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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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에스알 타임스) 이승규 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양자암호 사업을 새 먹거리로 정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다만, 3사는 관련사업 추진방향을 놓고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25일 각사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양자난수생성기(QRNG)칩 상용화에 집중한다. SK텔레콤은 QRNG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따라 국방 및 공공시장 진출을 위해 비트리·케이씨에스(KCS)·옥타곤과 손을 잡는다고 이날 밝혔다.

QRNG칩은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패턴이 없는 ‘순수 난수(True Random Number)’를 만드는 기술이다. 제3자가 해킹을 시도해 난수를 탈취해도 패턴이 없기 때문에 해석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업계에서는 QRNG칩 시장이 2026년 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텔레콤은 KCS와 QRNG와 암호통신기능의 반도체를 하나로 합친 ‘양자암호 원칩’(Quantum Crypto chip)을 개발하고 있다. 두 회사는 ‘양자암호 원칩’으로 드론 등 국방 무기체계사업, 한국전력 등 공공기관 사업, 월패드 등 홈네트워크 보안 시장 등의 진출을 추진한다.

KCS는 사물인터넷(IoT)기반의 다양한 제품 및 디바이스에 강력한 보안을 제공하는 암호칩(KEV7)을 독자 개발한 기술기업이다. KEV7 칩은 국정원으로부터 전체 2등급 암호모듈검증(KCMVP) 인증을 획득, 국내 암호칩 중에서 가장 높은 보안등급을 받았다.

또 SK텔레콤은 생태인증 벤처기업인 옥타코와는 지문인식 보안키 ‘이지퀀트(EzQuant)’는 온라인 인증 서비스 기반 카드형 지문보안키(FIDO)에 QRNG 기술을 결합했다. 즉, 기존에 서비스되던 지문 보안키에 QRNG를 적용한 것이다.

SK텔레콤과 옥타코는 QRNG가 결합된 FIDO 기술로 마이크로소프트의 MS365나 구글 클라우드 등 글로벌 오피스 플랫폼과의 연동 및 글로벌 기업·미국 연방정부 인증 서비스까지 공략할 예정이다. 또한, 인도 대국민 인증 서비스인 아다하르 프로젝트를 겨냥한 QRNG 지문 인증장치를 개발해 글로벌 거대 시장 진출도 타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QRNG칩을 공동 개발한 IDQ, 비트리와 함께 QRNG의 기술 진화를 목적으로 차세대 QRNG 칩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24년 초 상용화를 목표로 추진 중인 차세대 QRNG 칩은 시장 확산을 위해 기존 QRNG 칩 대비 크기가 더 작고 가격은 저렴하며 성능이 개선되는 형태로 제공할 계획이다.

KT는 유·무선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양자암호통신은 빛의 가장 작은 단위인 광자에 정보를 담아 암호화해 전송하는 차세대 통신 기술이다. 송신자와 수신자만 해독할 수 있어 양자컴퓨터의 해킹 공격을 막기가 보다 더 용이하다.

앞서, 지난 17일 KT는 한강 동작대교 북단에서 남단까지 무선 양자암호를 전송했다. KT가 전송한 양자암호의 거리는 1km에 달하는데 이는 국내 기업들 중 최장거리이다. 그간 국내에서는 300m 거리에서만의 무선 양자암호 기술만 연구됐었다.

이런 기술 격차를 토대로 유·무선 양자암호 통신이 국방·항공·우주 산업까지 확산될 것이라는 게 KT측의 설명이다. 또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드론 등의 도심형 이동체와 항공기 및 위성 같은 고고도 장거리 이동체용 보안 통신에도 양자암호통신을 활용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양자내성암호(PQC)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PQC는 양자컴퓨터의 해킹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LG유플러스는 지난달 PQC 전용회선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 했다. 

LG유플러스는 해당 서비스를 공공기관과 금융기업에 보급한 뒤 민간 시장으로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해당 전용회선에 대한 요금 약관을 승인받았으며 앞으로 금융기관, 공공기관, 연구소 등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학계에서는 다양한 곳에서 양자암호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기업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경영학부) 교수는 “SK텔레콤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에도 QRNG칩을 내장하는 등 통신사들이 양자암호산업 강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보안 이슈가 많이 나오는 만큼 금융, 자동차, 홍체 인증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시장 지배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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