 몸을 맡겨야 하는 게 최선인 셈이다. 

최형호 기자  chh058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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