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KT
▲구현모 KT 대표. ⓒKT

- 통신·디지코 모두 성장…12년만에 '역대급' 영업이익

- 케이뱅크·밀리의 서재 IPO로 기업 가치 상승할 듯

[SRT(에스알 타임스) 이승규 기자] KT가 1분기 영업이익 6,266억원을 올려 증권가 예상치(5,1727억원)를 크게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6,300억원을 기록했던 2010년 3분기 이후 최고 실적이다.

KT는 2022년도 1분기 ▲매출 6조 2,777억원 ▲영업이익 6,266억원 ▲순이익 4,554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39.5% 증가했다. 직전 분기랑 비교하면 매출은 5.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9.6%·7.3% 증가했다. KT는 직전분기 매출 ▲6조6,236억원 ▲영업이익 3,694억원 ▲순이익 4,244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실적 호재는 기존 주력사업인 통신분야에서 5G 가입자가 지속 확대되고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의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덕분이라는 것이 KT 측의 설명이다. 또한, 자산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약 746억원)도 이번 실적에 반영됐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기존 유·무선 사업(Telco B2C) 중 무선 매출은 5G 가입자가 전체 핸드셋 가입자 중 약 50%인 695만명을 돌파했으며 넷플릭스·디즈니 플러스 등 구독형 연계형 서비스가 확대되는 것에 따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했다.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상승했지만 홈유선전화 매출은 6.8% 하락했다.

기업간거래(B2B) 고객 대상 통신사업(Telco B2B)은 데이터 트래픽 증가로 기업 인터넷 수요가 늘어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 7.1%가 늘었다. 특히 대형 CP의 트래픽 사용량 증가, 기가 오피스 및 기업인터넷전화 수요 증가 등 KT의 네트워크 가치가 부각되며 기업통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DIGICO 부문에서도 성장했다.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플랫폼 사업(DIGICO B2C)은 미디어 사업과 인증·결제 등 모바일 플랫폼 사업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4.7% 성장을 기록했다. IPTV 사업은 꾸준한 가입자 성장을 바탕으로 유료방송 플랫폼 1위 사업자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9.3% 늘었다.

B2B 플랫폼 사업(DIGICO B2B) 중 고성장 신사업인 클라우드(Cloud)·인터넷데이터센터(IDC)와 인공지능(AI)·뉴 비즈(New Biz)의 사업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0.5% 성장했다. 가상화 기반 AI 중앙제어장치(GPU) 서비스의 본격화와 IDC의 설계∙구축∙운영을 담당하는 DBO(Design∙Build∙Operate) 사업의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4.7% 성장했다.

특히 AI·New Biz 사업은 AI컨텍센터(AICC) 사업 등 대형 핵심사업을 성공적으로 수주하며 전년 동기 대비 40.7%의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AI로봇은 작년 출시한 서비스 로봇에 이어 올해 방역 로봇으로 라인업을 확대하며 국내 넘버원 로봇 서비스 제공자(Service Provider)로서 AI 로봇 생태계 조성과 시장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콘텐츠 그룹사는 커머스 디지털 광고사업 확대와 밀리의 서재, 미디어지니 등 인수합병(M&A)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5.5%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KT 스튜디오지니의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 확대와 skyTV의 채널 리론칭을 시장에 알리며 콘텐츠 사업을 본격화했다. KT그룹은 올해 미디어 콘텐츠 사업 성장을 가속화해 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과 미디어 채널 경쟁력을 확보하고 KT만의 독보적인 밸류체인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KT는 DIGICO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제휴와 협력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금융부문이 두드러지는데 1분기 KT가 소유한 케이뱅크와 BC카드의 실적도 나란히 성장했다.

케이뱅크는 1분기 고객수와 수신, 여신 등 모든 영업 지표가 일제히 성장하며 이익 규모를 확대했다. 케이뱅크의 올 1분기 말 가입자는 750만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33만명 늘었다. 1분기 말 수신잔액은 11조5,443억원, 여신잔액은 7조8,077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성장세를 이어갔다.

BC카드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소비가 회복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7.5% 성장했다. 올해 1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작하며 가장 많은 금융기관(316개사)과의 연동을 통해 초개인화 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가 지난달 마이데이터 사업 예비허가 획득함에 따라 BC카드, 케이뱅크 등 금융 자회사와 함께 통신과 금융 데이터를 융합한 차별화된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실적 성장을 바탕으로 지난달 예비허가를 획득한 마이데이터 사업을 적극 강화할 방침이다. 통신사들 중 유일하게 금융회사를 거느린 KT인 만큼 통신과 금융데이터를 융합한 차별화된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증권가는 KT가 5G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디지코 사업이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앞으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일회성 비용 감소와 계절적 요인 때문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KT가 2분기에 매출 6조3,513억원, 영업이익 4,993억원을 기록할 것이라 내다봤다.

한편, KT는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 케이뱅크와 밀리의 서재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케이뱅크 같은 경우에는 올해 또는 내년에 IPO를 진행할 것"이라며 "밀리의 서재는 연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3월 구현모 KT 대표가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주형 회사 전환에 관심이 있다고 밝힌 만큼 이런 IPO 진행이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교수는 "구현모 대표가 지주형 회사 전환에 관심이 있는 만큼 이번에 진행하는 IPO가 지주형 회사 전환과 아예 관계가 없어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서 교수는 "자회사 IPO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자금 조달 측면에서 원활해지거나 투자가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기업 가치 증가에 일정부분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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